축구장   채팅인터뷰  구멍난도넛  콜라텍  아는 언니네

 
 


딸기 정리 / 난다 보충 설명

신천에 있는 유명하다는 청소년 문화공간 **콜라텍에 갔다. 가기 전에 약간 긴장이
되어(입장료가4500원이나 하는 것 같아서) 근처 우동집에서 배를 채우고 수다를
떨다가 8시 23분에 콜라텍으로 들어갔다. 다행히도 입장료는 3000원이었다.
교복입고 춤을 열심히 추고 있는 남자애들을 발견. 가방을 들고 나가려고 하길래
뛰어나가서 잡았다. 그 중 껄떡이는 자기가 찍힌 것인 줄 알고 바쁜 척 했다.
인터뷰인 것을 알고 은근히 실망하는 듯 했지만 맛있는 것을 사준다는 말에 인터뷰
OK.

> 나는 춤을 못 춘다. 그렇지만 춤 추는 것을 보는 것은 좋아한다.
> 콜라를 홀짝 거리며 의자에 앉아 눈을 가늘게 뜨고 아이들이 춤 추는 것을
> 본다. 거리낌이 없는 것이 눈부시다.
> 즐거워 하면서 춤추는 아이들을 한참 보고 있으면
> 이 아이들 역시 보여지는 것을 즐거워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이미지들로 전시되고 만나고 반짝거리고 사라지고.
> 이런 것이 삶의 양식일 수도 있다,
> 내 지배적인 삶의 양식이 '보는 사람' 인 것처럼.
> 이 아이들은 인터뷰를 꺼리지 않는다.



*** 만난 사람들 : 해룡이 엄마(17, ㅇ 여상), 공주(17, ㅇ 여상), 껄떡이(18, ㄱ고), 강타(19, ㄱ고)

해룡이 엄마와 껄떡이, 강타, 딸기와 난다, 윤희는 콜라텍이 있는 건물 2층의
까페로 올라갔다. 콜라텍에서 만난 이 아이들이 잘 알고 있는 집인 듯 했다.

난다 : 담배나 술 해?
껄떡이 : 다 해요. 그래도 콜라텍 안에서는 안 해요.
난다 : 오늘은 콜라텍에 손님이 별로 없는 것 같았는데…
껄떡이 : 담배나 술을 못 하게 하니까, 할 수 있는 곳보다 사람이 적은 것은 어쩔
수 없다. 보통은 툐욜이나 일욜에 사람이 많아요 … 토욜에 사람이 젤 많은데, all
night도 하는데 가게마다 달라요 .
딸기 : 춤이 다들 비슷한 것 같던데…
껄떡이 : 음악은 외워요 . 똑같이 춤을 추게 되는 것은 같이 추다보니까 그런 거에요
그리고 가사에 맞춰서 추다 보니 어쩔 수 없다. 춤이 비슷한 것은 춤을 따라 하기
때문이다. 스테이지에 안 나오고 앉아서 춤추는 애들은 춤 배우러 오는 애들이에요 .
춤을 다 떼면 나이트로 가는 거죠.

가리봉 오거리에 있는 콜라텍(Click!)에서 만난 귀여운 일진들이 말한 소위 '수화' 라고 하는 춤은
어디서나 같은 모양이다. 어느 콜라텍이나 춤추는 건 비슷한 분위기. 가리봉의
중학생들의 빡빡머리나 단발머리가 어설펐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나이트에서는
이런 '수화' 같은 춤은 안 춘다고 한다. '수화' 춤은 콜라텍에서나 추는 춤.

> 딸기는 춤을 잘 춘다.
> 그러나 딸기도 콜라텍에서는 별 수 없다. 가리봉의 일진 소녀들 말에
> 의하면, 유행하는 춤을 추지 못하면 콜라텍에서는 왕따 감이라니까.
> 어른들이 이런 십대들을 '획일적'이라고 비판한다면 그들은
> '어른들 눈에는 같아보일지 몰라도 서로 조금씩 다르다, 그게 개성이다'
> 라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서로 비슷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 불안해 하는 것이 틀림없다. 전국적으로 똑같은 교과서에 똑같은 하루 스케쥴
> 비슷비슷한 교복에 비슷한 건물, 비슷한 선생님들과 공부하는
> 아이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



난다 :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하던데, 언제부터? 얼마나 받나?

우리가 만난 이 친구들은 콜라텍의 운영진들이랑 잘 알고 있었다. 그 중 남자애
둘은 이미 방학 때 그 콜라텍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고, 여자애 둘은 방학이
끝나기 조금 전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상태.


> 콜라텍에 가기 전에 가장 궁금했던 것은
> 십대들을 통과하면서 회전하는 돈의 흐름이었다.
> 누구 주머니에서 나와서 누구 주머니로 들어가나?
> '엄마 주머니에서 나와서 아저씨 주머니로 들어간다' 라고
> 생각하면 간단하지만,
> 나는 내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없었던 아르바이트 하는 청소년
> 들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했다.
> 원하는 것을 사기 위해서는 스스로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을
> 아이들은 어떻게 깨닫는 것일까, 하고.

해룡이엄마: 13일 정도. 얼마 줄지는 몰라요. 기본으로 5만원 정도는 받을 것
같고…
난다 : 근무시간은?
해룡이 엄마: 방학 때는 2시 ~ 12시, 지금은 학교 다니니까 5시 ~ 10, 11시

딸기 : 에~ 그렇게나 오랫동안?
껄떡이 : 사실 하는 일이 별로 없어요.
해룡이엄마 : 돈 받고, 청소, 스넥 코너 보고…. 저녁 사주고, 밤에 늦게 끝나면
택시비도 받아요.
난다 : 그럼 아르바이트 해서 받은 돈으로는 뭐해?
강타 : 남자애들은 오토바이 사려고 돈을 모으거나, 옷 사고…
해룡이엄마 : 여자애들은 주로 남자친구 선물 사거나, 옷…
난다 : 그럼 남자애들은 여자친구 선물 안 사줘?
껄떡이 : 저는 많이 받죠. ….여자친구 선물도 사죠…. 너는 평생 선물 안 사도
되겠다. (껄떡이가 옆에 앉아 있는 해룡이엄마를 갈군다.)
난다 : 콜라텍에 오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 앞에 보니까 중고등학생 이상이면
된다고 하던데… 다른 콜라텍에서는 물관리 하느라 늙은 사람은 못 들어오게 하잖아
강타 : 고등학생들이 주로 와요. 중학생들도 좀 오고… 늙은 사람들도 오는데
늙은 사람들은 재미없으니까 빨리 가거나 분위기를 이끌기도 해요.

이 녀석들이 말하는 늙은 사람들은 20대를 지칭하고 있다. 강타의 나이는 19세,
1년만 더 있으면 스물이 되는 건데… 늙은 사람이라고 지칭하다니… 십대와
이십대는 그렇게 다른 것일까? 스물이 되면 어른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 하하. 여자아이들은 하지만 어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았자나.
> 가리봉 콜라텍에 갔을 때 우리는 중딩한테 자기보다 어려보인다는 소리를
> 들었다. 나이 든 여자들은 어려보이려고 하고 어린 여자들은 나이들어
> 보이고 싶어한다. 성숙해 보이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안간힘이
> 귀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그들에게 성숙함이란
> 어떤 의미에서는 성적인 매력이다.
> 성적인 매력이란 권력이다. 여자애들이 남자애들에 대한
> 영향력을 통해 권력을 획득하는 방식은 굉장히 오랫동안
> 계속되어 온 거라는 생각이 든다.
> 가리봉에서 여자애들에게 '어떤게 잘나가는 거야?' 묻자,
> '남자애들에게 인기 많구요,' 로 시작하는 대답했던 것처럼.


난다 : DJ는 어디서 오는 거야?
강타 : 여기를 돌아다니는 DJ들이 있어요. 헤라클레스나 리믹스에 나가는…
딸기 : 언제 어떤 음악을 트는지 어떻게 알아? DJ 성향이 있어?
껄떡이 : 아니… 힙합 하는 애들이 많으면 DJ가 힙합 틀고… 신청곡 보고 하니까…
딸기 : 힙합인지 아닌 지는 어떻게 구별해? 교복입고 들어오는데….
껄떡이 : 쉬워요. 복고 애들은 소매 끝 줄이고 … 꼬추 튀어나오는 바지입고…..
깻잎머리하고….힙합 여자애들은 귀 뚫어서 굵은 귀걸이하고 있는데… 복고애들은
그런 거 안 해요. 한마디로 말해서 힙합이 개성이 많죠.
해룡이엄마 : 여자애들은 보통 복고 좋아해요. 멋있잖아요.

한마디로 말해서 힙합이 개성이 많다는 주장은 전혀 납득할 수 없다, 논리라는
것이 별로 없었으니까… 어쨌든 신천… 강남과 강동의 중간 쯤에 위치하는 여기서
노는 애들은 힙합 스타일이 더 멋져 보이는 거라고 이야기 하는 정도… 먼저
다녀온 가리봉 5거리에서는 여기서 복고라고 말하는 걸, '영계', 힙합은
'양아치'라 한다. 가리봉에선 힙합은 양아치가 되는 셈이니… 거기선 복고
스타일이 우세라는 이야기겠지?
신천에서 만난 남자애들은 힙합에 대한 자부심이 꽤 커보였다. 그래도 여자애들은
복고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그게 더 화려하고 세련되어 보이기 때문일까? 반짝
반짝 예쁜 옷이니까… 어른 같고… 교복입고 카운터 보는 그 녀석들 공주가 되고
싶은 게 당연한 걸까?


> 지하철이건 거리에서건 예쁘게 차려입은 십대 여자 아이들을
> 보는 건 재밌다. 그 애들이 전시해놓은 미숙한 육체와 욕망들.
> 육체가 미숙하다고 해서 욕망도 미숙한가?
> 왜 저렇게 자기 몸을 가꾸는데 열을 올리는 걸까, 궁금해 하다가
> 그건 당연하다는 걸 깨달았다.
. . . . . . . . .
> 가진 게 몸 밖에 없는데 그럼 어쩌란 말인가.
> 닦아진 인격을 가졌나, 사회적 지위를 가졌나, 지식을 가졌나,
> 한 재산 손에 쥐었나.


N - 제너레이션 (네트워크 제너레이션)이라는 십대들에게 물어봤다. 네트워크와
어린 시절부터 가까운 이 친구들의 삶은 어떠할 것인가?

난다 : PC방엔 가요? 가서 뭐해요?
껄떡이 : 남자애들은 주로 스타크래프트, 비트매니아하고 여자애들은 채팅,
가끔가다 비트매니아…남자애들은 5시간 정도 하는데 여자애들은 엉덩이가
가벼워서 1 ~2시간 정도 밖에 안 해요.(딸기주: 웬 성차별적인 발언이란 말이냐…)
딸기 : 오래 있으면 돈이 많이 들지 않아?
껄떡이 : 날 잡아서 가는 거죠.
딸기 : (해룡이 엄마에게)왜 채팅해?
해룡이엄마 : 재밌으니까요. 욕하고 나와요.

정말 당황스럽지 않은가…
욕할 곳이 없어서 채팅을 하다니… 쌓인게 많다는 이야기 같은 데… 해룡이 엄마의
쌓이고 쌓인 얘기들은 좀 있으면 나온다.

딸기 : 어떤 프로그램?
모두들 : 스카이러브!
딸기 : 웹 서핑이나 통신 같은 거 안 해요?
모두들 : 예? 안 해요.

-_- ;; N- 제너레이션 친구들 웹서핑이 뭔질 모르는 것 같았다. 물론 인터넷 잘
쓰는 십대들이 많다는 것을 알긴 하지만, 누구나 그런 것은 아니라니까 괜히
제도교육이 미워진다. 껄떡이는 자신의 PCS가 n-016 임을 강조한다…


> 가리봉에서 만난 세 친구에게
> "혼자 있을 때 뭐해요?" 묻자
> 셋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내 놓은 대답이 이랬다.
> "전화해요." "전화하지 않으면 자요" "자지 않으면 혼자 있을 때 없어요."
> 아이들은 혼자 있지 못하고 언제라도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어한다.
> 비록 상대에게 욕을 퍼붓기 위해서라도.
> 쩝.


난다 : 돈이 많이 안 드나?
(난다는 유난히 돈에 관심이 많았다….)
모두들 : 공짜로 들어가요.
난다 : 용돈은 얼마나 받아?
강타 : 일주일에 만원.
껄떡이 : 하루에 만원(그러고는 자신을 재벌이라고 불렀다. 정말 재벌이었다.)
해룡이엄마 : 달라는 데로… 그리고 참고서 산다고 하거나, 보충수업비, 급식비
달래서 삥까요. 삥 뜯는 건 절대 아니에요.

하하, 누가 그걸 물어봤어? 해룡이엄마는 절대로 삥 뜯는 것은 아니고 삥 깐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아무도 관심 없었는데 말이다. (참고: 삥 뜯는 것은 잘 아시는
대로 으슥한 골목길에서 지나가는 아이들을 세워놓고, 어이 니네들~ 이렇게
시작하는 행위고, 삥 까는 건… 엄마한테 여러 가지 빌미로 돈을 받아서 유용하는
행위, 비슷한 말은 삥땅.)



난다 : (해룡이엄마에게) 남자애랑 더 친해? 여자애랑 더 친해?
해룡이엄마 : 비슷하게 친해요. 남자애들과는 기분 나빴던 이야기, 남자에 관해
궁금한 거… (여자랑)남자랑은 다르니까 남자의 신비? 같은 거 이야기 하고 …
여자애들이랑은 별 얘기 다해요. 남자이야기, 있었던 일을 전부 다 해요. 비밀도 없어요.
난다 : 공부 잘 해?
강타 : 잘하는 편은 아니에요.
딸기 : 잘 나간다는 기준이 뭐야? 부모님은 성적을 가지고 평가하고… 그렇잖아,
니들 사이에선 뭐가 기준이야?
강타 : 잘 노는 거
해룡이엄마 : 싸움… 깡이 쎄야… 선배들을 많이 알고.. 그건 중학교 때고…
일진은 중학교에만 있어요. 고등학교에는 없어요. 공부 잘 하는 애들은 콜라텍도
몰라요. PC방에나 가고… 콜라텍에서 추는 수화 춤은 나이트에선 안 춰요.

아까 해룡이엄마가 콜라텍에 잠깐 다녀오면서 공주를 데리고 온다. 공주님처럼
생긴 예쁜 애. 알고 보니 행동도 공주였다. 남자애들은 당구 치러 갔다.

난다 : 아까 학교에 대해 불만 있다고 그랬잖아…
해룡이엄마 : 무지막지하게 때려요. 막대기로 머릴 때려요. 신고해도 소용없어요.
공주 : 대걸레로 아무데나 때려요, 밟기도 하고…
딸기 : 신고 했더니 어땠어?
해룡이엄마 : 신고했는데… 교장한테 전화를 했더니…. 일 더 커지게 만들기
싫으니까…(경찰서에 신고하면 일이 커지니까… 교장실로 전화를 한 것임.) 더
때렸대요. 어디 또 신고해 보라고…
공주 : 우리 담임 선생은 신고 할까봐 안 때리는데, 대신 말로 상처주고 … 욕도
해요. 집에 전화해요. 성추행도 많아요. 남자 선생님이 교복 남방을 끄집어 내기도
해요.. 책상 위에 올라가서 검사 해요, 치마길이… 짧으면, 치마를 올리고… 어휴~
해룡이엄마 : 치마에 관한 규정이 있거든요. 무릎 바로 아래까지, 길어도 안 되고
짧아도 안 되고… 요즘엔 치마가 좀 짧게 나오는데, 그걸 또(돈 들여서) 길게 하래는 거에요.
공주 : 어깨동무를 하면 아무데나 만지고…

딸기랑 난다가 흥분했다. 선생이랑 왜 어깨동무를 왜 해? 웃기는 선생이야 정말.

해룡이엄마 : 사립이라 급식비도 많이 받고..
공주 : 선도부도… 예쁜 목걸이, 핀, 반지 다 뺏아서, 안 돌려 주고… 가방
검사해서
가방에 담뱃재 있나 보고.. 스카치 테이프로… (푸하하… 셀로판 테이프로 가방에
흘린 담뱃재가 있나 검사한다는 것이다.) 사물함에 책 넣으면 검사해서 다
버리고…점수 깎이고… 책도 다 가지고 다녀야 되고..

해룡이엄마와 공주, 딸기와 난다 모두 흥분해서 "도대체 사물함은 왜 만들어 놓은
거야?" 라고 소리를 지르다가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굉장히 가까워 진 것 같은
기분.


> 딸기와 나는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통신에 그 학교의 실상을
> 올리는 것이 어떠냐, 교육청에 메일을 보내는 것이 어떠냐,
>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나중에 꼭 연락해 달라고 우리 연락처도
> 적어주었다. 그 당시에는 우리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도 같았다.
> 그러나 과연? '**여상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통신에 띄우고
>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교육청에서 감사에 나서려고 한다고 하자.
> 일단, 그 쪽에서는 우리 쪽을 추적해 그것이 신뢰할 수 있는 정보냐는 걸
> 알아내려고 할 거고, 우리로 하여금 구체적인 사람의 이름을 대라고
> 할 거고, 그걸 대지 못하면 허위사실 유포라고 할 거고...
> 그럴까, 그렇지 않을까.


딸기 : 성교육은 받은 적 있어?
해룡이엄마 : 없어요. 그래도 다 알아요. 받을 필요 없는데…
난다 : 사고 같은 거 있으면 어떻게 해?(낙태해야 할 때 어떻게 하냐고 묻고
있음)
해룡이엄마 : 친구들이 도와줘요. 조금씩 돈 걷어서…

이 때 당구를 치던 남자애들이 돌아와서 좀 소란스러웠음. 우리들의 sisterhood 도
약간 날아가 버렸다.

난다 : 통금이 있어? 언제?
해룡이엄마 : 아빠 올 때까지… 집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거 아니까.. 집에서
반대하긴 하지만, 지금 안 하면 못 하는 거니까…
공주 : 없어요. 들어가기만 하면 돼… 엄마가 나가라고… 자꾸 나가라고 해요.
부모랑 말은 하는데, 필요 없어요.

윤희 : 요즘 TV에 학교 자퇴하고 자기가 원하는 거 하는 애들 나오는데… '자퇴후
성공담' 같은 것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이 들어?
(윤희, 드디어 한 마디 한다… )
강타 : 자퇴하고 싶다는 생각은 드는데…
해룡이엄마, 공주 : 자퇴하려면 부모님 허락이랑 부모님 도장이 필요해요.
껄떡이 : 그거, 잘되는 케이스가 거의 없어요, 부모 돈으로 성공하는 거거나 폐인
되는 거 둘 중에 하난데….
강타 : 엄마 돈으로 하는 거잖아요. 부러워하기도 해요. 근데 자퇴하면 부끄럽다고
나가라고 하는 부모도 있어요. 부모 잘 만난 애들 꼴 보기 싫기도 하고…

11시가 다 되어 우리의 인터뷰는 서둘러 끝났다. 갈 길이 먼 달딸 식구들
때문이었다. 깊은 이야기를 들으려 하다가 만 것 같아서 아쉽기도 했고 겉만 핥고
가는 느낌도 들었다. 언니가 되어 어른들의 청소년 문제가 아니라 청소년의 청소년
문제를 들어주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주겠다던 우리들의 처음 의도대로 상황이
진행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우리들은 재미있는 오후였다고 기억하고
있다. 걱정되는 것은 그 친구들이 먹었던 팥빙수 보다 더 값진 비밀들을 하잘 것
없는 언니들에게 말하고 나중에 후회하게 되거나, 기분 나빠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 굳이 그들의 고민을 들어보겠다고 뛰어든 우리가 오버한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 그 정도, 그것만 빼면 다 좋았다.


> 내가 가장 놀랐던 건, 가리봉에서 만난 소미와 은영에게,
> "춤추는 게 왜 좋냐?" 고 묻자
> 그 애들이 "춤추는 거 좋아하지 않는다" 고 대답했을 때다.
> 그 애들은 거의 날마다 콜라텍에 온다고 했고
> 춤도 아주 잘 추는 애들이었다.
> "그럼 왜 이렇게 춤을 추러 오느냐" 라고 묻자
> "춤을 잘 춰야 잘 나간다" 는 것이었다.
> 나는 노는 애들이 스스로 노는 것으로 하나의 권력체계를
> 형성했고, 그 안에 편입하고 배제되는 기제들도
> 나름대로 갖고 있다는 것을 안다.
> 여자 아이들의 세계도 다른 어떤 세계 못지 않게
> 권력에 관한 한 냉혹한 것은 당연하다.
> (우리가 만난 여자애들은 다 '깡이 센' 애여서
> 벽돌을 들이대도 피하지 않는다는 애들이었다.)
> 그러나, 나는 무엇보다도,
> 그 애들이 날마다 즐겁기를
>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갖고 있기를
> 시간을 때우는 식으로 지내지는 않기를,
> 바란다.
> 그 어떤 승리, 어떤 '잘 나감' 보다도
> 스스로 즐기는 기쁨과 존재감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 어른들이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아도
> 부디 깨달아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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