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다(달나라딸세포) 회원이
입실하였습니다 !!
난다> 안녕?
빨강머리앤> 안녕하세요...
난다> 양언니가 뭐야?
빨강머리앤> 친언니처럼 친하고 좋은 언니.
난다> 왜 양언니가 갖고 싶은 거야?
빨강머리앤> 저는 언니가 없거든요. 언니처럼 이야기도 들어주고
그런 사람이...(난다는 지금부터 몇시간
동안 빨강머리앤의 '양언니'가 되어주기로 결심했다.)
난다> 난 대딩 2학년이야. <달나라 딸세포>라는 웹진을 만드는데
이번호에 청소년에 관한 기획을 했거든. 그래서 고딩방에 왔어.
(비교적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
빨강머리앤> 저는 고 1이에요. 포항에 살구요.
(우리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언니가 아닌' 수많은 포항의 남자 고딩들이 우리 방에 기웃거렸다.
우리는 무시했다. )
빨강머리앤>언니 저는요, 어려서부터 꿈이
연예인이 되는 거엿어요~
난다> 아아 정말?
빨강머리앤>매일 거울보면서 연습해요
근데 가망이 있을까 모르겠어요. 나두 연기가 하고 싶어요
난다> 왜 연기가 하고 싶어?
빨강머리앤>난 끼가 엄거든요
그래서 자신이 조금이라도 잇는 연기를 해서 인생을 바꿔보려구요.
난다> 거울 속의 니 모습은 마음에 들어?
빨강머리앤> 아니요. 우는 연기도 해보고 화난 연기도 해보는데,
잘...
난다> 구체적인 계획은 생각해봤니?
빨강머리앤> 아직...
난다> 난 영화 학교에 다녀. 그래서 작년에는 싫을 정도로
배우노릇을
많이 했어. 그런데, 그게 정말 쉬운게 아니더라고.
나는 죽어도 배우는 못할 거같아.
빨강머리앤>왜요?
난다> 글쎄. 그건 좀 타고나야 하는 거 같더라구.
영화 찍을 때 배우가 연기하는 상황이란 상상하고 굉장히 달라.
한 1분짜리 한씬 찍기 위해 한 30분 정도 세팅을 한다고 치자.
도무지 감정이라는 게 유지가 안 되고, 뭐 유지될 감정도 별로
없었지만.
빨강머리앤> 언니가 부러워요.
하지만 전 하지 못하는거 꿈이라두 크게 꿔야겟어요
저 메이크업두 자신잇어요
난다> 그으래? 난 전혀 못해.
빨강머리앤> 언니, 언니는 고등학생이 담배피우고 화장하는 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난다> 글쎄, 나도 둘 다 하는 걸.
(여기서 어떤 남자애가 끼어들어서 '헝분'(경상도 남자애였다)을
했다.
그건 나쁜 거라는 거였다.
난다가 그 도덕적 딜렘마에 관한 몇가지 질문을 하자
대답을 못하더니, 나가버렸다. 빨강머리앤은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
빨강머리앤>다들 제가 메이크업을 잘한데요. 시내에서 미용실을
하는
제 친구 고모도 잘한다고 칭찬해줬어요.
난다> 난 전혀 못해.
빨강머리엔> 언니 만나게 되면 제가 꼭 메이크업해 드릴게요.
난다> 고마워, 히힛
그런데, 만약 배우가 못 되면 뭐 할거야?
빨강머리앤>저요 아직 아무 생각두...
앞이 막막해요
저 지금 운동을 하고 잇거든요. 배드민턴 선순데...
난다> 음~ 멋쪄!
빨강머리앤>앞으로 가망이 없어서 뭘해야 할지...
공부도 늦구 운동두...
하지만 난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어요
난다> 하고 싶은 거, 연기?
빨강머리앤> 연기랑 메이크업. 멋있게 살고 싶어요.
근데 돈이 마니 들잖아요...
난다> 연기가 하고 싶은 이유가 인생을 바꾸고 싶어서 랬자나
그렇지만 꼭 연기만 그런 거는 아닐거야.
여러가지로 잘 생각해 봐야 할 거 같아.
연기 같은 건 상처받기 쉬운 직업이고...
빨강머리앤>더 생각을 해봐야겟네요...^^ 하지만
난 운동만 하다보니 할 줄 아는게 없는 걸요. 성적도 엄고...
영어 수학 하나두 몰아요. 기초가 안 되었어요. 운동하느라고
수업에 들어가지 않으니까.
컴퓨터나 배워보려구요...
난다> 난 국민학교 때 이후로 도무지 운동을 해본 적이 없었거든.
지금에야 조금씩 하고 있어. 조깅, 롤러 블레이드...시작해보니
넘 좋았어. 하지만 계속 운동 해온 너는 운동하는 거 힘든가봐?
빨강머리앤> 초등학교 3학년 때 시작했어요..
수업은 3교시만 하고 운동해요 하루종일. 방학 때는 지옥이죠.
중 1때는 운동하기 싫어서 서울로 집두 나갔는데...
난다> 정말?
빨강머리앤> 좋은 아줌마 만나서 집에 무사히 왔어요.
그 아줌마 아니엿음 난 지금 뭘하고잇을까?
아 생각두 하기싫다
난다> 그때 얘기 듣고 싶어. 무섭지 않았어?
빨강머리앤>배드민턴 하는 선배 언니2명이랑 같이갓어요
우린 아직 아무것두 몰랏거든요
그냥 막무간으로 새벽에 전주훈련간다고 짐 다 싸서 기차를 탔어요.
히히 그땐 다 싫엇어요. 운동이 젤 죽고싶을만큼..
서울역 앞에서 사람들한테 하숙집 많은 데가 어디냐고 물으면서
택시를 탓어요
난다> (호호 귀여워)
빨강머리앤>아저씨가 이대앞에 세워주더라구요.
그래서 우린 부동산을찾앗거든요. 근데 엄더라구요..
그래서 이리저리 다니다가 어떤 아줌마가 지나가길래 물엇죠
부동산이 어디냐구...
난다> (상상이 간다...)
빨강머리앤>그러니깐 이리저리 보시더니 아줌마가 가르쳐준다고
따라오래요. 그래서 우린 좋아서 따라갔죠.
부동산에 가서 하숙집이 잇냐고 물엇죠. 그러니깐 너희들 집 나왓지
그러면서
묻는 거예요. 부동산 아저씨랑 아줌마가요.
아줌마가 아시는 분이시더라구요 부동산 아저씨가
그때 마침 아저씨가 연설을하시는데 눈물이 핑핑 돌더라구요.
난다> 하하하하하 그래서 셋이 다 울었어?
빨강머리앤>아니 저만요.
그러더니 아줌마가 자기집으로 가제요
언니들이 싫다면서 우린 여관에 갈거라고 그러니깐 그럼
신고한데요..
우리는 겁나서요 갓죠. 산동네더라구요
그러더니 밥주고 귤주고 마니 주시더라구요
집이 어디냐고 물으셨어요. 전화번호랑 주소를요.
우리는 안 가르쳐 줬거든요. 그러더니 아줌마가 우리 도망갈가봐
빨래를 널러못가시는거예요...
그래서 저희가 이대구경이랑 노래방가고 싶다고 하니깐
아줌마가 데려 가주시더라구요
난다> 우와 그 부분이 정말 멋져.
그 상황에 이대구경이랑 노래방에 데려가 줬다니.
빨강머리앤> 그러고 집으로 오고 밥먹고
이제 전화번호를 가르쳐 줄래요, 우리가 하고싶은 거 다해줬으니
이제
아줌마한테두 알고 싶은 거 가르쳐 드릴래요, 그랬어요.
아줌마는 가요방은 정말 가기 싫어하는데 우리 때문에 갔데요
그래서 미안하더라구요. 사실은 도망갈려구 햇는데 짐 때문에..
제 삐삐 음성을 들어봤는데 엄마 칭구랑 감독 샘 연락이 왓는거예요
엄마가 저 집 나간거 알고 쓰러져서 닝겔 맞고잇데요
그때 막 눈물이 쏟아지는 거예요. 아줌마가 울아빠랑 통화해서
새벽에 다들 왓더라구요. 무사히 집으로 왔죠. 그 뒤로 집은 안
나가요.
울 엄마땜에...
난다> 엄마랑 친해?
빨강머리앤> 네. 친구 같아요.
난다> 저..말야..내가 궁금한 건...이대랑...노래방 갔을 때
재밌었어?
그 급박한 상황에...노래방 가면 재밌나?
게다가....데리고 간 아줌마는 노래 불렀어?
빨강머리앤> 아줌마는 가만히 앉아서 박수만 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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