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달딸이 그 안에서나마 새로운 권력의 자장을 형성하길 바래. 내가 기본적이라고 믿는 원칙들을 되풀이해서 설명하고 증명하고 설득해야 하는 현실 세계와 달리, 여기 서는 우리의 몇 가지 신념과 규칙과 소통 방식이 자연스럽게 통용되는 새로운 질서가 관철되었으면 좋겠어. 그러기 위해서는 물론 많은 토론이 필요할 지도 몰라. 머리 체 조나 논술, 토론 게임을 위한 토론 말고, 우리가 당장 우리 공동체에서 사용할 수 있 는 밥그릇 같고 신발 같고 연필 같은 원칙과 방법론을 위한 토론 말야. 그리고 그걸 곧바로 써보는 거지. 구체적인 일들에서 적용 가능한지, 우리 몸은 우리가 옳다고 생 각하는 질서에 적응할 수 있는지. 그렇게 우리의 몸을 훈련시키게. 그리고 계속 원론 적인 이야기를 지겹게 되풀이 하느라고 결국 떼지 못했던 발자국을 떼자, 아직까지 우 리가 가지 못했던 곳으로, 가장 구체적인 곳으로, 우리 논리의 세부와 이면까지.

내가 생각하는 작은 사이버 마을에 대한 즐거운 상상을 해보려 하니 우리 앞을 가로막 는 것이 있는 것 같아. 남자애들과 아저씨들과 남성 언론들의 끈질긴 시선. 우리는 우 리의 메일링 리스트가 사이버 공간에서의 '자기만의 방'이 되었으면 해. '사이버 공간 에서 여성'인 우리들, 자기들 하나하나를 확장시킨 자기만의 방. 남성적 시선을 의식 할 필요없이 벗고 다닐 수도 있고 미친 짓도 할 수 있는 곳(혼자서 생각만 했을 땐 비 정상이지만 다 함께 할 때는 정상이 되는 어떤 일들이 있쟎아).

현실 세계에서 누가 나에게 여자이며 딸이라는 이름을 주었던가. 남자가 아니고 아들 이 아닌 다른 무엇이라고 남자 신이 붙여준 이름 아닌가. 내가 가끔 느낀다는, 여성성 에 대한 그 지긋지긋함은 남성의 시선으로 내 자신을 바라볼 때 느끼게 되는 것이 아 닌가 싶어. 게시판에서 남자애들이 끊임없이자신이 남성임을 드러내면서 우리에게 질 문하고 비난하고 자기 식의 호의를 베풀고 가르치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