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자본뿐만 아니라 문화적 자본도 가치를 증식시키며 권력 자원으로서 기능 한 다>

촌스러운 사람과 세련된 사람을 구분하는 것은 가능하다. 세련된 사람이 물질적인 무 엇을 더 많이 가져서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또 촌스러운 사람이 돈은 더 많은 경우라 할지라도, 우리는 대체로 그 둘을 구분하고 있다. 말투, 옷 입는 스타일, 대화의 소재 , 교육의 정도, 영화나 공연, 음악회 등이나 각종 문화행사에의 접촉 정도, 걸음 걸이 등등 상징적인 것들이 갖는 힘은 엄청나다. 체화된 스타일은 문화 자본으로서, 권력 자원으로서 기능한다. 문화'자본'이라는 것은 '상위 문화'를 체화한 쪽에서 가치의 증 식-예컨대, 상위 문화를 체화한 사람이 뭔가 더 있어 보이는-이 일어난다는 의미에서 이고, 권력 자원이라는 것은 상위문화에 접하지 못한 사람이 주눅들고 소심하게 함으 로써 둘 사이에 우열이 개입되고 상위 문화에 권위와 권력을 부여하게 된다는 의미에 서이다.

삐에르 부르디외는 '상징 폭력과 문화 재생산'이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문화적 기제를 통함으로써의 상징 폭력은 '문화적 자의성'을 부과하는 것으로 이해 된다. 문화적 교육체계에 의해 부과되는 것은 어떤 물리적 생물학적 혹은 정신적 보편 원칙으로부터 끌어낼 수 없다는 의미에서 자의적이다. 그리고 문화적 자의성은 집단들 간 혹은 계급간의 권력관계 체계에서 배태되었기 때문에 그것을 부과하는 것은 기존의 지배관계를 유지하는데 봉사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의성이 오인되어야만 즉 정당한 것으로 인식되어야만 문화적 교육체계는 문화적 자의성을 성공적으로 부과할 수 있다. ....... 통합하는 문화(소통의 매체)는 동시에 분할하는 문화(구분의 도구)이며 모든 다른 문화들(하위문화들이라고 지칭되는 것들 )을 그것들이 지배문화로부터 떨어진 거 리에 의해 정의함으로써 구분들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 삐에르 부르디외에서 인용 "

김훈순, 박정순은 '대중 매체와 성의 상징 질서'라는 책의 일부에서 TV드라마에서의 여성 캐릭터가 어떻게 설정되는지를 분석하였다. 탈권력화, 일관화, 주변화, 구색 맞 추기, 잠자는 미녀화 등의 분석과 함께 '중산층화'를 지적하고 있었는데 그에 대한 설 명이 눈길을 끌었다. 물론 여기서 여성 캐릭터의 중산층화라는 것은 대부분의 여성 등 장인물은 중산층 여성으로 그려진다는 것이다. 시청자가 상위문화에 자신을 동일시 하 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TV드라마에서는 한정된 수의 등장인물과 공간 안 에서 많은 사건과 이야기들을 풀어나가야 하는데, 중산층이 확보하고 있는 다양한 문 화적 기제가 그것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도시의 중산층은 실질적으로 많은 문화적 기제들을 독점하고 있으며, 그것에 덧붙여서 능력있고 적극적인 주부 역 할의 이미지와 맞물려, 이들 여성들의 사고 양식, 행동 패턴, 주된 관심사 등은 다른 많은 여성들이 따라하고자 하는 것, 또는 그렇게 되고 싶어 하는 것이 되었다. 중산층 주부에게 문화자본, 상징자본이 축적되는 것이다.

<중산층 주부 예찬?>

많은 젊은 여성들은 이후 자신의 삶이 교양있고 적극적인 능력있는 주부-물론 이것은 능력있는 남편과 사랑스러운 자녀를 전제하고-의 삶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것에 덧붙여 다른 직업이 있거나 없거나 간에 일단 중산층의 상위 문화를 체화하고자 할 것이다.

중산층 가족 문화는 여성의 공간을 여성의 방식으로 점유하는 가능성을 보인다는 긍 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한다. 오히려 어머니가 드러나며 아버지가 주변화하는 현상 (물 론 결정적일 때는 안 그렇지만) , 여성의 통제력과 관계 맺음이 중요한 측면에서 그러 한 비젼을 읽는 것이다. 여성학계에서도 사회의 제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소중한 힘의 원천을 중산층 주부에게서 찾고 있다. 교육수준과 활동력을 바탕으로 청소년문제 , 소비자문제, 참교육문제 등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게다가, 산업사회에서 파생되는 제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부분적으로 조력하는 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주부들은 사회 전반의 가치를 전환시키고 사회성원들로 하여금 보다 깊이 있고 질적으로 풍요로우며 소외되지 않는 삶을 회복할 수 있게 하는 가치 전환 운동에 도 중심 세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논의도 많다. 인간을 소외시키는 산업 사회의 가치관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고 인간적인 것이 남아있는 공간으로서의 가족 과 그러한 가족가치를 지키는 중산층의 주부-생업에 뛰어들지 않으므로 그만큼 산업화 의 가치관으로부터 멀리 있고 가족 가치를 가꾸는데 주력할 수 있는-, 심지어 '전업주 부'야 말로 산업사회에서 가장 해방된 인간상이라고 극찬을 하는 논의도 제기 된다. 실천적인 전망은 어디에서 찾고 있는지 정말 궁금하지만...

<여성들이 '페미니스트'에 대하여 느끼는 공포>

페미니스트라는 용어는 남성에게 뿐 아니라 여성에게도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진다. 소중한 무엇인가를 침해하는 것이 있을 때, 그것에 대하여 거부와 공포를 느끼게 되는 것일 터이다. 종종 페미니스트는 가족 가치를 거부하고 가정에서의 여성의 긍정적 역할을 부정한다고 인식된다. 아마도 이는 페미니즘이 가부장제에 대하여 문제제기하 기 때문일 것이고, 중산층 주부인 여성에게 가부장제, 가족 제도와 성별 역할 분담은 억압으로서 경험되기 보다는 자신의 통제력의 증가와 확장된 권력자원으로서, 또 능력 의 발휘와 자아실현의 수단으로서 경험되기 때문일 것이고, 이것이 사랑과 신뢰에 기 반한 가정이라는 개념에 깊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며, 더구나 이러한 중산층 주 부의 생활 양식과 사고 방식이 많은 여성이 지향하는 표준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일 것 이다. 인구적으로나 지역적으로만 보더라도 상당히 두터운 층을 형성하고 있는 이러한 '강남 문화권'의 존재는 여성의 페미니스트에 대한 공포를 유발하는 물질적 기제로서 기능하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