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마: (분위기가 너무 저조해져서 깜짝 질문) 놀 때는 뭐해?
랄라:남들 하는 거랑 똑같지 뭐. 영화 보고 놀러 다니고..
차차:여가는 많이 있어요?
랄라: 실험실마다 다른데, 출퇴근 시간이 정해진 곳도 있고, 출근 시간만 있고 퇴근 시간은 없는 곳도 있고...
차차:그렇게 실험실에서 일을 시키는 게 자기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아니면 자기 희생이라고 생각해?
랄라, 날아 : (동시에) 당연히 희생이지.
날아: 실험실 원들은 교수님의 비서야. 선생님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학생들이 가서 일을 하는 데 그 곳에 와 계시던 친척분들까지도 그걸 너무 당연하게 여기시더라구.
차차: 거의 머슴이네. 그런데 그렇게 알아서 기는 건 남자애들이 더 잘하지 않아?
날아:물론. 그 때도 여학생들과 남학생들이 하는 일은 따로 있었고.

헤마: 근데, 아직 너희들 평소에 얘기하는 것 반도 얘기 안 했어. 나란이가 있었으면 좀더 리얼하게 들을 수 있었을 텐데.(나란이는 지금 실험실을 졸업하고 연구소에 들어가 있는 친군데 실험실에 대해 할 말이 무척 많다)
랄라: 걔 도시락 사건 있쟎아.
헤마: 그게 뭔데?
랄라: 걔네 실험실에서 사람들이 점심에 도시락을 싸와서 둘러앉아 먹기 시작할 때였어. 언니들하고 밥을 먹으며 서로가 싸온 반찬에 대한 평을 하고 그 요리법을 이야기하던 중이었대. 갑자기 ** 선배가 여자애들하고 도시락 먹으면 '생산적이지 못한 얘기만 한다' 면서 화를 내더래. 그래서... 분위기 썰렁해지고 '여자애들'은 생산적이 되려고(!) 이제 도시락을 안 싸오고 사 먹었대. 근데, 그 분들이 도시락 먹으면서 어떤 알찬 내용의 얘기를 하나 들어봤더니 글세 스포츠 얘기하고 있더란다.
헤마: 그들에겐 스포츠가 매우(!) 생산적인 얘기일테지 뭐. 날아, 너도 에피소드 하나 있쟎아. 실험실에서의 안티-방사선 투쟁!
날아: 그래, 방사선이 몸에 많이 안 좋잖아. 그래서 원래는 법적으로 방사선을 다루는 모든 연구소의 실험자들은 필름-뱃지(방사선에 의해 감광되는 필름이 들어있어서 차고 다니면 그 사람이 받은 방사선의 양을 측정할 수 있다)를 차야 하거든. 그런데 그게 너무 비싸. 한 개당 10만원이야. 그래서 실험실의 모든 사람이 차지 못하고 대표로 한 두 사람이 차게 하는데 그것도 대부분 서랍 안에 고이 간직해 두지. 선배들이 차고 다니는 거 싫어한다. 그걸 6개월에 한 번 씩 검사하는 곳으로 보내야 하는데 일정 양을 넘으면 실험실이 문을 닫아야 하거든. 그래서 몰래 몰래 실험복 주머니 속에 넣고 다녔어.(정말로 그녀는 하루도 빼지 않고 그걸 숨겨가지고 다녔다) 근데, 보냈는데 별 일은 없드라구. 사실 별일이 있으면 안되는 거지 뭐. 물 론 다른 데 보다 양이 좀 많이 나오긴 했지만... 어쨌든, 이런 것 때문에 임신을 두려워하는 선배도 있어. 근데, 기본적으로 너무 인식이 안 돼있어. 눈에 보이지도 않고 냄새도 없고 하니까. 얼마나 나쁜 건지 모르는 거야. 나도 안전교육을 받기 전엔 몰랐거든. 근데, 실험실에 들어오는 애들에게 철저하게 가르쳐야 되는데 그게 안 되쟎아. 그래서 손으로 덥썩덥썩 만지는 애들도 있어.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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