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애림 씨 만화의 섹스 신이 가지는 미덕이 있다. 난다 같이 순진한 독자들은 처음엔,
그 불같은 욕망과 머뭇거리지 않는 행동에 약간 충격을 받는데, 그걸 하도 자연스럽
게 다루니까, 나중에는 그래서 안심이 되는거다. 이런 건 정말 별 거 아니야, 하고.
문제는 섹스를 다루는 태도인 거다. 그녀가 그리는 섹스 신이 새로운 것은, 거기에는
작가와 독자, 등장 인물들의 성이 이제까지와 다른 방식으로 배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관습적인 것은 하나도 없다.
이애림씨 만화 안에는 수많은 여자들이 등장하는데, 그 여자들은 이제껏 우리가 볼 수
있었던 여자들이 아니다. 그 여자들은 선하고 예쁜 여자주인공인 것도 아니고, 언제
나 타자로 묘사되는 나쁜 마녀들도 아니다. 온통 살과 뼈와 털과 근육으로 이루어진
그녀들은 강하면서 약하고, 욕망에 의해 움직이고, 생각하기 보다 행동한다. 그녀들은
여성적이기도 하고 남성적이기도 하고 인간적이기도 하고 동물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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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다 : 작가로서 여자라는 사실에 대해 의식을 가지고 있나요?
애림 : 많죠. 여자로 태어났으니. 여자에 대한 차별들. 그런 거 느껴요. 그러면 나에
대해 더 생각해요. 여자들의 운명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난다 : 영상원 입학하기 전에 머 했어요?
애림 : 놀았어요. 팽, 팽, 팽....
난다 : 어떻게?
애림 : 제주도에서 제가 살았던 곳이 주변에 집이 별로 없는 곳이었어요. 서귀포랑 가
깝긴 한데, 차가 안 다니는 곳이라서. 제일 가까운 집이 걸어서 15분이고, 근처에는
아무 것도 없구요. 밤마다 옥상 올라가서 별보고, 나무보고, 하늘보고. 엄마가 팬티
하나 입고 돌아다녀도 아무도 안 보는, 그냥 나무가 많고 그런 곳.
엄마가 집 앞 계단을 팬티 하나만 입고 막 닦는 거예요. 우리 엄마는 가슴이 없으니까
브라자도 안 하고, 머리에는 무슨 헬멧같은 걸 쓰고, 비가 오니까. 비오니까 빨리 닦
아야 한다면서, 홀랑 벗고 말이야.
난다 : 하하하, 이애림 씨 주인공들이 자주 벗고 나오는데는, 역시 집 안 문화 영향이
있나 봐요.
애림 : 우리 집에서 밥 먹을 때, 우리는 백의 민족이니까, 아빠도 백양 팬티 하얀 거,
엄마도 하얀 팬티... 나만 옷 다 입고...
난다 : 하하 우리 아버지도 집에서 팬티만 입고 계실 때 많은데요, 그래도 우리 아빠
는 사각 팬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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