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에서 글쓰기 - 나는 세계의 속살을 만진다(3)

 

여자의 집은 낡고 좁다. 지하방 특유의 습한 공기가 눅눅하게 배어있는데다가 벽과 이불이 어지럽게 널려있는 방바닥을 보자 무의식적으로 들어가기를 주춤하게 된다. 여자는 미안한지 주섬주점 굼뜬 동작으로 치우려고 한다.

"놔 두세요. 별로 지저분하지 않은데요 뭐."

나는 내키지 않지만 신발을 벗고 방으로 발을 내딛는다.

"좁죠? 불편하면 어쩌죠?"

여자는 어찌어찌 하여 내가 앉을 자리를 마련한다. 여자의 몸짓이나 표정은 아까에 비해 비굴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심하게 친절하다. 그래 어쨌든 나는 손님이고 여자는 집주인이지 않는가. 나는 부러 느긋하게 손님대접을 받을 마음의 준비를 한다.

방안을 둘러보니 마땅한 가구라고 할 만한건 냉장고와 전화기밖에는 없다. 손잡이가 몇 개 성치 못한 옷장 위에는 재대로 개켜지지 않은 이불가지가 놓여있고 방바닥 한 구석에는 미처 다 치워지지 못한 밥상이 지저분하게 널려있다. 벽에는 한 쪽 모서리에서부터 안개가 피어오르듯 곰팡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여자는 어느 구석에서인지 신문지를 한 장 꺼내 들고오더니 바닥에 깔고는 먹을 것들을 올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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