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여자 사이보그'다. >

유기체와 기계의 결합인 사이보그. 테크놀로지가 제공하는 사이버 세계를 유영하는 새 로운 인간을 사이보그라고 부를 수 있다면, 나는 그저 달딸에서 '여자 사이보그'로 살 아갈 수 있기를 바래. 컴 앞에 앉아서조차 내가 여자라는 것을 잊지 않기, 그것은 그 지긋지긋한 여성이라는 질곡을 몸에 지니는 것이 아니야.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가능성 속에서 우리가 스스로 새로운 존재를 낳고 창조하는 건지도 몰라.

그런데 '여자 사이보그'가 뭐냐고? 암묵적으로 남성이기를 거부하는 사이보그? 자기 젠더를 드러내고 새롭게 만들어 내는 사이보그? 잘 모르겠다, 아직 안 낳았으니까. 그 렇지만 그것을 상상하는 것은 기분이 좋단 말이야. '여자 사이보그'란 결코 그냥 사이 보그보다 덜 보편적인 주체가 아니라고 생각해. "넓은 운동장에 컴퓨터가 있고 그 앞 에 사람이 앉아 있다. 이 사람은 남성일까, 여성일까?" 라고 하는 심리 테스트 문제에 서 대부분의 사람이 연상하는 것처럼 이제껏 사이보그는 남자 사이보그 였던 거 같거 든. 그것이 아닌 새로운 사이보그의 가능성을 예시하기 위해 붙인 '여자' 라는 수식어 를 언젠가는 떼어 버릴 수도 있겠지. 그게 참 멀고도 멀게 느껴지긴 하지만.

그냥 글을 끝낼까 하다가...마지막으로 며칠 전 책에서 읽은 구절을 보여줄께. '여자 사이보그' 란 걸 상상하고 있던 나는 아래 구절이 눈에 확 들어왔거든. 여자 사이보그 든 우리들의 작은 사이버 마을이든, 더 이어지고 수정되고 보완될 상상과 생각들은 게 시판이나 메일링 리스트에서 계속되었으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