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여성 전략'의 현재적 의미

김명순과 나혜석의 `신여자주의'는 그들을 둘러싼 야한 담론구조 속에서 그 내용을 사장당했다. 물론 이 일차적인 책임은 신여성들의 전기에서 찾아질 수 있다. 그녀들의 삶의 파란만장한 부침은 스캔들을 불러 일으켰으며, `자유연애를 통한 개인해방'이라는 지극히 근대적(서구의 근대)주장은 센세이셔널한 틀만이 남게 되었다.

또한 신여성이 택했던 개인주의적인 실천방식은 어떤 사안에 대한 문제제기를 사회적으로 확산시키는데 본질적인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개인주의적인 실천은 그 실천이 사회적 문맥과 맞닿아있다고 하더라도, 정치적 압박의 대상으로서 미약하다.

이러한 신여성들의 특징은 페미니스트들에 대한 사회의 대응전략을 가능하게 해주는 토대였다. 사회는 신여성들의 이러한 특징을 상품화했으며, 이들을 철저히 개인적인 담론으로 가두어두었다. 일제말기 `여성' 정체성에 대한 - 편협한 면도 있지만, 타당한 측면이 있는 - 이들의 인식과 성찰은 `출중한' 여성들의 `개인적인 담론'으로 협소화되었다. 신여성에 대한 사회의 원자화 전략은 페미니스트에 대한 사회적 공포의 일면을 드러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