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된 폭력

온라인 성폭력이란 무엇인가?

   우선, 이것은 일반적인 직장내 성희롱이 새로운 테크놀로지와 결합한 형태다. 가해자 (대체로 남성)는 타겟이 되는 사람의 이메일 주소를 입수한다. 집전화번호를 알아내듯 이 말이다. 그는 자신의 컴퓨터 키보드로 메시지를 두드린다. 그리고 그 메시지가 타 겟의 메일박스에 보내지거나 바로 스크린에 뜬다.
   때때로 이것은 사적인 문제의 확장이기도 하다. 대학원생 안젤라인의 경우가 그렇다. "헤어진 남자친구가 자꾸 만나자며 메시지를 보내왔다. 나는 그냥 무시해 버렸다." 위 두 경우는 모두 현실세계에서의 관계와 관련이 있다. 그러나 인터넷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형태도 있다.
   인터넷에서는 1000만명이 동시에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종류의 '가해'에는 전 혀 돈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세계 어느 곳에 있는 사람이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말하자면 영국에서 호주로 음란전화를 하는 것보다 영국에서 호주로 음란 메일을 보내 는 게 더 쉽다는 말이다.
   분명히 멀리 떨어진 친구와 가장 값싸게 연락을 할 수 있는 채팅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일종의 축복과도 같은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공개 대화방에서 여성일 것 같 은 아이디는 즉시 온갖 성적인 질문의 타겟이 된다. '축복'은 '저주'다. 어느 여성 사 용자는 "마치 굶주린 건달들만 가득한 술집에 들어온 것 같았다"고 말했다. 도대체 그 녀가 왜 이런 것을 참아야만 한다는 말인가?

   인디아나 대학에서 젠더와 컴퓨터통신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체리스 크라마레이는 " 지니 테일러와 내가 온라인 성폭력에 대한 글을 발표했을 때 우리는 또 다른 종류의 온라인 폭력에 시달려야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띠꺼우면 온라인에서 꺼져버려"라는 식의 메시지를 수도 없이 받은 것이다.
   많은 가해자들은 공개토론 그룹에서 먹이를 찾는다. 이러한 공개토론방들은 물론 아 주 우호적이고 건전한 토론장을 제공하기도 하고, 적어도 처음 시작할때는 대체로 진 지하다. 그러나 언제 이것이 아주 불유쾌한 공간으로 돌변할지 알 수 없다. 페트라도 그 망할놈의 교수와 처음에는 강간과 여성의 안전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하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했었다.

   안젤라인은 "나는 내 주소와 전화번호가 온라인상에 노출되지 않도록 극히 조심했다. 그러나 컴퓨터를 좀 아는 사람이 마음만 먹는다면 그것을 알아내기란 별로 어려운일 이 아닐 것이란 것도 알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어찌 보면 온라인 폭력은 컴퓨터 파일안에 자신의 기록을 남기기 때문에 "그가 이렇 게 말했다, 그녀가 이렇게 말했다"는 증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면대면 폭력보다 규 제하기 쉬운 측면도 있다. 그러나 어느 큰 네트워크의 보안 관계자가 나에게 법률적 문제에 대한 아주 상세한 논문을 보내왔는데 이렇게 쓰여 있었다.
   "전자우편은 종이에 출력할 수 있다. 그 종이는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피고가 그 메일을 진짜 보낸 사람이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 온라인 성폭력 가해자들은 '컴퓨터 도사'인 경우가 많다. 그들은 자신들이 보낸 것을 다른 사람이 보낸 것처럼 날조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성폭력이 다른 종류의 폭력보다 다루기가 쉽다고 말한다. 대처 방안을 잘 알고 있다면 당신은 당신의 컴퓨터가 알아서 음란 메시지들을 거르도록 할 수도 있고 불쾌한 메시지들을 보낸 사람에게 자동적으로 되돌리도록 할 수도 있다. 또 그런 메일을 되돌릴 때 날카로운 한마디를 덧붙여 줄 수도 있다.
   다른 사람들은 컴퓨터라는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은 그것이 담고 있는 폭력의 양상을 더 당혹스럽고 충격적이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상담자인 데이비스 호바쓰는 "폭력적 언어가 컴퓨터 스크린에 나타난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사람들은 자신의 컴 퓨터 환경을 자신만의 공간으로 꾸미고 싶어한다. 이 자기만의 공간이 외부인의 폭력 적인 침입에 무방비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셰일라 덴 (채플 힐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의과대학장 비서)은 "온라인 가해자들 은 그들의 타겟이 '사람'이라는 생각을 안하는 것 같다. 아마도 모습을 보거나 목소리 를 들을 수 없어서 피해자가 '탈인간화'(dehumanized) 됐기 때문일 것이다"라고 말했 다. 온라인에서 쓸 수 있는 인종적, 성적 편견에 가득찬 말들이 현실세계에서는 더 비 난 받기 쉬우므로, '남성 백인 쇼비니스트적' 성향의 사람들이 새로운 익명의 미디어 공간에서 자신을 표현한다는 분석도 있다.

   몇몇 사람들은 온라인 가해자들이 대인관계와 대인접촉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아닐 까 하는 의심을 하기도 한다. 어느 사용자는 "온라인상의 많은 남성들이 사회성이 부 족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때가 많다"고 말했다. "몇몇 남성들은 한 여성에 대한 서운함이나 분노를 전체 여성에게 표출하기도 한다...넷 공간은 여성에 대한 적 의를 익명으로 드러내는데 안성맞춤인 공간이 아닐 수 없다. 많은 남성들이 자신의 부 족한 사회성을 컴퓨터 안에서 사회적 관계를 맺는 것으로 보상하고자 하는 모양이다. 그것이 그러한 남성들이 개인적이고 성적인 질문을 퍼부어 대는 하나의 이유가 될 수 도 있다"

   여성들은 강해지기 위한 훈련을 받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온라인 폭력에 대처하기 위한 기술적인 지원도 필요하고 신고하거나 상담할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다. 만약 넷 공간이 남자애들의 놀이터 정도가 되지 않으려면 우호적인 온라인 환경이 조성돼야만 한다. '우호적인 환경'이란 여성이 자신의 성별을 숨기지 않고도 자신의 생각을 이야 기 할 수 있는 환경이다.

다음


[ 링크 모음  |  목 차  |  웹마스터   |  과월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