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갖게
된 그 대단한 자만심은 가는 곳 마다 문제를 일으키는데 정작 칸나는 그런 것은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어쨌든 칸나의 최종목표는 사랑하는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인데, 그 부분은 그럭저럭 잘 진행이 되었던 것 같다. 그 남자 특이한 취향이라
뚱뚱했을 때의 칸나도 사랑했지만, 그거야 묻혀진 비밀이고 우리들의 희망사항,
환상 아니겠어? 그녀가 성형수술 해서 자존심을 업그레이드한 끝에 자만심으로
변하지 않았다면 그 남자 사귈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칸나처럼
성형수술이라도 해서 시대가 원하는(!) 미인이 되지 않는다면, 칸나는 무엇이
되었을까?
두 번 물을 것도 없다. 정답은 페미니스트.
못생긴 남자랑은 달라서 못생긴 여자들은 할 수 있는 게 없다. 기본적으로
남들에게 제대로 된 대우를 받을 수가 없다. 특히 남자들에게. 사회 생활에서 겪게
되는 일들의 대부분의 결정권이 있는 남자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가 없다. 면접을
중시하는 일반 회사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사회가 불안해지면 더더욱
그렇다. 이미 전설이 된 IMF. 그 시기 여성 노동자들은 남성들을 위해 회사를
떠나야 했고(그렇다고 해서 집에 들어가서 놀고 먹은 것도 아니다. 또 다른
직장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불안해야 했을 뿐이지.) 여대생들은 취직할 곳이
없어서 백조가 되어갔다. 대부분의 못생긴 여대생들은 '여성 본연의 일'인
'비서직' ( 전문적인 비서업무가 아니라 차접대나 설거지가 주요 업무인)에
채용되기엔 너무나도 심각한 결함 - 작은 키와 무 다리, 처진 뱃살, 째진 눈,
납작한 코 등이 그들의 심각한 결함이다, 어떻게 대부분이 키가 작고 뚱뚱할 수
있는 지 모르겠다. 작다/크다는 상대적인데 말이다. 키 작고 뚱뚱한 사람과 적당한
사람이 약간명 있는 나라는 어디서도 찾아보기는 힘들 거다) -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못 생긴 여자의 대안은 페미니스트, 아니면 성형수술이다. 그나마
가진 돈이 없다면, 대안은 페미니스트 뿐이다. 만약 '일반적으로 못생긴' 당신이
'난 페미니스트 따위는 아닌 걸' 그렇게 수없이 다짐을 하고, 자신을 페미니스트
따위로 규정짓고 싶지 않는다 하여도… 그 불평등에 대해 한마디라도 입에
올리기만 하다면, 바로 당신은 페미니스트가 되는 것이다. 그것은 당신이 원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원해서인 것이다. 못생긴 페미니스트로 취급 받게 되는 그
순간부터 당신이 아무리 결백을 주장해도 믿어주지 않을 것이다. 악마와 내통하는
마녀가 되었을 테니까. 게다가 못생긴 당신에게 세상은 관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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