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대 사건에 관련한 성정치위 2차 자보

 

    인문대 사건과 관련한 성정치위 2차 기획대자보



성폭력, 이제 당신에게 묻는다.

   지난 자보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성폭력 사건의 완전한 해결인가?"에서 우리는 이번 성폭력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 서 드러난 대학본부와 교수사회의 무지와 오만에 대하여 지 적하였다. 그 지적들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그에 앞서 전제되 어야 할 것들이 있었다. 우리가 그 부분을 먼저 지적하고 넘어가지 않음으로 해서, 사람들이 1차 자보 내용에 관한 수 많은 오해를 안고 있는 듯 하다. 따라서, 그 전제들에 대해 서 다시 이야기하고자 하며, 우리의 논점을 정리하려고 한 다.

   분명히 성폭력 사건은 존재했었다.

   분명히 성폭력은 행해졌다. 분명 가해 남학우는 피해 여학 우의 어떠한 동의도 없이 그녀의 성적 자율권을 심각하게 훼손하였다. 따라서 분명 그 여학우의 정신적/물질적 피해는 가해자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 고 징계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던 것은, 징계 자체가 부당하 다거나 정당하다거나 하는 논의를 하고자 했기 때문이 아 니라, 그 사건의 해결과정에서 보여주었던 본부와 대학교수 의 성폭력에 대한 무지, 그리고 정말 '성폭력'을 해결하려는 의지의 부재, 그리고 그러함으로써 성폭력을 바라보는 관점 이 우리와는 현저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분명히 성폭 력은 사회적 성폭력이다. 이는 이러한 폭력이 행해진 당사자 들의 문제임과 동시에 사회구조적인 투쟁, 공동체에 대한 문제제기와 공격을 통해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문제임은 분명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것은 그러한 사회적 성폭력이 누구에 의해서 저질러졌는가이며, 그에게는 그러한 성폭력과 그로 인한 엄청난 피해들에 대해서 1차적인 책임을 질 것이 요구되는 것이다.

   사건 이후에도 지속적이고도 이중 삼중의 피해를 입는 것이 바로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성폭력 사건은 매우 특수하다. 그것이 피해자에게는 엄청난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입힘에도 불구 하고, 그것이 이야기되면 그러한 사회의 시선은 모두 가해자 가 아닌, 피해자에게로 쏠린다. 그것은 다시 피해자에게는 이중 삼중의 폭력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피 해자는 모든 이들을 가해자로 느끼게 될 것이다. 이번 사건 을 공개하게 된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징계에 관한 인문대 공고문이 붙은 상황에서, 사건이 입에 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피해자가 또다시 피해를 입게 될 것이 다. 따라서 사건 공개의 의의는 이번 사건을 명백한 성폭력 사건으로 규정함으로써 피해자의 이중피해로부터 보호하고자 함이다. 또한 이번 사건이 성폭력 사건으로 규정될 수 있는 것 또한 피해자가 그러하게 느꼈기 때문이며, 따라서 더 이 상의 설명이 없어도, 사건에 대해서 궁금해 할 필요도 없이 그것은 성폭력으로 규정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피 해자 중심주의이며, 또한 그러한 피해자 보호의 원칙에 의 해 우리는 피해자와의 합의에 의해 이 사건을 공개했던 것 이며, 피해자와의 자보 내용에 대한 합의를 통해 지난 자 보와 이번 자보를 게시했던 것이다.

   이제, 이 자보를 읽고 있는 당신들에게 질문한다.

   지난 자보가 나간 후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 것 같다. 실질적인 논쟁은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은밀 하게 퍼져있는 반응들은 접하고는 정말 '이 정도일 줄은 몰 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이제는 여전히 보수적인, 그리고 성폭력에 대하여 정말로 성폭력적인 대학사회를 공격하기 위해 당신들에게 질 문하겠다.

   책임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이번 사건을 전해듣고 아마 당신들은 가해자의 징계 수준에 놀란 모양이다. 그가 불쌍하다느니, 한 사람의 인생을 그렇게 망칠 수 있냐느니 하는 반응들은 그러한 생각을 말해준다. 하지만 그러한 반응으로 그치는 것은 여전히 당신은 '사회적 성폭력'에 대한 인식이 없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우리는 그들 의 성폭력 사건의 해결과정을 비판했던 것이고, 그 과정에서 드러난 본부와 교수사회의 성폭력에 대한 엄청난 무지를 비 판했던 것이지 징계 자체에 대한 비판을 한 것이 아니었다. 분명 그러한 비판에 앞서서 대학사회 내에서 성폭력이 행해 졌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며, 또한 그러한 성폭력에는 가 해자의 책임을 분명히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가해자의 책 임을 전제하지 않고서 단지 징계사실로부터 '가해자가 불쌍 하다' 운운하는 것은 가해자의 책임을 은폐하려는 뜻이며, 또한 그 사건으로부터 애써 '성폭력'이라는 사실을 거세하려 는 것에 다름 아니다. 가해자의 책임은 반드시 밝혀져야 하 는 것이다. 진정으로 징계사실에 대하여 논하고자 한다면 주위에서 끊임없이, 그리고 끈질기게 벌어지고 있는 온갖 성 폭력을, 남성의 눈이 아닌 여성의 눈으로 바라보고 당신 개 인과 당신의 집단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성찰해 보라고 권 하고 싶다.

   당신의 이중잣대 - 여전히 성폭력은 인정받을 수 없다! 성폭력은 분명히 상대방의 동의에 근거하지 않은 채 일방적 으로 성적 자율권을 침해한 것을 지칭한다. 그럼에도 불구하 고 당신은 '그 사건이 무슨 일이었길래'를 매우 궁금해한다. 모든 종류의 성폭력 사건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겠지만, 당 신은 세세한 상황과 행위 사실에 대해서 묻는 것이다. 그렇 다면 반문하건대, 그처럼 성폭력의 정도와 단계를 구분하는 것은 철저하게 남성중심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대부 분의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는 남성이라는 현실에서, 성폭력 사건을 바라보는 그러한 관점은 사건을 가해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게 한다. 지난 1학기 때의 실명 공개 사과 논쟁 때 그렇게도 가해자 인권 침해 운운했던 당신은 오히려 그의 변화와 사과, 그리고 앞으로 반성폭력 운동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인정하지도 못하고 그를 용서하지도 못했 던 것이 아닌가. 결국 그를 사회적으로 고립시켰던 것은 당 신들이다. 왜냐하면, 논쟁에 있어서 당신들은 언제나 마치 자신은 이 사회의 성폭력적 구조로부터 자유로운 인간인 양, 객관적인 판단자인 양 행세했었기 때문이다.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와 바로 당신을 끊임없이 분리시켰던 것은 당신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징계에 대한 이야기나 성폭력 사건의 내용에 대한 당신의 관심은 아마도, 당신은 부정하겠지만, 은밀하게는 자신을 대입시켜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만약 그러한 상황이라면', '만약 내가 그랬는 데 이렇게 되었다면... 끔찍하군!' 등의 생각이 들지 않았던 가?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싶다. 당신은 언제나 성폭력을 반 대하고 학칙제정은 되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은연중에 성폭 력이란 그리 대수롭지 않은 일이며, 흔히 일어날 수도 있고 그러한 일은 두 사람이 잘 이야기해서 좋게 좋게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내가 언제나 성폭력을 저지를 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그래도 나는 그렇게까지는 안 한다는 자신감과, 실제 사건의 가해자와는 자신을 애써 분 리시키는 당신의 두려움이 뒤엉켜 버린, 당신의 이중잣대는, 여전히 대학사회 내에서의 사회적인 성폭력의 존재를 인정하 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역시    당신은    가해자의   편이다!!

   역시 당신은 가해자의 편이다. 당신은 지금도 '그래도 피해자 가 너무 한 것 아니냐'며 그녀를 욕하고 있다. 당신의 끈질 긴 가해자에 대한 집념에는 우리도 놀랄 수밖에 없다. 당신 은 결국 계속해서 피해자에게 이중의 피해를 입히고 있으며, 당신은 성폭력의 가해자로서 당당히 서 있다. 당신이 성폭 력으로부터 자유롭다고 생각하지 말자. 여성에 대한 남성의 권력을 기반으로 행해지고 있는 일상에서의 수많은 성폭력 은 바로 당신에 의해서 행해지고 있고, 또한 당신은 언제든 지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 이제 당신의 기득 권을 지키기 위한 그 몸부림을 버리기를 권한다. 당신을 둘 러싸고 있는 환경과 자기 자신에 대해서 진지하게 질문하 고, 진정으로 풍요로운 인간관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무 엇이 올바른지 생각해 보자. 지금은 가해자의 편인 당신에게, 진정한 마음으로, 이번 사건에 제한되지 않는 대학사회의 성 폭력, 아니 자기 자신의 삶과 생활에서의 성폭력에 대하여 주위사람들과 대화하고 논쟁하고 싸우기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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