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영씨 첫번째 글

 

    



『서울대학교 통신 연구회-총학과함께 (go SCCR)』 3468번
제 목:re:3467 선물가게님과 성정치위의 논쟁을 보며
올린이:fourzero(이동영 ) 98/09/17 01:34 읽음: 26 E[7m관련자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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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셔요.
이번 논쟁을 아주 관심있게 보고 있는 사람입니다.
선물가게님의 글을 보니
스스로도 말씀하셨듯이 아주 현실적이고
또 귀담아 들을 만한 내용도 많네요.
"시간과 정도"의 차이가 있더라도
또 생각하는 방법이 조금 다를 수 있더라도
성정치위 분들이나 선물가게님처럼
침묵하지 않고 자신의 주위에서부터 바꿔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희망을 가져도 좋다고 봅니다.


그럼.. 3467 글을 읽고 제게 든 생각을 좀 얘기해 볼까 합니다.

1. 문화가 성폭력의 주범인가

많은 경우 성폭력이 술자리에서 일어난다는 데 저도 동감합니다.
그리고 술 문화가 성폭력 외에도 문제점이 많다는 데도 동감합니다.
그러나 성폭력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술자리를 가지고 가지지 않고가 아니라 남성들이 여성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의 문제가 아닌가요. 선물가게님은 드러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을 규제하는 것을 강조하시지만 공적인 규제가 힘을 미치기 어려운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물론 자세한 규칙을 정하고, 그것을 강력하게 실천해야 한다는 말씀은 적극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본질은 아니라는 것이죠. 성폭력이 근절된다고 더 아름다운 사회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렇죠. 저는 벌받기가 겁나서 성폭력이 근절된 사회는 별로 바라지 않아요. 그런 사회에서는 벌 안받는 성폭력(?)은 더 심해질 것 같기도 하구요. 여성운동이든 무슨 운동이든 결국에는 인간다운 삶을 위한 것이지 성폭력이 악이니까 그것을 없애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좋다는 식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여성운동이나 성폭력근절운동이 다른 무엇을 위해서 희생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전체를 이루는 다같이 중요한 한 부분이라는 것이죠. 마지막에 두가지를 다 잡는 것에 대한 얘기를 하셨는데요... 저는 당연히 두가지가 아니라 수백 수천가지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2. 성정치위는 운동권 편향(?)인가?

운동권 편향이란 말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은데, 다른 적당한 말을 잘 모르겠군요. 예를 들어서 성정치위에서 기지촌의 성폭력 문제를 지적한 것은 민족모순을 얘기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제가 위에서 얘기한대로 규칙보다 남성들이 여성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이 (물론 그 반대도 있지만, 이게 현실적으로 더 문제가 되죠.) 본질적인 문제라는 얘기를 하려고 했던 게 아닐까요. 또 첫번째 대자보에서 권위주의 얘기를 한 것도 성폭력이라는 소재를 빌어 본부를 공격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본부가 이 사건을 다루는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지적하려 했던 것이죠. (저도 잘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긴 하지만요. ^^) 그리고 이번 인문대 사건의 가해자가 과학생회 일꾼이어서 감싸주려고 했다는 것은 오해가 아닌가 싶네요. 저는 그 과랑 상관이 없어서 내막을 전혀 모르지만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또 믿고 싶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성정치위는 간판 내려야죠...

오랜만에 건강하고 힘이 나는 논쟁을 보아서 굉장히 반갑습니다. 성정치위가 너무 추상적이고 어렵게 말한다는 지적, 구체적이고 강력한 규칙이 필요하다는 지적, 학교의 힘을 빌릴 줄 알아야 된다는 지적(학칙제정으로 이해하면 되겠죠), 모두 동감합니다.

그럼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발언하시고 행동하실 것을 기대하면서 이만 줄입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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