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집 이야기, 그 첫번째 -"KOREAN DREAM"


호호 아줌마




    러분 안녕하세요? 정말 오래간만이네요. "우울증"에 관한 글을 올려놓고 중국으로 떠났을 때가 7월 초였는데, 벌써 12월이니 말이에요. 여러분들은 그동안 잘 지냈나요? 저는 여름과 가을을 낯선 타국에서 보내면서 많은 것들을 느끼고 또 배우고 왔어요. 그리고 제목에서 이미 눈치를 챘겠지만, 앞으로 세 번 정도에 걸쳐서 중국에서의 경험을 여러분들과 나누고자 해요. 지금까지의 "호호아줌마"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일텐데, 그래도 괜찮죠?

    늘은 그 첫 번째 이야기인데요. 먼저 여러분들은 "KOREAN DREAM"이라는 제목에서 무엇을 연상할 수 있나요? 70, 80년대 한국 사람들에게는 "AMERICAN DREAM"이 있었죠. 일단 미국에만 가면 뭐든지 해서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 그리고 실제로 엄청났던 미국 이주의 붐. 이것은 당시 한국의 혼란스러운 정세에 대한 일종의 반작용이기도 했죠. 물론 "AMERICAN DREAM"이 몇몇 소수자에게 한정된 백일몽이었다는 것은 금방 탄로 나고 말았지만 말이에요. "KOREAN DREAM"은 어떤가요? 아마 여러분들 중 대다수는 이미 신문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서 조선족의 한국 취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거예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중국을 떠나 한국으로 가고자 하는 조선족들, 그리고 그들이 한국이라는 낯선 곳에 와서 겪는 험난한 이야기들. 우리는 이들을 바라보며 되묻지요. 과연 이들은 "우리 동포"인 것일까, 아니면 그저 돈을 벌러 온 "외국인"인 것일까. 글쎄, 과연 그러한 구분 속에서 생각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어쨌든, 일단 우리 함께 조선족들의 고향인 중국으로 가 보지요.

    가 만 4개월 동안 머물렀던 지역은 중국의 북방 길림성(쉽게 만주벌판을 생각하세요)에 속한 곳으로, 모두 22개의 촌으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22개의 촌은 "진"(한국의 "면" 정도 크기예요)이라는 행정 구역 단위로 묶여 있는데, 그 중 1개만이 조선족 마을이고 나머지 21개는 전부 한족 마을이었죠. 모두다 중국 사람들이니 한데 섞여 사는 경우도 있지만, 이 곳에서 보여지듯이 보통은 민족 별로 갖는 서로 다른 습관 때문에 따로 마을을 꾸리고 살아요. 참고로, 중국 사람들은 모두 56개의 민족 중 한 가지에 속하도록 되어 있어요(우리나라의 호적이라고 할 수 있는 "호구"에는 각 사람의 "민족 성분"이 표시되어 있지요. 한족, 회족, 장족, 조선족 등등). 단일 민족인 우리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바로 이들의 민족 정체성이에요. 한 번 상상해 보세요. 주민등록증 이름 밑에 "조선족" 또는 "장족", "한족"이라고 민족 성분이 적혀 있는 것을 말이에요. 중국 사람들이 자신의 민족 정체성에 대해 얼마나 분명하게 인식할 수밖에 없는지를 알 수 있는 단면이지요. 그런데 중국의 민족 중 90% 이상을 한족이 차지하기 때문에, 나머지 55개의 민족은 "소수민족"이라고 불러요. 당연히 "조선족"도 55개의 소수민족 중 하나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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