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리의 어머니 신지 어머니




- 인생에서 가장 기뻤던 일은 뭐에요?

= 이렇게 생각해 보면, 자식들을 낳았을 때도 기쁨이지만.. 그런 걸 떠나서 그냥 생활 에 있어서의 기쁨을 말해보면, 지금도 생각나는데, 내가 몸이 약하다고 그랬쟎아요. 그래서 일을 하는 것이 너무 버거웠는데, 사람을 써도 힘들고, 애들 빨래가 항상 고민 이었는데, 어느날엔가 우리나라에 세탁기가 나왔드라구요? 또 밥하는 것도 문제였는데 , 언젠가 전자밥통이 나오들라구요? 근데, 어느날인가 이 양반이 이걸 사가지고 오셨 드라구요. 내가 물론 노래는 했지요. 했는데, 그래도 그걸 사다주니까 너무 기쁘고, 너무 좋았어요. 빨래에서 해방된대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 가장 안좋았던 기억은요?

= 안좋았던 건 너무 많다. 특별히 꼽기에는…(어머니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그래도 꼽 자면, 남편이 나에게 실망스러웠던… 왜, 어느 기대치가 있었는데 살다 보니까 너무 기대에 못미쳐서… 난 큰 욕심 없이 먹고 쓰고 잠자는 데 불편함만 없으면, 그냥 소박 하게 사는 사람이거든요. 내가 꾸미는 걸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보석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평범하게 사는거였는데… 그냥 그래(조금 울먹이신다) 남편이 나에게 실망스러웠을 때 내가 정말 이 사람하고 살아야 할까… 우리는 중매결혼이거든요. 교 통이 좋지 못하니까 만난다는 게 쉽지가 않았거든요. 그래서 데이트라는 게 힘들었고 몇 번 만나지도 못했어요. 교회 목사님이 중신을 섰는데, 이 사람이 너무 실망스러운 거야. 그래서 혼자 이불을 뒤집어 쓰고 울고 그랬어. 결혼한 지 한달 일주일 만에 친 정 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 집안이고 이웃에서 그러는 거야. 한달 동안에 사람이 저렇 게 상할 수가 있냐는 거야. 너무 많이 빠졌다. 그래갔구 결혼을 지속해나가야 할까 말 아야 할까. 그게 내 인생에서 가장 속상하고 견디기 힘들었던 기억이야. 그게, 그 냥 반이 술을 좋아하시더라구. 술을 좋아해가지구 근데, 뒤끝이 안좋아. 그 양반이 신앙 생활을 했다고 했었는데, 그게 사실이 아니더라구. 나는 그것만 같이 할 수 있다면 다 른 거에는 하나도 중요성을 안 뒀거든. 그거 하나 믿었는데 그게 무너지니까… 그러다 보니까 첫애기가 잉태된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어쩌겠어요. 성경에도 그렇거든요. 하루에 일곱번 씩 일흔번이라도 용서를 하라고 했어. 그래서 나도 할 수 있는데까지 해 보자. 그래. 그래도 지금은 해결이 됐지. 이제 술마시고 뒤끝은 없어. 자기가 무던 히 노력을 한 거 같애. 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가 방황을 좀 했죠. (사실은 이것 때 문에 신지언니가 인터뷰를 해보자고 부추겼다) 그거가 해결된 것이 얼마 되지 않아.

- 그럼 이제는 친구같이 지내시겠네요?

= 응, 이제는 친구같이 지내. 자기 일은 왠만한 건 다 자기가 처리하고. 아까 말했던 친구같은 부부 있죠. 우리 양반이 육십육세거든요. 지금은 이제 친구같은 부부로 지내 . 나이 먹으니까 제가 자꾸 아파지쟎아요. 그러니까 자기가 어쩔 수 없으니까 부엌에 들어가게 되요. 밥은 내가 준비해도 설거지나 청소는 이제 자기가 해. 그니까, 아가씨 들도 독신을 그렇게 고집할 건 없고, 물론 혼자살기 좋은 나이에는 혼자 살고, 친구가 필요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서로 도움을 주는 사람이 필요하쟎아요. 그 때 결혼하 면 되쟎아요. 우리 친구 딸 하나가 차를 하나 샀대. 그래서 놀면서 사는 게 너무 좋았 나봐 돌아다니구. 그랬는지, 자기한테 결혼하라 소리 하지 말라 그랬대. 자기가 하고 싶을 때 한다고. 그래서 그러라고 그랬대. 부모들이 자식들을 많이 이해하는 편이에요 . 이젠 꼭 때가 됐으니까 가라구 강요하지도 않고. 그 딸도 조금 있으면 자기 혼자 독 립해서 나갈거래..

- 아유, 재밌게 사시네요.

= 내가 재밌게 사는 거에요? 그렇게 살아야죠. 남한테 피해 안주고 나 만족하는 만큼 살면 돼. 난 큰 욕심 없어요.

- 가보고 싶으신 나라 있으세요?

= 나라? 나는 우리나라도 다 구경을 못해봤어요.(여행을 다니고 싶으세요?) 내 소원은 내가 운전을 좀 배워갔고 우리나라 곳곳을 여행했으면 하는데, 그건 이뤄지기 힘든 꿈 인 거 같아. 동해안 쪽에 한 번 관광 갈 기회가 있어서 갔는데 너무나 좋드라구요. 정 동진 그쪽 쯤 되나? 바다하고 길하고 맞닿는 곳 있죠? 거기, 어느 순간 모퉁이를 싹 돌아갔다가 보니 후~ 바다가 싹 펼쳐진거에요. 길하고 맞닿아서… 바다가 하늘같고 하 늘이 바다같고 막 반짝반짝 빛나는데 그냥 탄성이 절로 나오드라구요. 너무 좋았어. 그래서 해외는 나가 본 적도 없지만 나는 우리나라 다 보고 난다면 나가고 싶을 지 모 르겠는데 아직 우리나라도 보고 싶은 게 너무 많으니까….(재차 확인하시는 어머니, " 뭐 도움이 되겠어요?" )

- 그럼요.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특별하게 잘 사는 모습보다는 우리 어머니들이 정말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 실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자신과 비슷한 사람 들이 이렇게 살고 있구나, 서로 배우고 하면서 말이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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