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우리의 어머니 신지 어머니
- 인생 철학같은 거 있으세요? 좌우명이나..
= 난 이제 인생의 황혼길이쟎아요. 늙으면 죽을날 밖에 안남았다고 하는데, 그래도 작
은 소망이 있다면 내가 자식들한테 누를 끼치지 않았으면 좋겠구, 음, 뭐 그정도에요.
보통들 자식들한테 의존해서 살 생각들 하쟎아요. 그러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내가
꾸려나갈 수 있는한 내 생활 내가 꾸려나가고 싶구.. 우리가 늙었을 때, 지금도 늙었
지만, 우리나라에는 실버산업이라는 게 더 잘 되서 그런데 위탁할 수 있지 않을까. 건
강하게 돌아다니면서 살 수 있을 동안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고 싶고… 자식들로부
터 해방됐으니까. 그렇게 잘 살다가 내가 내 생활도 이쁘게 마무리 하고 싶어요. 보통
자식들한테 연연하는데, 난 절대 그러고 싶지 않아. 왜 그런 얘기 있쟎아. 내가 뭐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냐 하는 얘기. 나는 내 삶 살고 지네들은 지네들 삶 살고. 내
의무는 다했으니까 나머지 내 인생은 나 나름대로 부끄럽지 않게 재밌게 살면 되는거
지. 자식들이 들으면 뭐 할지 몰라도, 양로원같은데 있쟎아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거
기에 대해 굉장히 거부감을 갖쟎아요, 난 뭐 거기… 덧붙이면, 시외 나가보면 무덤들
있쟎아요. 물론 살아서 이런 일 저런 일 다 했으니까 죽어서 그 정도 땅을 차지할만하
다는 생각도 들긴 하는데… 그래도 어떤 것은 산 하나를 다 차지하고 있는 것들 있쟎
아. 거기에 나무들이 심겨 있으면 얼마나 예쁠까 하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나는 그런
것도 싫고.. 우리 큰아들한테도 이 다음에 내가 죽거들랑 무덤 만들지 말고 니가 부
모를 갑자기 잃었을 때 아주 없애면 허전한 생각이 들지도 모르니까.. 재로 날려 보내
면 허전할 지도 모르니까, 니가 살아있는 동안만…손주들한테는 절대로 물리지 말아라
그랬어. 우리집 양반한테 그런얘기 했더니, 그런 얘기 해도 좋게 생각을 안해. 옛날
양반이라…
- TV드라마는 보세요? 뭐 좋아하세요?
= 글쎄, 잘 안봐. 채널권을 우리집 양반이 가지고 있으니까(어머, 정말요?) 근데, 난
테레비 같은 거 잘 안보구 뭐 배우는 거 좋아하니까. 아침에도 뭐 배우는 거 있으면
그런 거 볼려구 하지. 남자들은 스포츠, 드라마 같은 거 보드라구. 근데 난 그런 거
안보지. 옛날에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있쟎아 그런 프로를 봤지. 아침에는 뭐 배워주
는 프로가 많드라구. 그런거 한두개씩 보지. (갑자기 걱정이 되시는 듯, "(웹진에)뭐
도움이 좀 되겠어요?" 하신다. )
뭐 인생이 한평생 산다는 게 별 것두 아니구… (그래도 그 때로 돌아가고 싶으시죠?
) 뭐 그런 생각 한다고 해서 돌아가지나. 그런 건 망상이구… 우리 며느리 얻어갔구
한 이야기가 있는데, 사람들은 지금 앞에 인생이 굉장히 긴 것 같구, 결혼 상대 고를
때도 엄청나게 생각을 많이 하고 그러는데 사람이 다 거기서 거기에요. 뭐, 싫지만 않
으면 정들어 가면서 살면 또 배필이 되는거구. 왜, 이십 전에는 굉장히 느리게 가죠?
시간이… 이십대 넘으니까 시간이 걸어가는 거 같앴는데, 사십대에는 시간이 뛰어가구
, 오십이 넘으니까 세월이 이제 날아가 날아가.. 너무 빨리 지나가. 부부간에도 아웅
다웅하면서 살지 말고, 부부간에 왜 싸워도 세상 끝나는 거 같이 절망하고 그러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 그거 못참고 결정내고 그러는 사람들 있쟎아요. 그럴 필요가 없어.
나는 젊은 사람들에게 경험담 같은 걸 얘기하는데 공감을 많이 하더라구요. 부부간의
싸움도 생활의 일부야. 우리가 책 볼 때 책장 넘기듯이 그렇게 그 때는 그것이 엄청
난 일로 받아들여지지만, 세월 지나가면 그것도 삶의 한 부분이야. 거쳐야 할 한 부분
으로 생각하고…(저희 세대에는 이혼률도 높쟎아요) 그게, 이혼을 했다고 해서 그렇게
더 좋은 인생이 펼쳐지는 것도 아니라구. 아무리 연애를 많이 했더라두 과정과정은
다 마찬가지에요. 그 때 잘 넘기는 것이 이기는 삶이지, 거기서 이혼을 한다면 그건
도망가는거지. 부부가 살면서 30년을 살면서 이혼하고 싶고 그랬던 부분이 얼마나 많
았겠어. 나도 많았지. 그치만 그럴 때마다 내가 이혼함으로써 애들 생각을 했어. 그걸
못참겠드라구. 내가 감내하고 사는게 낫지 이담에 애들이 잘못된 인생을 산다구 생각
하니까 난 못하겠드라구. 그래서 애들이 크면 이제, 이혼을 하든 뭘 하든 내 생활을
가져야 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 젊었을 때는 보통 아버지가 권력을 많이 가지다가 나이가 들면 서서히 권력이 어머니
쪽으로 기울기 시작하쟎아요. 자식들도 다 어머니만 찾고…
= 글쎄, 그래서 나도 이제는 이제 와서 또 이혼해봐야 뭐하겠나 하는 생각도 들고. 이
제는 잘해주는데(하하) , 그래서 그냥…
- 지금은 좋으세요? 그래도 채널권은 가져 오셔야 될 것 같은데..
= 에이, 그냥 딴 방에 가서 보면 되는데 뭐. 그리고 시간대도 다르고… 그런 것 같고
괜히 아웅다웅 할 것은 없어요.
- 저희가 질문을 별로 안드려도 말씀을 너무 잘해주셔서..
= 나는 나 나름대로의 철학이라고 해야 되나, 내 스스로 만드는 테두리를 넘지 않고 사
는게 내 주의에요. 주제넘은 짓은 안한다고 해야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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