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뱀맛보기 - 요시모토 바나나

내가 5살때 집에 미친사람이 갑자기 들어와서, 뒤문으로 갑자기 말이야, 그는 뭐라고 종잡을 수 없는 말을 외쳐대며 부엌에 있던 칼로 어머니의 허벅지와 팔을 찌르고 도망가 버렸어. 난 아버지 회사로 전화를 했고, 아버지가 구급차를 부를테니까 기다리라고 말했고, 그러고 나서 구급차가 올 때까지의 시간동안, 어머니가 죽어가는 것을 알고 무서워서, 정말로 무서워서 필사적으로 상처에 손을 대고 지혈을 시키려고 했어. 그 때 나에게 병을 고치는 힘이 있다는 걸 알았지.영화나 만화에서처럼 피가 멈추거나 상처가 없어지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손이 빛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어떤 반응이 느껴졌어. 흘러나오는 피의 양이 줄어드는 느낌이. 곧바로 차가 와서 피투성이의 나와 어머니는 둘다 병원으로 실려갔지. 나는 무서워서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뻣뻣하게 굳어 있었어. 아버지가 달려오고, 경찰이 오고, 그렇지만,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어. 의사가 출혈이 적어서 기적적으로 살았다고 했어. 제대로 지혈도 하지 않았는데 용케도라고 했지

어머니는 쇼크로 한동안 정신이 이상해지고 나는 눈이 안 보이게 되고 , 아버지는 문단속에 병적일 정도로 신경질적이 되어, 우리집은 엉망이었지. 내 눈이 어느날 갑자기 다시 보이기 시작하고, 어머니가 혼자서 집 근처를 걸을수 있게 되고, 아버지가 7개 있는 자물쇠를 전부 잠그지 않고도 안심하고 외출하게되고, 그런식으로 하나씩, 하나씩 회복되기 까지 수년이 걸렸어. 암울한 나날이었지. 하지만 난 그대 생명의 비밀을 알게 되었어. 몸으로 깨달았지, 어머니는 당시 나에게 있어 우러러보이는 우주와 같았어. 아버지와 싸우고 울기도 했지만, 어머니란 입장에서만 나를 대하는 안정된 그 어떤 것이었지. 그렇지만 그날 나는 울며 외쳐대고 도망치는 어머니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점점 <물체>로 변해가는 어머니의 모습을 한꺼번에 보고야 말았지. 영혼이 나는 보고 있지 않는다면 몸은 용기에 지나지 않아. 차를 정비하듯이 몸도 고칠 수 있다고 생각했지. 주의 깊게 바라보면 동네에서도 이제 곧 죽을 사람은 검어.

매일매일 기도했을 뿐이야. 그놈이 차에 치어 죽었으면 하고 말이야. 매일 집 안에서 나쁜일이나 슬픈일이 있을때마다. 그러자 2년째 되는 어느날 저녁, 석양이 밝은쪽을 향해서 앉아 있는데 갑자기 그 소망이 이루어졌다는 걸 알았어. 분명히 알수가 있었어. 아, 이루어지는구나. 내 눈도 나을거야.그렇게 생각했지. 그놈은 죽을거라고. 그로부터 일주일후 뉴스에서 우연히 들었어. 정신이 이상해져서 스스로 트럭에 뛰어들었다고 하더군. 내가 해낸거라고 생각했지. 꼴좋게 됐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세월이 흘러서 어른이 되고나서 내가 한 일의 의미를 알게 되었지. 많은 사람의 병을 고쳐도 한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 점차로 무거운짐이 되었어. 널 사귀고 나서 더더욱 깨닫게 되었지. 나는 누군가를 증오하면 죽일지도 몰라. 그 당시에 자신이 훌륭하게 느껴졌지. 하지만 이건 꾸민 이야기도 아니고, 에도 시대의 신나는 복수극도 아니야. 이 평화로운 일본에서 실제로 나는 죽을 생각이 없는 한 사람의 인생을 끝장내고 말았어. 벌받을 거야, 언젠가 자신이 앙갚음을 당할게 분명해. 그때는 너무나 미운 나머지 그래도 좋다고 결심했었지. 하지만 시간이 .... 시간이 그토록 위대한 것이라는 걸 몰랐어. 아버지와 어머니가 사이 좋게 살고, 나는 눈이 보이게 되어 일하게 되고 너와 알게 되고... 그런날이 온다는 건 당시로선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 모두가 창을 열지 않고 어둠속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있던 당시의 우리집의 상태가 끝이 난다는 것을 절대로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지독했지. 잃을게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주술을 거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어. 자신이 앙갚음 당해도 좋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지금은, 지금은 모든 것이 변했는데 나만이 아직도 두려워하고 있어. 그 남자가 꿈에 나타나곤 하지. 나는 죽이지는 않았는데 넌 죽였어.... 라고 말해. 그말이 맞다고 생각해. 무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