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꿈 속의 강한 여자들
-만화가 이애림씨와 짧은 이야기.



애림 : 초창기에는 뭉크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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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표정한 인물들이 이애림 씨가 아니라면 순순히 아니라고 하겠지만, 왠지 난다는 그 마음을 알 거 같은 생각이 든다. 처음에 그 짧은 인터뷰를 봤을 때 그랬다. 이애림씨를 인터뷰 하겠다고 결심한 것이 그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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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다 : 왜 그랬을까요?
애림 : 근데...우리집이 뭐... 아버지가 딸을 폭행하고, 엄마가 딸을 구타하고...뭐 이런 집은 아니었거든요. 평범한 가정이었거든요. 풍족하지는 않아도 못자란 것은 아 니고. 겉으로 보면 문제는 없었던 거 같거든요. 근데 내 내면에 뭔가 있었던 거 같아 요. 그러니까 좀 불만족스러운, 그런거. 누가 그러더라구요. 원하는 걸 하지 못하는 경우에 많이 꾼다고. 그럴 수도 있겠다, 싶데요. 욕망이나 그런 걸 분출을 못해서 누 구한테 표현도 못하고...이래서 그게 쌓인 거라구...
난다 : 뭘 그렇게 하고 싶었는데요?
애림 : 뭐, 원하는 거 다 하고 싶었죠. 내 맘대로 해본 적은 없거든요. 어떤 부분에서 는 내 맘대로 됐지만 어떤 데서는 안 되고, 그렇자나요. 그런 부분들. 지금도 나는 내 맘대로 안 하면 직성이 안 풀리는 성격이 되었거든요. 고쳐 지겠지만..
난다 : 그림 그리면 어떤 치료 받는 느낌이 들지 않았나요?
애림 : 음...그니까...제가 살았던 곳이 제주도였는데, 어떤 정보나 문화적인 자원을 접할 기회가 별로 없자나요. 만화도 마찬가지고, 영화도 그렇고, 책도 그렇고... 나한 테는 그림이 탈출구가 되었던 거 같애요. 애들하고 말도 잘 안 통했거든요. 성격이 잘 안 맞아서 트러블도 좀 있었고. 늘 왜 애들은 날 이해못할까, 그랬어요. 나중에는 편 하게 지내게 됐지만, 그건 내가 맞춰준 거였지. 또 내 맘대로 하면 안 그렇죠. 어느 순간 내가 맞춰줘야 내가 사는 구나, 하는 걸 깨달은 거 같애요. 성격, 되게 많이 바 뀌었어요. 가능하면 내 생각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맞춰주는 쪽으로. 그러다가... 살이 점점 불고 세월아, 네월아, 아 편하다. 걱정이 없는 사람처럼...하하하
난다 : 저는요... 그 인터뷰를 보고 이 사람 만화를 읽으면 마음이 편해질 거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이애림 씨 책을 찾아 읽게 된 거예요.
애림 : 하하하, 설마. 그런 책 읽으면 마음이 다 괴롭다고 사람들이 그러는데.
난다 : 지금은 편해요?
애림 : 예? 남보다는 그래도... 물론 나도 고민이 다 있지만, 고민이 있다는 건 좋은 거 같구요.
난다 : 어머니가 강한 분이실 거 같아요.
애림 : 아버지는 되게 웃긴 사람이시구요, 나랑 성격도 똑같고. 어머니는 되게 점잖으 시고, 단정하시고, 자기가 아니다 싶은 사람에게는 말도 안 거는 사람. 엄마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은 두 얼굴의 여자. 엄마는 그러지 않으니까. 싫으면 싫다, 표현을 확실 히 하죠. 나도 마찬가지고. 앞에선 웃다가 뒤에선 뒷통수 치는 스타일, 제일 싫어요. 나도 양심에 좀 찔리긴 하지만.
난다 : 만화에 보면 강한 여자가 되게 많이 나오자나요.
애림 : 그게 강한 여잔가? 외면적으로는 그럴 수 있지만, 내가 원하는 건 내면의 강함 인데. 힘이 세거나 잡아먹거나 그런 게 아니라. 어떤 부분에서는 그 여자가 강할 수가 있는데, 어떤 부분에서는 약한 거 같기도 하고.
난다 : 제가 그 여자들이 강하다고 느낀 건, 자기가 원하는 걸 확실히 아니까. 뭘 해 야 하는지도 알고 있고. 그게 나쁜 거든 뭐든. 마치 자기보다 강한 힘이 뒤에 있는 것 처럼.
애림 : 제가 그래요. 그러고 싶어요.
난다 : 여자 캐릭터가 많이 나오자나요. 그런데 재밌는 건, 캐릭터의 대부분이 굉장히 육체적인 여자라는 거예요.
애림 : 아, 관능적인 여자? 난, 전혀 안 그러니까! 색적인 게 거의 없으니까, 나한테 는!
난다 : 아, 제가 육체적이라고 한 거는, 관능적이라는 거 뿐만이 아니라 주로 그 정체 성이 살과 뼈로 이루어졌다는... 드문 예인 거 같애요.
애림 : 그게 제 그림에는 맞거든요.
난다 : 육체적인 여자의 이미지들 가운데, 애기낳는 이미지나 섹스하는 이미지도 자연 스럽게 등장하구요.
애림 : 섹스를 직접적으로 표현한 적은 없어요. 체위가 나온달지 그런 건 없어요. 한 다, 끝났다 이 정도. 삽입의 구체적인 장면이 아니라서 나는 별로 실감은 안 해요. 아 름답게 표현했다고는 못 해도. 동물이나 인간이나 똑같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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