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의 인터뷰이야기



공감회원들과 인터뷰를 하기 전, 달리의 마음은 느긋했다. 인터넷 서핑을 하면, '공감'에 대해서 자료를 얻을 테니까 그걸로 공부해서 공감회원들을 만나면 될 거라고... 그런데 어떤 검색어를 쳐도 '공감'은 나오지 않았다. 약간 당황해서 '빗장을 여는 사람들'을 찾아봤다. 역시... 찾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무슨 무슨 장애인 연합'이라는 이름의 싸이트에서 '공감'을 찾아낼 수도 없었다. 결국 인터뷰 약속 시간이 다 됐고, 여전히 달리는 '공감'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그렇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공감회원분들이 성실하게 인터뷰해주신것에 대해서... 모임의 간사로는 드물게 1급장애인이셨던 박영희씨의 재치에 대해서...

비장애인(일반인 혹은 정상인이라는 편견이 개입된 용어 폐기!)인 달리가 상상해볼 때 장애인이 된다는 것은 확실히 무서운 것이다. 물론 그 외에도 달 리가 무서워하는 것이야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그러나 장애인이 되었을 때를 상상할 때 나를 무섭게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 '한국에서 여성'장애인이 되는 것일 거다. 이 전제 조건이야말로 나의 상상을 무서운 것으로 만드는 원인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한국의 여성장애인'이 어떻길래? 우선, 장애여성의 70~80%가 무직이고 이것은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해서 생긴 결과이다. 그럼 장애여성에게 교육을 제공하는 것으로 문제에 대한 해결을 삼을 수 있는 것일까? 집에서 교육받지 못하는 장애인은 시설에서 받아야 할 텐데 이건 결코 좋은 해결책이 아닐 것이다.

우리 사회는 장애인들을 절대 비장애인들과 같이 배우지 못하게 하니까, 장애인수용시설은 기본적으로 장애인을 사회로부터 격리한다는 개념에 입각해있다. 물론 모든 시설들이 다 에바다농아원 같지는 않지만, 적어도 이러한 장애인 격리가 에바다 사건을 가능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 거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시설들은 확실히 열악하고 게다가 보호를 위장한 사회로부터의 격리 때문에 시설 내에서 일어나는 일은 외부에 노출되기가 매우 힘들다. 그것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솔직히 시설에서 여성장애인들에게 가해지는 무서운 사례들을 나는 지금 떠올리곤 있지만, 뭐 그걸 열거하는 건 별로 발전적이지 않은 것 같아 그만두고 만다. 게다가 많은 경우 가해자인 '일반인 혹은 정상인'들의 강력한 반박으로 쉽게 부인되는 것들이니 내가 하는 말이 힘을 얻기도 힘들고...

후우~ 달리가 무서워하는 건 어쩌면 시설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시설은 하나의 상징일뿐, 역시 한국에서 여성장애인으로 산다는 것 자체가 무서운게 아닐까? 달리의 두려움이 뭔가 명확하지 않은 것은 여성장애인에 대한 모든 정보가 어둠속에 있다는 것과 닮은꼴이다. 현재 여성장애인이 몇몇인지, 어떻게 교육받고 있는지, 여성장애인 상담중 30%가 성폭력 상담이라는데 실제 성폭력은 얼마나 많이 일어나고 있는지 등 어떤 정보에도 우리 사회는 정확한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는 상태다.

그러나! 달리는 너무 지나치게 겁을 먹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공감회원들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그들은 자신의 아픔을 성찰하지만 절망하지도 않았고, 더욱이 비난받아야 할 대상이 사회이지 그들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명백히 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글을 쓰면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사회에 내고 있는 것이다. 공감인터뷰를 하기 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장애여성들의 목소리를 사회에서 듣기는 너무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공감의 목소리는 분명 의미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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