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방궁 종묘점거 프로젝트가
전주 이씨 종약원을 상대로 한 재판에서 패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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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기사
‘아방궁 전시회’ 예술가들 패소…법원 “유림 방해 증거없다”
[사회] 2002년 09월 17일 (화) 18:18
유림들의 반대 때문에 행위예술 공연을 저지당한 페미니스트 예술가들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며 소송을 냈으나 법리적인 이유로 싱겁게 패소했다.
서울지법 민사27단독 이영한(李暎翰) 판사는 17일 “물리력을 행사해 ‘아방궁(아름답고 방자한 자궁) 종묘 점거 프로젝트’란 제목의 전시회를 방해했다”며 곽모씨 등 8명이 전주이씨 대동종약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 판사는 “아방궁 프로젝트를 둘러싸고 양측간 실랑이가 벌어진 것은사실이지만 법인인 대동종약원의 대표자가 회원들에게 행사 방해를 적극적으로 지시했다고 볼 증거가 없는 만큼 대동종약원측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따라서 유림들의 행위예술 저지 행위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인지 여부 등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곽씨 등은 2000년 9월 서울 종로4가 종묘공원내에서 ‘유교문화의 엄숙주의를 벗겨낸다’는 취지로 여성의 몸을 형상화한 조형물들의 전시와 자궁모양 터널을 빠져나오는 퍼포먼스 등을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주이씨 종친회와 유림들이 “신성한 종묘를 모독하는 행위”라며 행사를 방해하는 바람에 결국 무산되자 4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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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김`은 재판을 준비하면서
예술표현의 자유. 성폭력 적 언어에 대한 명예훼손,행사 무산에 대한 손해 배상 등 많은 것을 준비하였지만 종약원 측에서는 그 자리에서 했던 모든 행위 자체를 부정하고 심지어 그 자리에 없었다, 뺏지도 우리 뺏지가 아니다 로 일관하였기 때문에 재판과정은 단순해져 버렸습니다.
그날 행사저지를 한 그들의 행위만 입증하면 되는...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준비를 무색해하며 당연히
이긴 재판인 줄로 알고 있었습니다.
중간에 중재위원회가 열렸는데(미국의 배심원 제도 같은) 중재위원들도 이렇게 증거가 명백한데 `무조건 아무 짓도 안 했다`로 일관하면 되느냐며 일단 사과하고 판결까지 안가는 쪽으로 하라며
종약원 측 변호사를 설득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들의 폭력적인 가부장이데올로기에 비겁함까지 보태진 이번 재판과정에 분노합니다. 우리는 당연히 항소할 것입니다.
판결 이유가 증거불충분이기 때문에(그 많은 신문기사는 조작이라는 말입니까?) 우선 치밀하게 증거를 더 확보할 것이지만 재판이 법만이 좌우하는 게 아니라 이데올로기, 권력, 숫자 등 여러 구조의 결과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지난한 과정이 예정되어 있지만
물러설 수 없음을 절감합니다.
여담으로
처음 이 사건을 맡았던 판사는 전주 이씨 성을 가진 사람으로 스스로 권한을 포기하고 다음 판사에게 이 일을 넘겼습니다. 이번 판결을 한 판사는 전주 이씨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역시 이씨 성을 가진 70년 생의 젊은 사람. 500 만 명이 넘는다는 전주 이씨 종친회를 감당하기는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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