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 번 글: 뱀꿈은 성을 상징하는가? 에구에구~ |
| 글쓴이: 툴툴이 |
글쓴날: 2000년 10월 09일 19시 08분 |
읽은수: 2921 |
이번호에 꿈이야기가 나와서 생각난 내 꿈얘길 하려고 한다.
이 년전쯤에 나는 꿈을 하나 꾸었다.
꿈속의 나는 어느 막힌 넓은 공간 속에 서 있었다.
그리고 내 주위에는 맙소사!- 갖가지 색깔의 커다랗고 굵직한 온갖 뱀들이(정말 엄청난 슈퍼급 뱀들이었다) 스스스 꿈틀대며 돌아다니고 있었었다. 한마디로 뱀들의 천국!
나는 너무나 소름이 끼치고 무서워서 떨기만 할 뿐, 아예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 움직이질 못했다.
한발자국이라도 잘못 움직였다간 뱀들이 내 몸을 칭칭 감고 물어뜯어 버릴 것만 같은 공포 때문이었다.
이튿날 아침, 나는 지난밤의 꿈얘길 식구들한테 했다.
좀처럼 꿈꾸는 일이 없었던 나는 큰 동물들이 잔뜩 나온 생생한 꿈을 꾸었으니, 뭔가 혹시 길몽이 아닐까 하고 내심 기대하며 떠벌댔다. 복권을 사둘 것도 고려해 보면서.
식구들은 뭔가 아는듯한 묘한 눈빛이면서도 길몽이 아니냐고 자꾸 묻는 내 말에 뭐라고 딱히 대꾸하지도 않았다.
그 날, 학교에서 친구에게 꿈얘길 했더니 그 애는 대뜸 말했다.
"뱀은 남자의 성기를 상징한다는데..."
그 순간 나는 뒤통수를 으악, 나 죽는다 퍽퍽퍽 얻어맞은듯한 기분이 들었다.
- 세상에! 그럼 내가 남자에 껄떡껄떡 환장해서 그런 꿈을 꿨단 말이야? 말도 안돼. 난 남자한테 별 관심도 없는데. 밝힘증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내가 섹스해본 경험이 있느냐면 것도 아니고. 이게 뭐야 대체! ...뭐야, 그럼 식구들의 그 눈빛은 다 알고 있었다는 건가? 어떡하냐. 아빠까지 있었는데. 제기랄, 창피해 죽겠다! -
그냥 뱀이 나온게 아닐까 생각도 해봤지만 그게 무슨 소용.
식구들이나 친구는 그런 식으로 생각을 했을텐데.
만약 친구의 해몽(?)이 맞다면 무의식적으로 내가 남자를 원했다는 뜻일까.
어쨌거나 의식적으로는 남자를 원하거나 관심을 가진적이 없었는데 말이다. 오히려 피하면 피했지.
그 창피함 때문인지 이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난 그 꿈을 잘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도 궁금하다.
과연 그게 성적인것을 상징하는 꿈이었는지.
쳇. 그냥 뱀꿈일수도 있잖아? 으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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