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스물하고 여섯이다..그리 적지도 많지도 않은 느낌을 가진 나이..하긴 산 날보다 살 날이 많이 남은 것 같긴 하지만.. 그건 그리 위안이 되는 건 아니다... 존재자체보단 어떻게 존재하느냐가 내겐 더 중요하니까...
나의 엄마는 정말 싫어하는 내 모습... 점점 담배만 늘어간다.. 이젠 이 땅 코리아에 사는 내가 스물 여섯해 동안 적응이 되어 그럭저럭 살기는 하는데...씁슬한 감정은 어쩔 수 없나부다..
그동안은 이노무 세상에 어떻게든 적응하고 살아 볼라꼬... 부던히도 나 나름대로는 몸부림치면서 살아 온 것 같다... 그 스스로의 노력에 자위 할 수 있을 만큼만....
결국은 내게도 문제는 있었겠지만.. 이노무 세상은 넘어서지 못할 것 같은 벽처럼 내 앞에 서 있었다.. 뚫고 가야지 뚫고 가야지 하고 부딪쳤을때 내게 돌아온것은 좌절감과 자괴감이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없었다... 몇해전인가.. 그 문제의 핵심과 마주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내가 지독하리만치 여성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건 사회문화적인 관점에서 여성적이라는 것과는 매우 다른 것이었다.. 나의 그 지독한 세계관이 문제였던 것이다.. 그 엄청난 문제의 핵심에 다다른 난 어떻게 헤쳐나갈지 막막하기 그지 없었다... 그 세계관에 기인한 나의 행동들은 현실에서는 무지막지 참혹스럽게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나는 어떤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무력감으로 잠수해 버렸다..
지금 난 그 깊은 물속에서 다시 수면으로 올라가려 하고 있다..나란 놈도 결국은 다른 인간들처럼 물위의 공기를 호흡해야만 살 수 있으므로..결국 자위행위같은 위안이 될 뿐이지만..그래도 나는 인간답게 살고 싶다.. 그런데... 아직 그 물속에는 나와는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수많은 존재들이 숨막혀 하고 있다..그 중엔 인간답게 살기를 포기한 족속들도 있고.. 도저히 혼자서는 그 깊은 압력을 빠져나올 것 같지 않은 소수족들도 있다.. 그들을 그 곳에 남겨둔채 나홀로 자위행위를 하는 것은 나에겐 더없이 서글픈 일이다.. 그들과 함께 수면위로 올라갈 힘이 과연 내게 있는 것일까? 나하나로도 벅찬데...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그래도 절대루 포기해서는 안 될 것만 같다... 설혹 같이 죽게 되더라도....설마 죽기야 하겠어? 하는 오기를 부려보긴 하지만...
지랄맞은...누군가 수면위에서 손을 내밀어 주기를 기대하지도 않겠다.. 그러나.. 누군가 손을 내밀어 준다면.. 덥썩 잡아버릴 것 같다.. 수면의 경계선에서.. 다시 망설이긴 하겠지만...
그러나 가끔 그 깊은 수면아래로 잠수할 때의 어둡고 차가움이 그리워 지기도 한다.. 엄마 뱃 속에 있을때, 그 어두움과 비슷해서 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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