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한 글입니다.
마키아벨리, 도구적 이성... 어디서많이 들어본 말들이죠?
물론 우리네 말하고 글쓰기가 나름의 뿌리와 줄거리를 가지고 있는 말씀씀이(담론,discourse)를 벗어날수는 없지만 저의 글은 지극히 틀안에 있는 '안정빵' 만점의 글입니다. 항상 그들의 용어로 그들을 비판하기 때문에 별반 씹힐 염려 없고 그러기에 용기백백 기고만장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만큼 그 글안에는 글의 맥락을 빼곤 '저'라는 사람이 없습니다. 또 벌써 항간에 떠도는 용어를 쓰는지라 귀에는 쏙 들어와도 그리고 이해는 쉬워도 마음속 깊은 곳을 드러내는 선혈낭자한 신선미가 없습니다. 그러니 늘 글쓴이는 세상에 드러나지 않채 바라만 보는 지라 음란할 수 밖에 없습니다. 글쓴이가 무얼 생각하는지 모르기에 늘 읽는 사람은 두려워하고(논지에 두려워하기보다...) 글쓴이는 글쓰는데로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추어 어조를 달리할 수 있답니다.
물론 저자신의 도덕성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럴수 있을때까지 무척 많은 시간을 보내야 되었죠)
진정한 좋은 글은 글쓴이 자신을 드러내는 글이랍니다. 저도 게시판에 글을 3년째 쓰고 있지만 지금까지 들은 평은 '현란하다, 논리적이다, 어렵하다'라는 평은 있어도 '감동적이다. 좋아한다'라는 식의 말은 듣지는 못했습니다. 모두다 저의 영혼을 숨기면서 쓰기때문이죠.
제가 이게시판에서 가장 좋아하는 필자의 글쓰기는 별족님의 고발성 글입니다. 님은 날카로움도 가지고 있지만 동싱에 인간다움이 묻어납니다. 글을 읽다보면 완현히 그의 어조가 전달해 옵니다. 목청을 돋구어 눈을 아래에서 위로 치켜뜨며 말하는 모습..흥분할 수 있다는 것은 아직도 따스한 피가 흐른다는 이야기죠..
저는... 그러지 못합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영악한 서울내기이기도 하지만 언제부턴가 익숙한 일이란 단칼에 남의 약점을 도려내는 매정한인지라... 되려 그런 별족 님의 글을보며 쓴웃음을지을때가 많죠. 하지만 인간적이지 못하기에 저는 동지가 그리 많지 않답니다. 가장 변절키 쉬운 엘리트주의잡니다. 영악함으로 쉬이 게으름 (땡땡이!!!)을 피우고...
그게 접니다. 저의 글이 어렵다고 기 죽을 필요없답니다. 그렇게 밖에 쓰지 못해서도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기죽으라는 의미도 담겨 있어요. ^ ^ ... 하긴 처음부터 이러자고 그런 작법을 익힌것은 아닌데...그들의 용어로 가장 효과적으로 논박하고자 익힌건데.. 스스로가 함정에 빠져든듣 싶습니다.
지금은 그렇군요. 이제 그런 담론의 언저리에서 나오자! 나를 생생한 나를 드러내 갈기갈기 찍기더라도 나를 느끼며 글을쓰자.수학공식마냥 면밀하게 계획된 글이아닌 다소 투박하더라도 살색의 피가 아래 흐르는 글을...^ ^
토요일 저녁 ... 전산실에서 맘이 답답해 달딸에 들어왔는데 결국 푸념, 넋두리를 하게 되는군요...^ ^
(딸기씨 어투로) 새로운 글쓰기로 전환하기위한 자기성찰의 일면이겠죠?!
(헤마씨 어투로) 모든 살아있는것은 상채기가 있다고 공지영씨는 말했습니다.
(나의 말버릇으로...) 그럼
이제 저를 드러내고 읽고 쓰고 말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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