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무슨 팬이라는 분이 쓰신 글을 보고 몇자 적어봅니다.
여성 민우회에서 그런 이야기를 한게 사실인가요?
전 금시초문인데...
어쨌든... 민우회에서도 매매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니
반갑기 그지 없네요...
흠흠... 각설하고...
아래 글을 보면서 기억에 남는 두 문장이 있는데...
제 기억이 맞다면...
하나는...
"일단 구덩이에서 건질 사람이라도 먼저 건져보자..." 였고,
또 다른 하나는...
"자꾸 터지는 인권유린과 내 동생같은 여자들이 인신매매로..."
였습니다.
말꼬리 잡는 것 같아서 좀 죄송스럽지만...
이 두 문장에 계속 눈에 밟히네요...
음...
일단 구덩이에서 건질 사람이란 누구를 말씀하신건지 궁금하네
요... 아마 미성년자를 말씀하신 것 같은데... 맞나요?
전에 김강자 서장 일이 있을 때 성명서를 쓴 적이 있었어요.
미성년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그리고 일부 지역만을 대상으로 하는 단속은 의미가 없다, 매매춘은 성별화된 폭력이지 연령에 따라 판단 기준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뭐 그런 식의...
쓰고 나서 고민이 되었던 것이...
왜 미성년자의 매매춘이 문제가 될까 였어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데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그래서... 논문을 찾아보고, 신문을 뒤져봤지만...
19세 미성년자의 매매춘과 20세 성인 여성의 매매춘이 뭐가 다른 것인지 저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거든요...
뭐가 다르죠??? 궁금궁금...
저는 기지촌 여성운동을 9년째 하고 있지만, 모르는게 너무나
많답니다...
왜 미성년자를 '일단' 구해내야 되는거죠?
둘다 같이 해결할 방법이 없나요? 정말로?
미성년자만을 '구출'함으로써, 성인 매춘여성들의 매춘 유입이
증가하고 탈매춘이 더 요원해짐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해야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정말 궁금한게 너무 많아요...
아... 어쩌면 두번째 문장이 답이 될 수도 있겠네요...
내 동생같은 여자들...
그쵸... 동생은 구해야죠...
언니, 오빠가 품안에 두고 잘 보살펴야죠... 당연하죠...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한 동생은 잘 보호해야죠...
그 대신에 제 발로 걸어들어가서 닳고 닳은 여자들이 좀
고생하겠지만... 뭐 그건 내가 신경쓸 일이 아니죠...
요즘같은 세상에 여자들이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일을
택했으니 스스로 책임을 져야죠...
순진해서 아무 것도 모르고 인신매매 당해서 그런데 들어간 우리 동생들이랑은 질적으로 다르니까요...
후...
김강자 서장님이 택한 방법이 차선책이라고 말씀하셨지만...
그건 결코 해결책이 아니었어요...
그때 성명서에서도 예상했었지만...
미성년자 매매춘이 더 음성화되고, 전화방이나 인터넷을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매매춘이 확산되고있다는 사실은 언론을 통해서 들으셨겠죠?
미성년자 매매춘에 대한 문제의식이 사회적으로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은, 여성주의적 관점이 먹혀들었기 때문이 아니라, 가부장제의 또 다른 모습인 '가족주의'에 호소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춘이 존재하는 한, 여성에 대한 상품화는 계속될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미성년자 여성 역시 예외일 수 없습니다.
진정 동생같은 여자들이 걱정이 된다면, 모든 형태의 매매춘
근절을 위해 노력하시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보지도 않고 차선책만을 찾습니까?
같이 해봐요... 할 수 있어요...
덧붙임 :
지난 3월 여성대회때 생각이 나네요...
김강자 서장님이 상을 받는 것을 보고 기분이 좀...
행사가 끝나고 나서, 그 분이 상장과 꽃다발을 들고 저희 앞을 지나가면서 인사를 하시더라구요...
그 바로 몇분전에 저희들은 의정부 기지촌에서 미군에게 살해당한 68세 매춘여성의 사건을 듣고 의논하고 있었거든요...
갈비뼈가 모두 부러질 정도로 폭행을 당한... 청각장애인이었던... 돌아가시기 2주전에 한국전쟁때 헤어졌던 가족을 찾게 되셨던... 돌아가시지 않았다면 바로 다음주에 생활보호대상자가
되셨을... 그래서 더이상 매춘을 하지 않으셔도 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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