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습니다. 저는 여성운동진영에 대해 약간의 편견을 갖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행간의 의미보다 어구나 자구에 심하게 매달린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딴지걸기로 이해된다고 생각한 것은 두가지 글 때문입니다. 첫째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느낀다고 했던 제 글에 대한 별족님의 글 전체(특히 물타기...에서) 두번째로는 제 글이 심하게 오해되어 저와 전혀 입장이 다른 사람의 글이 제 글과 동일시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당분간 다른 분들의 입장을 조금 기다려보고 이런저런 생각들을 보고 싶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립니다. 저는 지금의 운동에 딴지걸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제 첫번째 글에서도 이미 밝혔지만 저는 함께쓰기운동이 유의미하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저는 한가지의 한계점과 한가지의 혐의에 대한 제 입장을 밝혔을 뿐입니다. 운동은 여러가지 방식이 가능하다는 점을 언급한 부분 - 혹시라도 오해하시는 분이 계신다면 - 보셨으면 좋겠구요, 제가 의사소통이 어렵다고 한 것은 단지 말이 안통해 지친다는 의미가 아니라 서로가 살고 있는 사회적 환경(性적 경험의 환경을 포함하여)이 다르기 때문에 사물을 보는 관점에 있어 소통의 어려움을 언급한 것입니다. 물론 남자들 중에도 이런 어려움을 그다지 호소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 것 같지만, 최소한 저는 그렇습니다. 우리의 대화지점은 여기라고 생각합니다.
사족입니다.(사족이 더 길겠네요) 역시 비판받을 지 모르는 제 생각 한가지를 늘어놓겠습니다. 저는 성장하며 겪게 되는 성적, 여타 사회적 경험의 차이는 일정하게 건너기 어려운 간극을 만들고 이것이 남자들에게 페미니스트가 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게 만들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물론 '거의'입니다. '완전히'가 아니라.(이런 것은 기회주의적 글쓰기의 전형?) 자본가가 노동자에 비해 사회주의자가 되기 힘든 것처럼. 사실은 이보다 더 어렵죠.(이 말도 또 오해의 소지가 있나요) 하지만 페미니즘이 사회적 억압에 대항하여 이런 억압을 해체하기 위한 하나의 진보적인 사회운동이라면 저는 그것에 반대할 아무런 이유도 없으며, 사실은 가능한 지원을 보태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외부에서 가능할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모든 입장에 대해 반대합니다.(제가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은 바로 앞의 문장 정도로 그치겠습니다) 그리고 현재에 있어서 그것은 제게 있어서는 최대치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언제나 제게 남은 과정은 역동적이겠지요.
제 논의가 단순한 딴지걸기가 아니라고 생각된다면 논의는 보다 진지하고 완전한 독해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까는 것은 좋습니다. 사실 한두번 까여본 것도 아니고. 하지만 깔려면 꼼짝 못하게 까고, 그렇게 까여졌으면 좋겠습니다. 재언님 리플에서 이미 얘기했지만 저는 노동운동에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곳에서의 저의 논의수준은 매우 낮고 여성운동에 대해서도 많은 오해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점 부인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설득이나 오해에 대한 정정도 쉽쟎아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최소한 설득될, 그리고 정정될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요.
제가 딴지 건다고 느꼈던 생각이 제 편견에 의한 완전한 오해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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