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7 번 글의 답장글: RE: 음...'부모성 함께쓰기'와 '근본적인 성의 폐지'라... |
| 글쓴이: leng |
글쓴날: 2000년 05월 22일 10시 06분 |
읽은수: 889 |
님의 의견 잘 들었습니다. 우선 다른 분들의 참여를 환영합니다. 그리고 님의 견해 중 반동에 관한 문제는... 사실 제 주장 중 가장 설득력이 약한 부분이라는 것 동의합니다. 저도 그것이 운동의 방식에서 적절한 것인가 고민하고 있거든요. 진보/보수의 대립구도조차 사실상 희박한 사회에서 이런 주장이 최소한 (제 주장대로 하더라도) 진보적인 세력을 묶어낼 수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대단히 미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점에서는 함께쓰기 운동이 좀 더 포괄적일 수도 있다는 점을 간단히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주장을 올린 것은 아직 성폐지운동이라고 할 수 있는 활동을 하지 못하는 저의 한계가 사실은 보다 자유롭게 글을 쓰도록 만들었는 지도 모릅니다. 논의의 개방성 정도로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책임감이 좀 없는 글쓰기인가요? 좀 그런 것도 같네요) 제 생각이 무리였는지 곰곰히 생각해볼께요.
바뜨,
처음 부분은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미시적인 영역에 대한 간과에서 이런 주장을 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는 보다 포괄적인 주장으로 이해하셨으면 좋겠구요, 이는 여성차별이라는 사회적 현상을 다른 차별적 영역과 연결시킬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 또 이 부분을 개괄적으로 쓰기는 좀 힘이 부치네요.
제가 쓴 글들에 관한 가장 많은 오해는 유감스럽게도 제 글들이 함께 쓰기 운동에 대한 반대를 위한 고상한 딴지걸기 정도로 이해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제겐 매우 당황스럽고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는데, 사실은 그런 오해를 접하게 되며 글쓰기에 기운을 잃어버렸습니다. 다양한 논의의 활성화라는 것이 페미니즘의 영역에서는 불가능한 것인가라는 생각마저...(사실은 이렇게 말하면 무지 욕먹을 것 같기는 한데) 저는 말의 효과를 중시하는 편입니다. 뭐 그렇다고 말의 효과를 대단하게 생각하는 편은 아니지만. 68년 5월 혁명이 푸코의 생각에 일대 전환을 가져온 것처럼, 말이나 논쟁보다는 사회적, 물적 실천과 역사적 사건이 보다 중요한 것이겠지만.
어쨌거나 저의 주장이 매우 보수적인 내지는 반동적 효과로 귀결된다면 그것은 개인적으로도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여기서의 전개는 그런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밝혀두기로 하지요. 저는 姓의 현재적 중요성(성적 투쟁의 공간으로서, 계급적 투쟁의 공간으로서)을 무시해서 이런 주장들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그냥 별 것 아닌 姓 그냥 없애버리는 게 낫겠네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이 점만은 오해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
: 지식없는 제가 이런 복잡미묘(?)한 문제에 감히 입을 들이대도
: 될랑가 모르겠네요...^^;
:
: 세분(leng님에게서 비롯되어 유재언님과 별족님으로 전개된..)의
: 입장을 모두 읽어보니...
: 머리 아프네요..^^;
:
: 자기가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장황설을 늘어놀 순 없는법..
:
: 간단히 제 사견을 말씀드리겠다는 입장에 대한 변명임다..
:
: 결론부텀 말씀드리고 시작하죠...
: 별족님의 의견에 전폭적으로 공감합니다.
:
: 성씨 속에 숨겨진 더 포괄적인 권력에 대한 leng님의 지적...
: 충분히 공감하고 남음이 있습니다.
:
: 바.뜨.그.러.나...
: 그런 더 크고 더 포괄적인 권력에 대한 문제에만 초점을
: 맞추고 보다 작다고 여기시는 문제(이렇게 말씀드리면
: 여성차별은 권력에 의한 모든 차별중 한 일부의 형태로만
: 인식하게 될 위험이 있네요..물론 원론적으로는 모두 '차별'
: 이라는 범주안에 들어가겠지만, 그것을 일반인들이 인식하는
: 문제에 있어서는 상당히 양상이 다르지 않을까요?)는 무시하고
: 그냥 묻어버린다면, '부계성씨의 사용으로 여성이 어떻게
: 차별을 받았는지', '호주제와의 연결고리는 어떻게 이루어져
: 있는지의 문제들이 인식되지 못하고 조용히 그냥 '덮여져'
: 버리게 되지는 않을까요? 인식하지 못했던 불찰...이로인해
: 님께서 걱정하시듯이 나중엔 오히려 같은 문제가 또다시
: 발생하진 않을거라 생각하시는지요?
:
: 또한가지는 반동에 관한 문제인데...
: leng님께서 전망하시기에 지지세력이 그다지 많지 않음으로
: 성폐지가 양성함께쓰기보다 과격하다는 주장은 효력이 없다
: 라고 하신 것으로 아는데요...이는 상당히 통계적(내지는
: 수치기반?)인 생각일 뿐인 것 같고...제 좁은 식견으로 볼 때
: 일반인들이 느끼기에 더 파격적이고 반동이 심하게 나타날
: 거라고 생각되눈군요. 무슨 근거에서냐구요? 제가 '일반인'
: 이니까요!^^; 특히 한국의 경직된 환경에서 그런 충격은
: '의식의 일대 개혁'보단 '진보의식의 원천봉쇄'라는 결과를
: 초래할까 두렵습니다. 수구언론의 전통적 냄비근성을 무기로,
: 어용학자들의 곰팡내나는 논리를 근거로, 기다렸단 듯이
: 대대적인 마녀사냥식 공세를 펴지 않을까 하는 거지요. 너무
: 심한 비약인가요? 그치만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이
: 사회가 상식이 통하는 사회던가요?
:
: 이런 뜻에서, 종국에는 성의 폐지로 가는 쪽이 바람직하다
: 하더라도, 최소한 그 과도기적 형태로서의 양성사용에
: 유의미성을 부여한다면...음..양성쓰기를 폄하하는 행위가
: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들지만, '그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 있지 않은가 감히 생각해 봅니다. 물론 부모성 함께쓰기의
: 값어치는 그 뿐이 아닙니다. 말씀드렸다시피 '그것만 고려
: 하더라도' 그만한 가치가 있지 않나 하는거지요.
:
: 세분께서는 각자 입장을 정리하신 듯 하고...
: 제가 감히(^^;) 누굴 설득하고자 썼다기보단, 제 입장을
: 스스로 정리도 좀 하고(성폐지 운동도 있다는 얘긴 오늘
: 첨 알아서리..좀 충격 먹었슴다..), 세분의 견해차에 대해서
: 가능하다면(^^;) 조율도 좀 할 수 있을까..싶어서 적어
: 봤습니다.(이거 또한 장황한 졸필에 대한 변명임다..)
:
: 실례했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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