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들어오지 못했는데 마침 하늘님의 답변이 있군요. 논의가 이미 몇번 더 왔다갔다한 것 같
아서 뒷북치는 감이 없지 않으나(-_-;) 그래도 논쟁의 즐거움을 놓질 수 없고 몇가지 질문거리도 있어
서 다시 한 번 열화와 같은 답변 및 질문을 하겠습니다.
1.딸기님과 헤마님의 답변을 보고 두분다 여성문제를 바라보며 갖는 태도는 달랐지만 '전근대적인 남성중심의 조직사회'인 우리사회에 막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계시고 있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턱 하니 간략히 말한다면 구조에 종속되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한국사회에 대해 막대한 부담감을 갖는 것이 어떻게 구조에 종속되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앞의 문장과 뒤의 문장은 '턱 하니 간략히 말한다면'으로 연결될 어떠한 껀덕지도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은데요. 솔직히 구조에 종속된다는 것이 님의 context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 건지 상당히 모호하지만, 어쨌든 대충 그건 나쁜 것인 거 같으니까 '구조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사회에 대해 막대한 부담감을 갖지 않는 것이 좋겠군요. 나는 한국사회에 대해 막대한 부담감을 갖지 않고 있는 사람들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아직 사회가 어떻게 생겨먹은 지 모르는 '유치원생들과 국민학생들'이 그들이지요. 혹은 전노씨가 감옥에 가든 말든, 나라가 망하든 말든, 노동자들이 착취를 당하든 말든 상관 없이 배를 불리기에 급급한 몇 사람의 자본가들도 있겠군요.
2. 결과 나타난 님들의 태도도 딸기님의 경우 외부세계와 대화 가능성을 닫아버린(자신의 기준에 의거 정한 태도에서만 대화기회를 제한한) 당구공같이 부딪치면 튀어버리는 태도나 헤마님의 경우처럼 구조의 무거움에 어쩔줄을 몰라 진동,소요하는(이것을 행위자의 역동성으로 오인하는-단지 구조속에 매몰되어 우왕좌왕하는 일에 지나지않는 일이라 여겨지는데) 그래서 슬퍼하는 태도가 보여집니다.
딸기의 경우는 딸기가 뤼를 단 것 같으니 제 경우에 관한 님의 코멘트에 대해서만 말해보겠습니다. 저는 행위자의 역동성과 구조의 무거움에 단지 진동, 소요하기만 하는 행동을 어떻게 구별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님이 그렇게 주장하시는 구성주의적 관점에서 본다라면 그러한 행위들은 모두 context 속에서 이해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러니까, 님이 만약 저의 우왕좌왕 혹은 다른 시도들을 진동/소요라고 단정짓기 위해서는 앞뒤맥락에 대한 님의 이해 역시 글에 보여져야 할 것 같은데요. 앞뒤 맥락은 커녕 구체적인 부분에 대한 언급도 없이 싸잡아서 모두를 진동/소요라고 말씀하시는 건 좀 '반'구성주의적인 태도 아닐까요?
3. 아뭏든, 저는 님의 글을 분석한 결과 님들이 구조의 강렬한 인상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었으며 이를 구성주의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함께 극복하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저의 문제제기에 당장 딸기님과 헤마님은 발끈 할 것입니다. 딸기님은 예하 '구체적인 실례를 들라'고 할것이며 헤마님은 '당신 페미니즘의 성격을 오해하고 있는거지'하고 흘겨볼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논의를 스터디 그룹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답변할 것이고 적절한 근거를 제시할 것입니다.
제 글을 자세히 읽어보지 않으셨다는 느낌이 갑자기 드는 군요. 저는 님이 절대로 페미니즘을 오해하고 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분명히 이전의 글에 썼을 텐데요) 오히려 페미니즘에 무지하거나 아니면 저와 다른 방식으로 페미니즘을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이를테면 자본주의자들이 맑스주의를 공격할 때 그들이 단순히 맑스주의를 오해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니고 '의도'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것. 그러나 저는 이 '의도'의 차이를 열어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서로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혹은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를 밝히고 논쟁을 시작해야 된다고 말하고 싶군요. (이 부분은 님도 동의하실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또 한가지, 정말로 적절한 근거를 제시해 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님의 글을 읽으면서 (시간이 없어서였기 때문도 있으리라 짐작되지만) 지적하신 부분이 구체적으로 어떤 건지를 몰라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었거든요. (예> '구조의 무거움에 어쩔 줄 몰라 진동 소요하는 그래서 슬퍼하는 태도' 등) 논쟁을 소모적으로 가져가지 않고 생산적으로 만들기 위해 서로 노력해야 할 점이 많으리라고 봅니다. 그 중에서도 중요한 건 비판과 그 비판에 대한 정당한 근거를 서로에게 납득시키는 과정이겠지요.
글을 쓰면서 정말로 논쟁의 즐거움이 이런 거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류의 싸움을 약간 겁내고 있었는데 서로에게 상처만 줄 것이 아니라면 이런 식의 대화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즐거움을 주신 님께 감사드리며 말씀하셨듯이 여성학 게시판에서 좀더 진전된 논의를 펼쳐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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