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0 번 글의 답장글: 야옹이는 아니지만. |
| 글쓴이: 신딸기 |
글쓴날: 2000년 05월 04일 13시 52분 |
읽은수: 736 |
몇 가지의 질문에 대한 대답만 드릴게요.
반론이라기 보다는, 잘못 이해하시고 있는 부분, 그러니까. 상황판단이 서로 얼마나 다르고 그것이 어떤 이유에서 기인하는 것인지에 대한 것입니다만,
달딸의 이중적 태도와 한국 여성 운동의 이중적 태도에서 오는 오해가 하늘님의 오해 중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할 것입니다... 라는 맥락으로 주장을 하고자 하는데요.
1. 달딸은 기본적으로 남성 독자들에 대한 배려는 없습니다. 그래서 당신들이 이해하시기 힘들 것이라는 점, 그리고 곡해하시거나 오해하실 수도 있다는 점 이해합니다. 그러나 상심하지 마십시오, 많은 주류의 젠더를 가진 분들이 그러하니까요. 그래서, 마치 우리가 가지고 있는 다양함에 대해서 이분법적이다...라고 느끼실 수도 있지만, 우리는 이분법/ 근대적 사고 위에 기초한 다양성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보시기에...
여성이 객체로 서술되었다고 하시는데...
굉장히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그렇게 보여졌다니...
저희가 극도로 꺼리는 일인데 말이죠. 역동성이 안 보여졌다구요? 아마도 맨날 남자들의 사회는 이런 것이야... 불평만하는 걸로 보여졌을 수도 있겠져?
물론 이번 11호 기획은 "남성중심적 사회에서 매장되는 당신"에 관한 것이므로 객체화되었다는 느낌을 테스트에서 가질 수는 있겠지만,(아마도 다른 과월호들과는 달리, 객체화되어 있겠지만, 그것은 여성 일반에 대한 객체화, 대상화, 타자화가 아니라는 것을 아실 수 있을텐데요) 글들을 읽어보셨다면 이번 호의 기획이 역동성이 없는 것이라는 말을 못 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2. 근대적 혹은 이분법적 전개에 관하여
먼저, 페미니즘에 대해...(궁금하시다면 여성학 게시판에서 논의를 진행하시죠)페미니즘은 물론, 마치 포스트모더니즘처럼 근대성에 기초하고 있습니다만, 포스트모더니즘이 그렇지 않듯이 페미니즘 또한 다양하며 근대적인 이분법과는 많이 다르답니다.
대충 두리뭉실 이렇게 넘어가지만... (말하자면 길어지니까... 하여튼 쉽게 그렇게 내뱉을 만한 문제는 아닙니다)
님께서 말하신,
=='우리사회의 속에서 여성-사회적 성으로서'이라는 객체 속에 페미니즘이라는 매개를 거치지 아니하고 바로 뛰어들어 사회와 개인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역동적인 모습 그 자체를 바라보는 것 ==
은 아무래도 어폐가 있는데...
물론 말로 하자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그 역동성 역시, 구조 안에서의 역동성이며 개인과 사회의 관계와 구조를 바꾸는 역동성입니다. 그것은 소위 진보적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개인과 사회의 양태는 어떻게든 변해가겠죠. 그러니까, 이런 시각을 가지고 보든, 보지 않든 그것은 자유지만, 그 역동성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가 없는 것이며, 심지어, 달딸에서는 그 역동성을 자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아주 작은 현상이라도 상상력을 발휘에 침소봉대하고 말이죠.
3. 저희라고 역시 성행위 자체에 관심이 없겠습니까만은, 아직은 분석할 만한 틀을 (이론이건 자체적 내공이건 간에) 가지고 있지 않아서 자세하게 언급하고 있지 못 하는 정도라고나 할까요?
심지어는 아직도, 그 성행위라는 것을 떠올리는 것조차 아직도! 부끄러워 하는 정도라, 수치스러워하는 몸을 이어받은 터라 아직도 이야기 못하고 있는 정도 일까요?
그래서 우리는, 이 부분을 치유하고 서로 어루만지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겠져. 그래서 저희들의 '성'에 관한 선정적인 생각은 자신의 몸을 아끼고 사랑하자.. 라는 정도의 구호에 머물러 있는 수준? 아니 머물러 있다기 보다는 아직도... 이것 마저 훌륭히 소화하지 못 하고 있는 수준이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누구든지 리드하는 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지만, 항상 누군가가 리드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정도는 할 수 있겠죠.
4. 이제.. 하늘님이 오해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져.
아시겠지만, 한국사회는 굉장히 전근대적이며 상식이 통하지 않고 비합리적인 공간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우리 달딸 식구들도 그럴테고, 여성단체들도 그렇겠지만, 기득권 남자다 싶은 사람과 이야기 하면, 굉장히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상황만 만들어 달라고 이야기 하고 주장하거든요. 어차피 같이 이야기 할 수 있는 상황은 이런 식일 수 밖에 없으니까.
하지만,우리 여성들끼리 이야기할 때는 달라요. 혹은 친구랑 이야기할 때는 다르겠죠.
하늘님이 들으신 이야기가 전자라면, 더 깊은 이야기를 못 들으신 것일 테고.. 더 깊은 이야기를 들으시려면, 더 공부를 하시거나 더 깊숙히 자리매김하고 계셔야 하는 것이겠지요.
역동성이 없고, 불쌍하기만한 피해자적 객체로만 보이셨다면, 그것 밖에 못 본 당신의 책임도 50%는 될 것입니다.
5. 달딸에는 적이 없다는 확신을 들었다고 하시는데,
정말로 적이 없다고 하던가요? 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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