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의 모임 자유게시판에 고은광순님이
멀리 미국에서 올린 글입니다. 광순님은 지금 미국에 계시지요.
암튼, 감동적인 글이라서 퍼왔습니다. 전문을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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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2776
이름:고은광순 (koeunks1@hotmail.com)
작성일:2000.4.25(화) 11:17, 63.29.24.78
조회:16 회
명예는 귀족이 아니라 '저항가'가 지킨다.
귀족... 양반... 멋있게 보였죠. 나 어렸을 적에.
기사도 정신이라나 모라나.
여자가 마차에서 내리려는데 바닥이 진흙이면 자기 망또를 벗어서 깔아주었다나 모라나...
나 어렸을 적에... 곰곰 생각해 보았죠.
그 망또는 누가 집어다가 빨래하나...
필시 그 집안 뇨자(하녀)들 아닐 것인감?
음...자기의 노동으로가 아니라면 남에게 베푸는 친절도 달갑지 않은 것이로고...
음풍농월. 글 읽고 시 쓰고, 기생들 데려다가 즐기고...
나 어렸을 적에... 곰곰 생각해 보았죠.
저 입에 들어가는 쌀은 누가 농사짓나... 휘날리는 도포자락의 때는 누가 빨아주나... 필시 '상것들',그 집안 하녀들 아닐 것인감?
음... 자기의 노동으로가 아니라면 여가를 즐길 자격도 없는 것이로고...에헴털털하며 남보다 고상한 척 할 일도 아니로고...
인간으로서의 명예는 그럼 누가 지켰남?
쿤타킨테... 발목을 잘라가면서까지 백인 '소유주'로 부터 벗어나려고 했던, 노예이기를 거부했던 아프리카 사람(들).
망이, 망소이... 반란을 일으켜 양반들이 움켜쥐고 있던 '계급'의 사슬을 끊으려 노력했던 '상것들'...
에밀리 와일딩 데이비슨...경마장에서 달리던 영국왕실 소유의 경주마 고삐를 낚아채며 "여자에게도 참정권을 달라!"고 외치려다가
말발굽에 깔여 죽었던 뇨자들, 감옥에 가는 것도 두려워 않고 방화에 관공서 습격까정 계획했던 뇨자들...
인간으로서의 명예는 '억압의 굴레를 자르려는 자들의 저항'에 의해 지켜져 왔다. 그들이 저항하면서 고운 소리, 아첨의 소리를 할 수
있었을까? 귀족들 한테? 양반들 한테? 수구반동보수 한테?
멀리서 광순 아지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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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분의 글이 세련된 글은 아닙니다. 근데요, 이분의 글은 굉장히 감동적입니다.
정말 감동이빠이 먹었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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