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55 번 글: 객관적 가족관계 |
| 글쓴이: zapper |
글쓴날: 2000년 10월 06일 15시 53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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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린시절 난 내 어머니를 매우 싫어 했습니다. 싫어한다기 보다는 증오한다는 표현이 알맞겠죠.
그것이 가장 큰 문제였죠. 아무에게도 이해 받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난 모든 것을 혼자서 판단하고 결정하고 이해해야 했습니다.
나와 어머니는 분명 같은집에서 같은방에서 살고 있었고 그것이 어린내게는 너무나 고통스러웠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생일선물을 고민하고 tv만화에 매달릴 때 난 좀더 본질적인 문제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살아가야할 이유에 대해. 난 어머니와나 둘이 같이 살아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사로 잡혀 있었고 가족같은건 내겐 아무런 의미가 없었지요.
점차 자라가면서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았고 그 차이는 결코 매꾸어 질 수 없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리고 살아가기 위해선 다른사람과 같아야한다는 것 최소한 같은척이라도 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되었죠.
난 다른사람들과는 다르게 모든면에서 냉정한 판단력을 갖게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심지어 가족관계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판단력이 생겨났지요.
군대 시절 이야기입니다. 훈련소에서 PRI라는 훈련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날 따라 유난히도 혹독한 훈련에 동기들은 툭툭쓰러져 나갔고 남은 동기들도 눈빛이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조교들이 우리에게 '어머니의 노래'를 부르라고 시키더군요.
'나실때 괴로움~~' 하는 그노래를.
정말 어의 없게도 훈련장은 순식간에 눈물바다가 되어 버렸습니다.
최소한 20살이 넘은 남자200명이 동시에 울기 시작하는 것이었죠.
난 다른일에 새삼 놀라고 있었습니다.
그순간 내 가슴속에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살의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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