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종묘를 택했는지 몰랐을 거다, 전주 이씨 종친회가 그러지 않았으면, 나도 그냥 선량해 보이게, '그냥 오래된 문화재 정도밖에 의미가 없잖아'라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아주 탁월한 선택이다. 종친회의 탄압이라니, 그제서야 알게 된다. 종묘가 어떤 공간이고, 왜 거기서 해야 했는지..
나는 역시 굼뜨다!!!
내가 종묘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사랑하게 되는 것-아름답다거나, 정갈하다거나, 조용하다거나-은 스스로 왕족의 후예임을 자처하는 씨족 종친회가 자기 조상들 가족묘지라고 하지 않는 순간부터 가능할 거다.
사랑할 이유를 아직 모르는 채로, 강요받다니 그냥 속만 상한다.
한비야의 여행담중에 인상적이던 것은 나라를 소개하면서 뭐가 좋나요?란 질문에 으레 시작하는 '단일민족국가로~'라는 서두에 '그게 왜 자랑스러운데요?'라고 반문받아 놀랐다는 대목이었다. 그 대목에 내가 놀란 건 나도 그렇게 소개할 거 같아서였다. 그게 왜 처음 시작하는 소개의 첫머리여야 하는가나, 그게 왜 '자랑스러운'이유가 되나 뭐 이런 생각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였다.
내가 이 나라를 사랑하게 된다면, 더 그럴 듯한 이유를 댈 수 있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종묘를 존중해서-너무 엄숙하게 존중해서 악의없는 퍼포먼스조차 여기선 안되요-라고 말하려면, 좀 다른 이유가 있어야 한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기 때문이라거나, 그 씨족 종친회 말-'너네 조상묘라도 그러겠냐'-마따나 그냥 지나간 왕조의 가족묘라는 이유말고-이게 무슨 봉건사회도 아니고- ...
왕족임을 자처하는 시대착오적인 씨족종친회가 종묘를 자기네들 가족묘지라고 우기는 한은 종묘가 '아름답고 방자한 자궁'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충분하다!!!! 족보와 부계혈통으로 이어지는!!!!
요즘 왜 이러지? 명필름이 판문점전우회의 습격으로 난장판이 되었다고 -JSA가 자신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단다- 티비에 나왔다. 이 아자씨들 영화는 왜 보는 거야, 집에나 있지... 부서진 집 앞에 깃발을 꽂고, 그 앞에서 텐트치고 술마시면서 군가를 부르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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