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저는 올해 30살인 아기아빠 입니다..
이름은... 다빈.. 이예요. (통신에서 쓰는 이름입니다..)
저희 딸 이름은 '체린' 입니다. (본명이죠.. )
이제 겨우 78일 되었습니다.
사실.. 이곳엔 아주 우연하게 오게 되었어요. 점심시간에 책상위에 놓인 컴퓨터로 띡,띡..거리다가 오게 되었으니까요.
사이트 명이 좀 새롭다 싶어서 왔는데...
아직 자세히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여해'를 위한 공간이란 글을 보고.. 집에서 아내와 함께 쬐끄만 입을 오물거리고 있을 딸아이 생각이 나서 한줄 적게되었습니다. (한줄이 아닌거 같군요..쩝..)
...막상 쓰려고 하니 무슨 말을 써야할런지.. 참, 저희는 (마리엔과 저..) 99년 10월에 결혼했습니다. 결혼할때 주례를 서주셨던 진보적인 주례선생님께서.. 혼인서약을 직접 써보라고 하셨었어요.... 그때 저는 예전에 봤던 연극 제목이 생각나서.."하나를 위한 이중주" 라고 했었습니다.
살다보니... 문득문득.. 그 말을 잊고 살때가 많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권위.. 라고 할까요 ? 아내에게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잘난 월급봉투 가져다 준다는 핑계로 얼마나 많은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지...
둘이서 내는 하나의 화음이 아니라, 그저 베이스로, 박자로써 존재하기만을 바랬던 시간은 얼마나 많았는지...
솔직히 아내가 그렇게 살아주는 것이 좋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고분고분하게 말을 들어주고, 친정보다는 먼저 시댁을 챙겨주고, 나를 먼저 챙겨주고...
그런데... 딸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아내를 보는 시각이 많이 변했어요.
우리 아기가 자라서 시집가고, 시집가서 남편에게 내가 하는 행동대로 취급을 받는다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거죠.
...........사내아이들의 못된 장난엔 웃어넘기면서, 여자아이들의 작은 실수는 용납을 못하는 세상..
그저 여자란 즐기고, 버리는 존재라는 듯이 말하는 농담..
그러한 모든것들이 딸아이이 아버지가 되고나서부터는 그저 농담으로, 있을수 있는 편견으로 치부해 버릴수 없는 것이 되었습니다.
세상과 삶이란, 마치 거미줄처럼 서로서로 엮어져 있는 것일꺼예요. 그렇죠 ?
그렇다고 해서.. 지금까지 제가 여성들에 대해서 편협한 행동을 했다거나 말을 하면서 살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 글이 무슨 고해성사 같은것도 아니고....
그저 <알고만> 있던 것을 이제는 <생각할수, 느낄수> 있게 되었다는 거죠.
말을 할때, 행동을 할때.. 그 눈동자가 자신의 딸이라고 생각한다면.. 심한 욕설, 성적인 농담, 원색적인 몸짓을 할수 있을까요 ?
솔직히.. 우리 체린이가 자라야할 세상이 지금의 것과는 전혀 달랐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램입니다.
돈이 많으면... 외국에 보내서 살게 하는 것은 어떨까... 할 정도로...
차별이 없다는 것은 너무나 원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평등하다는 것은 초기단계겠죠.
평등이나, 차별을 말하지 않는 세상... 하나를 위해 노래하는 이중주처럼 각각의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세상...
그런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은것이 저의 바램입니다..
비가와서 그런지.. 좀 감상적이 되고.. 중언부언하게 되는데...
후후...
제가 뭐.. 여성운동 옹호론자도 아니고....
귀여운 딸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그냥 하고 싶었던 겁니다...
후후...
행복하시길...
다빈..................Dar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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