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80 번 글: 문득 |
| 글쓴이: 무넝이 |
글쓴날: 2002년 10월 14일 20시 16분 |
읽은수: 2987 |
너무나 오랫동안 내가 우울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우울을 밑바닥까지 캐고 들어가 그 내막을 살피려 하는 내 집요함이 스스로 징그러웠다.
그러나 이제와 생각해 보면 내 안에는 바닥을 치고라도 다시 솟구치려고 하는
부력보다 더 센 그 무엇인가가 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진실로 우울함에 충실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너무나 밝아서였다는 것을
이제 나는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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