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68 번 글의 답장글: RE: RE: RE: RE: RE: 아... |
| 글쓴이: 앨라니스 |
글쓴날: 2000년 09월 09일 22시 20분 |
읽은수: 275 |
오늘 자아분열 님의 글을 읽고서 통신상에서 나이를 밝힌다는게 얼마나 바보같은 일인지 느꼈죠. 17세, 풋처녀라, 후훗, 그리고 몇 살인지 모르는 분으로부터 설교조의 반말을 듣는다. 역시 제가 어리다는 건 그렇게 중요한 일이군요. 자아분열 님께서 제게 어떤 말투를 쓰시든 전 아주 공손하게 말하겠습니다. 물론 이런 말투는 제가 할머니가 되더라도 언제나 지속되겠지요.
신념은 바뀌는 것이라, 정말로 옳고 지당하신 지적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스타이넘의 결혼에 대한 신념은 바뀐 것일까요? 만약 바뀐 것이라면 저는 그녀를 비판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럴경우 그녀는 다만 자신의 신념에 따랐을 뿐이니까요.
그렇지만 제가 읽은 어떤 신문기사에서도 스타이넘은 "결혼에 대한 나의 생각은 바뀌었다." 라고 이야기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스타이넘을 직접 만나 그러한 생각이 바뀐 지 여부에 대해 물어보고 싶습니다.
스타이넘의 신념이 전혀 변하지 않았는데도 그녀가 결혼하였다면? 그럴 때 저는 그녀의 페미니즘에 커다란 의문을 던지게 되는 것입니다.
제 신념도 늘 바뀌고 있습니다. 스타이넘이 66세의 할머니라고 해서 그녀의 신념이 이제는 절대 바뀌지 않을 거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지요. 그렇지만 신념과 생활을 일치시키는 태도는 어느 경우에도 변해서는 안되겠지요. 신념을 생활과 일치시킬 생각이 없다면 그녀는 일치감치 행동가(여성 운동가)로서의 활동을 포기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 신념과 생활의 일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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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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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나 너무나도 멋있는 말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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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뽀너스로 알아 두도록 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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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념은 불변의 것이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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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뀌어야 할 때 바뀔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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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념이야말로 값진 것임을 알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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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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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이 지닌 해악성은 결혼 10년차 정도한테서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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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처녀나 풋처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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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 :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한다?
: : 저는 이게 쬐끔 이해가 가지 않아요.
: : 사랑해서 같이 살고 싶다면 동거라는 방법도 있지 않습니까?
: : 스타이넘은 왜 이런 모든 방법들을 제쳐두고 법적인 결합을
: : 선택한 것일까요? 타인으로부터 자신들의 관계를 인정받고 싶 었던 건가요?
: : 스타이넘 자신이 결혼의 불합리성을 이야기해놓구서 이렇게 결혼하다니... 제 친구 중 한 명은 이걸 표리 부동이라더군요.
: : 그리구 신념이란 언제나 생활 속에 반영되어야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요? 사랑과 신념이 별개라구요? 만약 그것이 맞다면 어느 누가 자신의 생활에서 자신의 신념을 반영하려구 할까요?
: : 신념과 사랑이 혹 별개라 할지라도 사랑의 방법이 신념과 어긋난다면 그 신념은 더 이상 성립할 수 없습니다.
: : 완벽히 자신의 신념만을 따르며 사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는 줄로 압니다. 하지만 저는 신념과 생활의 일치는 페미니스트들에게는 더더욱 중요한 문제라고 봅니다.
: : 결혼의 해악성, 이것에 관해서두 언젠가 글올리구 싶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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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그 여성 선지자 분께서는 이제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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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사랑과 신념이 별개란 걸 깨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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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결혼하시나 보군요...
: : :
: : :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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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60평생 걸려 깨닫는 걸 20대에 깨달은 전 어디로 가야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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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계룡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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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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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신념과 사랑은 별개의 것일수도 있겠죠.
: : : : 신념을 위해 결혼하는것은 아닐것이요,
: : : : 결혼을 위해 신념을 갖는것도 아니겠지요.
: : : :
: : : : 물론,
: : : : 신념을 실천하기위해 사랑할수도 있겠고,
: : : : 사랑을 위해 신념을 버릴수도 있겠지요.
: : : : 하지만 어찌되었건 사랑하니까 결혼하는것이겠지요.
: : : : 결혼해서도 자신의 신념이 더 강화된다면 더욱 좋겠지요.
: : : : 그러면 말이 이상해지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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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저는 17세 여자 고등학생입니다.
: : : : : : 오늘 신문에서 넘 놀라운 기사를 봤습니다.
: : : : : : 제가 너무나 좋아하던 여성 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결혼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 : : : : : 제가 결혼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은 것은 스타이넘의 영향이 꽤 컸습니다. 저는 스타이넘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결혼 반대론자'로서 다른 친구들의 눈총을 꿋꿋이 견뎌냈습니다.
: : : : : : 그런데, 스타이넘은 결혼을 한다고 합니다.
: : : : : : 그녀의 선택을 비난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 : : : : :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실천하는 모습은 그녀답습니다.
: : : : : : 그렇지만 그동안의 그녀의 결혼에 대한 생각들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요. 저는 참으로 혼란스러울 따름입니다.
: : : : : : 법적으로 관계를 인정받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스타이넘에게 묻고 싶습니다.
: : : : : : 제가 아는 분은 저의 이런 실망을 제가 어리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 : : : : : 그렇지만 과연 그럴까요?
: : : : : : 저는 지금 스타이넘을 좀 만나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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