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가해자 강철구가 피해자와 100인위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지금 그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6월 3일 증인들이 모두 출석하는 중요한 공판이 있으니 방청하러 오시기 바랍니다. 6월 3일 오후 3시 서울지법 남부지원 306호에서 있습니다. 남부지원은 지하철 5호선 목동역에서 내리시면 됩니다.
KBS 노동조합의 전 부위원장 강철구는 노조 동료이자 부하인 여성들에 대한 강간미수와
성추행 등 상습적 성폭력을 저질러왔습니다. 이 사건을 접수받은 '운동사회 성폭력 뿌리뽑기
100인위원회'(이하 100인위)에서는 사실 확인 과정을 거쳐 2001년 2월 사건을 공개하였습니
다. (성폭력 사실은 KBS노조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그리고 이후의 언론노조의 조사
결과에서 사실로 확인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성폭력 문제와 관련하여 강철구/이용택(전
KBS 노조 위원장)은 상급단체인 언론노조에 의해 조합원 자격 박탈을 당했고, 탄핵투표에
의해 탄핵되었습니다.) 그러나 강철구는 이를 노동운동에 대한 탄압이자 자신에 대한 음모
라고 주장하며, 오히려 피해자들을 고립시키고 마녀로 몰아왔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이유로 피해자들과 100인위를 고소하였으며, 2001년 11월 30일, 서울지
검 남부지청의 이재헌 검사는 성폭력 피해자 2인과 운동사회 100인위에 대해 불구속 기소를
결정했고, 그 재판이 현재 진행 중에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법체계가 철저히 남성의 관점에서, 성폭력 가해자의 입장에서, 기득권의 편에서
성폭력을 해석한다는 사실을, 법이 가해자의 무기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
습니다. 성폭력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를 '물증'으로 입증해야 하고, 성폭력 사실을 공개하는
것만으로 명예훼손 '가해자'가 되어버리는 상황에서, 성폭력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가능
하지 않습니다. 가해자는 모든 권력을 동원하여 피해자를 음해하고 자신의 결백을 강변하며
법이 그러한 가해자의 손을 들어주는 현실에서 '사회 정의'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성폭력
피해를 1년 안에 신고해야만 하는 현행법 아래에서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이제 이 재판에서 명예훼손 유죄 판결이 날 경우, 이 땅의 성폭력 피해
자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되고, 성폭력 가해자가 명예를 지키기 위한 투사인양 하는 행
태를 보일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이 재판에 많은 여성주의자들이 방청객으로 오셔서 힘
을 실어주셨으면 합니다.
이번 공판은 6월 3일 (월) 오후 3시에 서울 목동 남부지원 306호에서 있습니다. (5호선 목동
역에서 내리면 남부지원에 걸어올 수 있습니다.) 관련 증인들이 모두 출석하여 증언하고, 어
쩌면 구형까지 내려질 지 모르는 아주 중대한 재판입니다. 분위기를 끌어오는 것이 중요하
니, 많은 분들이 오셔서 방청석을 가득 메워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 글을 여기저기 많이
퍼 주세요.
(연락/문의 redist@freechal.com)
참고로, 100인위 변호비용 마련을 위해 관악 여성모임 연대/교수성폭력 뿌리뽑기 연대회의/
고려대 여성위원회/동국대 총여학생회/서강대 여성위원회/연세대 총여학생회/이화여대 여성
위원회/경희대 총여학생회가 같이 모여 100인위 돕기 일일 호프를 한다고 합니다.
6월 5일 (수) 이대 앞 OB GATE에서 저녁 5시부터 하니까 많이 와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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