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을 '여인천하의 둥지'로 불러주세요∼
안녕하세요?
오래 전부터 저는 하나의 꿈을 간직하며 오늘 여기 있습니다.
빈 들녘 우거진 소나무 한 그루!
모두들 숲으로 달려가 서로 외로움 달래길 원했으나
홀로 남은 이유를 가슴에 묻고
조용히 비바람을 견디며 꿈 하나 봇짐 삼아 시간을 기다려 왔습니다.
어느새 가녀린 가지는 뿌리를 지탱해 튼실해지고
이제 하나 두~울 오가는 이들의 땀을 식혀주고 있습니다.
그늘을 조금씩 드리우고 빈 의자도 놓여졌습니다.
위태위태하게 세상에 발맞추어 홀로임을 잊으려 대중 속에 방황할 때도
그들이 향해 가는 발자국을 놓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며 부여잡던
일말의 미련도 툭 툭 털어놓고 홀로 그 곳을 지키고자
다시금 마음을 부여잡았습니다.
어느 자리 탓하지 않고
다만, 내 가야 할 길이 외롭고 멀고 험해도
그 길을 걷는 의미가 내게 힘을 준다면 그 길이 기쁨입니다.
민들레 홀씨처럼 가만히 바람에 몸을 맡겨보니,
따로이 한적한 보랏빛 도라지 피고 지는 두어 평 낮은 자리
싸리 울타리 엮어만든 가난한 자리에 제 이름을 내려놓았습니다.
그런 기쁨 아시나요?
작은 마당, 별빛을 욕심 없이 들여놓고
나리, 개망초 매화향기에 화려한 보석이 부럽지 않음을...
호박꽃 풍성한 노오란 함박웃음에 온 마음 노란 햇살 가득 퍼지는 기쁨...
작디 작은 밥풀 꽃무더기들이 하나로 얼싸안고
빈 항아리 고인 물 하늘을 닮은 뒤꼍 뜨락,
진분홍빛 버∼얼건 취기로 물들이는 한나절...
누구라도 하루쯤은 자신을 벗고
치장하지 않을 얼굴로 고요한 항아리에 얼굴을 비추어보고 싶은 오후입니다.
고요한 산 마을,
안개가 아침을 열면
안개 속에 숨은 자아 가만가만 벗겨 내리고
순수한 자아와 만나는 향기로운 시간을 그대에게 드리고 싶습니다.
제 오랜 하나의 꿈은 시작되었습니다.
나를 돌아볼 수 있는 한적한 시간,
자연을 벗삼아 잃어버린 순수와 추억을 되찾고 내일의 꿈을 다시 설계하는
사색의 시간.-
빈 들녘 홀로 선 소나무 아래 가던 길 잠시 멈추고 쉬었다 가시라고...
소저 욕심 없는 마음으로 그 자리 변함없이 지키는 산장지기이고 싶습니다.
여인들의 쉼터~
이름을 불러주세요.
언제든 그곳은 '여인천하의 둥지' 가 될 것입니다.
사랑합니다.
개인적인 연락은 메일로 주세요. 감사합니다.
메일: guinam@hanmail.net
그 곳은 충청도 맑은 인심의 고장 예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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