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 오늘자 사설내용입니다.
공정 보도를 최우선을 지향해야 하는 언론이 이번 사건을 "정치 음모"로 몰고 가고 있습니다.
제민일보에 항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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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2년 2월 25일>
사설
여민회는 테이프를 공개하라
원하지 않는 상대의 블라우스 단추를 풀고 맨가슴을 만졌다면 명백한 성추행이다. 블라우스 위로 더듬은 정도라면 성추행일 수도 있고 성희롱 정도에 그칠 수도 있다. 피해자의 항의표시가 손을 찰싹 때리는 정도의 약한 수준이었다면 성희롱 정도일 것이다.
피해자가 "성추행"이라고 신고를 하든 고발을 하든 자기 마음이다. 그런데 여민회 기자회견 이튿날 고씨가 "블라우스 단추가 아니었다"고 뒤집으니 "성추행"이라고 제목을 뽑은 기자들이 민망스럽게 되었다.
여민회가 너무했다. 고씨의 인권을 지켜준다고 나서면서 피해내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다니.
고씨는 녹음테이프를 법원에 제출할 때까지 공개하지 않겠다고 언명했다. 이 테이프가 어떤 사실을 증명해 줄지 우리는 예단할 수 없다. 그런데 여민회는 21일 기자회견에서 "성추행"을 제목으로 내걸었다. 여민회는 테이프 내용으로 "성추행" 여부를 판단했는가, 아니면 고씨의 진술만으로 판단했는가.
고씨의 진술만이 "성추행" 판단의 근거라면 우리는 단추도 분간 못하는 여민회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 테이프에 판단의 근거가 있다면 내용을 밝혀야 한다. 사회단체의 이름으로 주장을 내세우면서 언론과 시민으로부터 그 근거를 감추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우근민 지사를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다. 지사측 주장에 따르더라도 지사의 잘못은 명백하다. 성희롱, 성추행 여부를 떠나 집무시간에 집무실에서 사전선거운동을 했다는 것이 참으로 심각한 문제다.
여민회의 기자회견으로 우 지사가 보고 있는 정치적 손해 중에는 자신의 잘못 때문인 부분도 있고 어리석음 때문인 부분도 있다. 더 억울한 손해를 입는 것은 혼탁한 선거판을 맞게 된 도민들이다.
선거가 임박한 때 확인 불가능한 선정적 사실을 유포하는 것은 흑색선전의 전형이다. 여민회가 테이프 내용을 공개하지 못한다면 흑색선전의 매체로 이용당했다는 의혹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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