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아의 '마왕', 제목이 마음에 들어 다운로드 해서 들었습니다. '파애'와 같은 것은 제목도 노래도 멋졌는데, '마왕'은 제목만 쿨합니다.
달나라 딸세포를 링크한 지는 두 달쯤 된 것 같습니다. 가끔씩 들어와서 하나나 두 개씩 기사를 읽어나가지요. 대체로 재미있습니다. 이번이 16호지요? 저는 15호부터 들어왔답니다. 과월호까지 거슬러 올라가 역시 하나둘씩 읽어보았지요. 뭐랄까, 안심이 됩니다. 시골의 어른들이나 그 어른들과 비슷한 사고방식의 아들 딸들과 이야기 하노라면 종종 잘못 태어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리의 인간은 제가 속한 조직의 규격에 개개인을 뜯어 맞추려는 성질을 갖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을 경계하며 진보세력임을 자처하는 인간들조차 말이지요. 제 것은 내버려두고 다른 사람의 삶과 가치관마저 단속하려 드는 대다수 사회 구성원들에게 진저리가 납니다. 특히나 괴뢰적 성격을 띠는 사회의 대다수 말입니다. 그 편협한 사고의 뿌리에 회의를 품는 일은 없었을까요? 이렇게 말하고 있는 인간 또한 고집스럽지요. 하지만 입장이 다르지 않겠어요? 나만은 그냥 내버려두어 달라는, 숨통을 트이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라지요.
달나라 딸세포를 이루는 분들의 세상을 대하는 방식은 대체로 거부감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그건 거부감을 일으키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유쾌한 격려가 됩니다. 이 치는 매우 연약한 의지를 가진 인간이라 손쉽게 절망에 빠져들어요. 음울하고 부정적인 사념을 폭풍 전야의 먹구름처럼 마구 부풀려 놓고 무엇에게든 악의를 뿜어댑니다. 약한 의지를 가진 인간에게는 지나친 악의입니다. 피곤을 느끼지 않을 수 없어요. 그럴 때, 달나라 딸세포와 같은 것은 카타르시스의 한 방법이 됩니다.
(매를린 맨슨 류의 음악을 듣기도 하는데 그건 다른 식의 부정적인 기운과 냉소로 마감되곤 하지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이나 베토벤의 교향곡 7번을 듣는 것도 좋습니다. 피로감이 극도에 달하면 결국 잠들어 버릴 뿐이지요-)
링크를 통해 달나라 딸세포에 들어오면 보통은 새로이 업로드 된 기사가 있는지 살핍니다. 메인 화면에 제목으로 링크된 '목차' 말이지요. 주로 그것들을 읽습니다. 게시판들이 딸려 있음을 보긴 했지만 그것의 상호적 기능을 인식하는 데엔 시간이 들어 아마 이 게시판에 글을 남기는 건 오늘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이전에도 들어오긴 했습지요. 이것저것 읽어 보고 혼자서 투덜대거나 욕을 하거나 감탄한 적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뉴스게시판을 클릭해 보았습니다. 신문을 읽어 본 지도 오래 되었고 TV의 뉴스도 거의 보지 않는 요즘, 저 뉴스게시판과 같은 것은 이이에게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을 가지게 하며 생각하지 못한 면을 지적하곤 합니다. (이건 달나라딸세포가 이이에게 미치는 전체적인 경향이기도 하지요.)
오늘이 벌써 1월 20일, 시간은 나를 과거의 지금에 남겨 놓고 저 혼자 빛처럼 날아가고 있는 듯 합니다. 시간의 흐름이 생생해질 때야말로 노화를 체감합니다. 청소년기가 끝나자 마자 몸과 마음은 성장을 멈추고, 고여 있는 것들의 관행을 따라 뒷걸음질을 시작하고 있는 겁니다, 끔찍합니다-
오스카 와일드는 작중의 인물을 통해 여성의 정신능력은 18세 이후 성장을 멈춘다고 말했지요. 성별의 구분이 그의 통찰력을 흐릿하게 만든 모양입니다. 그가 살았던 시대의 여성상은 '구조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았음을, 관습을 거부하는 그의 풍부한 상상력으로도 생각해낼 수 없었군요. 개인적으로 와일드는 '여성'이라는 단서를 붙여둘 필요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인간에게 해당되는 전제가 아닙니까...?
'일반적 피해유형: ...특히 성적 모멸감을 불러일으키는 말과 미세한 신체접촉에 의한 성희롱·성폭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뉴스 게시판 작년 11월 20일자의 성폭력에 관한 게시물에서 한 문장을 따왔습니다. 저런 류의 '미세한' 성희롱의 근원은 그릇된 성인식에서라기 보다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불신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상을 모멸하는 소재로 '여성'이 사용된 거지요. 모든 소외 받고 있는 사회적 약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닌가요? 그야말로 '동정 없는 세상'이고 저런 '사소한 문제'에는 여성 자신의 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소한 부분에서도 '희롱'을 언급하는 것에서 여성은 역시 타인(남성?)의 보호가 필요한 여리고 약한, 의존적인 존재,라는 배려(...)가 느껴집니다. 여성을 독립적인 존재로 보지 않는 습관 같은 것이요.
어려워요.
참, 저 메일링리스트 가입은 어떻게 하면 되는 거지요?
두 번인가 가입신청메일을 보냈는데... 도통 반응이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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