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45 번 글의 답장글: RE: RE: RE: RE: 쩝... |
| 글쓴이: 어리버리 |
글쓴날: 2000년 08월 07일 13시 09분 |
읽은수: 388 |
: 그렇게 격려해줘.
:
: p.s
:
: 그러면 난 힘이 생겨.
:
: : 수고해...
: :
: : : 조용히 강아지 부랄이나 만져 임마.
: : :
: : : p.s
: : :
: : : 똥 펐던 손은 안되.^^
: : :
: : : : It's a Mutant, Mutant World
: : : : 초능력 돌연변이들의 선악대결
: : : :
: : : : 37년간 연재된 방대한 분량의 만화를 하나의 스토리로 깔끔하게 정리
: : : :
: : : : X-멘 X-Men
: : : : 감독:브라이언 싱어
: : : : 주연:휴 잭먼 / 할 베리
: : : :
: : : : 사춘기에는 누구나 자신이 돌연변이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로그(애나 파킨)의 경우는 정도가 심했다. 그녀는 사람들이 자신과 오랜 신체접촉을 하면 생명력을 빼앗겨 고통속에 죽어가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데이트는 분명 심각한 문제다. 로그는 돌연변이 동지인 울버린(휴 잭먼)에게 “내가 처음 키스한 남자애는 3주간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말한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최신 영화 ‘X-멘’의 도입부에 나오는 장면이다. 폭주족 차림에 텁수룩한 구레나룻을 기른 수상쩍고 위협적인 울버린은 그녀를 완벽하게 이해한다. 그는 손가락 사이에서 수십cm짜리 칼날이 나오게 할 수 있다. 원래 그 무기는 적들을 물리치는 데 사용해야 하지만 가끔 실수로 친구들을 다치게 한다. 그 역시 사람들과의 접촉에 능하지 못하다.
: : : :
: : : : 스탠 리의 인기 만화(마블 코믹스社)를 영화화한 ‘X-멘’은 복잡한 이야기를 풀어내지만 핵심 메시지는 ‘왜 모든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지낼 수 없는가’라는 단순한 질문이다. 돌연변이들은 정상인으로 행세할 수 있다. 그러나 초고속으로 진화하는 특이한 DNA 구조 때문에 그들은 초능력을 갖게 됐다. ‘X-멘’ 초반부에서 목소리가 큰 한 상원의원(브루스 데이비슨)은 돌연변이 하층계급을 위협적 존재로 몰아붙이며 이들의 색출작전을 주장한다. 그의 행동은 많은 돌연변이들을 분노케 한다. 염력으로 금속물질을 조종할 수 있는 오만한 돌연변이 악당 마그네토(이언 매켈런)는 이 상원의원을 제거하러 나서면서 자신의 추종자들에게 전쟁준비령을 내린다. 반면 인간 편인 선한 돌연변이 세력의 지도자 자비에 교수(패트릭 스튜어트)는 로그와 울버린을 포함한 추종자들을 거느리고 있다. 이 두 돌연변이 세력은 자유의 여신상 꼭대기에서 한판 대결을 벌인다.
: : : :
: : : : 사실 이런 설정은 좀 우스꽝스럽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수준높은 누아르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로 잘 알려진 싱어 감독은 일반적인 액션 감독이 아니다. 그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I: 보이지 않는 위협’이 우스꽝스럽게 보일 정도로 ‘X-멘’을 정교하고 그럴 듯한 SF 영화로 만들어냈다. 모든 면에서 영화 ‘X-멘’은 실패작이 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었다. 열성팬들이 영화 장면 하나하나를 물고 늘어질 게 뻔하고, 제작사는 팬이 아닌 일반관객까지 끌어들여야 한다며 감독에게 압력을 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37년간 연재된 방대한 분량의 만화를 하나의 스토리로 추려내는 작업을 상상해보라. 그러나 싱어는 모든 일을 깔끔하게 처리했다. 데이비드 헤이터의 시나리오는 냉소와 감동을 오가며 군더더기 설명 없이 방대한 정보를 전달한다.
: : : :
: : : : 선한 돌연변이들이나 악한 돌연변이들이나 똑같이 흥미로운 존재들인 것도 특징이다. 자비로운 자비에 교수의 편에는 로그와 울버린뿐 아니라 스톰(할 베리)과 텔레파시 능력자 진 그레이(팜케 잰슨), 진 그레이의 능글맞은 남자 친구로 눈에서 레이저 광선을 쏘아대는 사이클롭스(제임스 마스든)가 있다. 마그네토의 편에는 덩치 크고 흉측한 사브레투스(타일러 메인)가 있다. 미스틱(레베카 로민 스타모스가 푸른색 보디 페인팅을 한 채 등장한다)은 어떤 사람의 모습으로도 변할 수 있다. 그리고 토드(‘스타워즈 에피소드 I’에서 다스 몰로 나왔던 레이 파크)는 엄청난 거리까지 멀리뛰기를 할 수 있고 혀로 어떤 물체에든 달라붙을 수 있다.
: : : : ‘X-멘’에서 정말 스릴 넘치는 장면은 몇 개 안된다. 이 영화는 관객을 자리에서 뛰어오르게 만드는 작품은 아니지만 올 여름 어떤 대작보다도 일관되게 창의적인 비전을 보여준다. 교묘하게 뒤틀린 작은 플롯들로 가득차 있으며 특수효과가 끝없이 등장한다. 공중 곡예, 변하는 형체, 날아다니는 금속, 공중을 유영하는 무기, 고무처럼 늘어났다 액체화되는 몸 등등 볼거리가 가득한 시각적 만찬이다.
: : : :
: : : : 명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큰 흠은 없다(할 베리의 허약하고 초점없는 연기는 제외). 배우들은 자신들의 명성에 맞게 만화적 제스처를 삼가고 군더더기 없는 연기를 보여준다. 매켈런이 연기한 마그네토는 흔히 볼 수 있는 과장된 광인이 아니라 무섭도록 멀쩡한 악한이다. 2차대전 당시 어린 아이로 나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그는 자신의 팔에 또 다른 죄수 번호가 새겨지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마그네토는 단지 인간들의 인간성 상실에 경악했을 뿐이다. 대사 몇 줄만 고친다면 주인공이 될 수도 있는 인물이다. 한편 잭먼의 울버린은 훌륭한 창작이다(싱어는 러셀 크로에게 그 역을 맡기려 했지만 역시 호주 출신인 잭먼이 대신 맡아 크로 못지 않게 폭발적인 감수성을 보여준다). 울버린은 더할 나위 없이 멋진 영웅이면서 불쌍한 인간인 동시에 고결하면서도 내적 갈등을 겪는 인물이다. 영화 끝무렵 자비에 교수는 진료소에서 깨어나며 걱정스레 묻는다. “우리가 잘 해냈는가?” 분명 훌륭히 해냈다. 이제 다들 속편을 위해 휴식을 취해도 될 것 같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