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46 번 글: 어머니를 단죄하겠다는 딸 |
| 글쓴이: 신딸기 |
글쓴날: 2000년 08월 06일 07시 02분 |
읽은수: 493 |
일단 간통죄가 없어져야 한다는 주장 같은 것은 차치해 두고서라도,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사촌들과 오빠친구들과 그렇게 12명을 모아 엄마의 남자친구 집에 아침 일찍 간 것이나...
엄마의 실명이나 핸드폰 번호까지 게시판에 올린 것이나...
가족 부양을 맡고 있는 엄마가 자신이 고 3일 때도 집에서 기다리지 않았다고 투덜대는 것이나..
나는 무엇하나도 제대로 그녀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그렇게 잔인할 수가 있을까?
그저 그녀가 나이에 비해 너무 어리다는 느낌이 들지만,
그정도로 용서해 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그녀나 그녀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말하기를 잘못된 결혼이라도 일단 결혼을 했으면 책임을 져야한다고 하지만,
왜 잘못된 결혼인데도 그 결혼 생활을 지속하면서 책임을 져야한다고 하는지,
왜 남들과 똑같이 여자라면 집에서 밥이나 하고 애들 뒷바라지나 하면서 사는 것이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하는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설명해 주지 않는가?
잘못된 결혼이라도 책임은 져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나 그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잘못된 결혼을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꾸미는 것이 책임을 지는 최선의 길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지 않은가? 무조건 같이 살면서(그냥 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돈도 벌고 집안일도 다 하고 애들도 챙기면서) 책임져야 한다는 건 늙어서라도 인간답게 살고 싶어서 황혼이혼을 신청한 할머니에게 백년회로하시라는 뚱딴지 같은 소리나 하면서 이혼을 못 하게한 판사의 생각과 다를바가 없지 않겠나...
특히 배우자의 경우는
다르겠지만, 자식의 경우는 이혼을 하더라도 책임질 수 있는 방법은 많다.
그녀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자신의 생물학적 아버지와 어머니를 꼭 데리고 살아야겠다는 바램에서 나온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어머니와 아버지가 함께 사는 것을 바라는 딸이라면 왜 어머니를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려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뒤에 얌전히 입을 다문
그녀의 아버지가 있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모든 것이 분명해진다.
그녀는 분명히 그녀 아버지의 주장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을테니까..
나는 그녀가
몇 년 후, (아니 몇 달 후가 될지도 모른다) 자신이 저지른 일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을 때, 그 때를 상상하는 것이 가장 끔찍하다. 한 인간에게 (그것도 자신의 어머니에게) 그렇게 모질고 잔인한 짓을 했다는 걸 알게 된 그 순간, 그녀는 도대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도대체 다른 사람에게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
그리고,
그녀의 일방적인 주장에 한 번의 의심도 없이
훌륭한 행동이라 칭찬했던 그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나는 정말 궁금하다, 다른 사람들에게 그렇게 잔인해도 되는지, 특히 여자들에겐, 결혼한 여자들에겐 그렇게 잔인하게 굴어도 되는지... 그렇게도 살 수 있는 건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