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달딸에 들른다. 낯익은 이름이 보이지 않으니 좋군..
오늘 희안(?)한 것을 봤다. 독립신문의 논설이라...
100년도 더 이전의 것이라 지금의 현실과는 잘 맞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여성들에게 학문적 깨우침을 통해서 자주적인
남녀평등을 이룰것을 강조하는 진보적 의식이 놀랍기만 하다.
해서, 판독과 타이핑의 곤란을 감수하고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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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설
여성이여, 학문을 높여 자신의 권리를 찾으라
1896년 4월 21일
세상에 불쌍한 인생은 조선 여성이니 우리가 오늘날 이
불쌍한 여성들을 위하여 조선 인민에게 말하노라.
여성이 남성보다 조금도 낮은 인생이 아닌데 남성들이
천대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남성들이 문명 개화가 못 되어
이치와 인정은 생각지 않고 다만 자기의 팔힘만 믿고 압제
하려는 것이니, 어찌 야만에서 다름이 있으리오. 사람이
야만과 다른것은 정의와 예법과 의리를 알아 행신을 하는 것
이거늘 조선 남성이 여성 대접하는 것을 보면 정도 없고,
의도 없고, 예도 없고, 참 사랑하는 마음도 없이, 대접하기를
남성보다 천한 사람으로 하고, 무리하게 압제하는 풍속과
억지와 위엄으로 행하는 일이 많이 있으니, 그 여성들을 대하여
어찌 불쌍하고 분한 마음이 없으리오.
장부라 하는것은 강하고 교만한 사람을 업수이 여기고
약하고 곤한 인생을 높이고 위해주는 법인데, 여성이라는
것은 남성보다 약하니 장부의 도리에 약한 이를 존경하고
위하는 것이 높고 마땅한 일이라. 조선 여성들이 약한 이유로
자유로운 권리가 없어졌고 대접받기를 옥에 갇힌 죄인같이
하니, 그 남성들의 무리한 죄상을 생각하면 매우 천하고
괘씸하더라.
조선 남녀의 행실을 비교하여 볼진대 여성이 남성보다 백배가
나은것이, 첫째는 남성중에 음행하는 자가 더 많고 첩 둔
사람이 많이 있지만 여성중에는 음행하는 이도 적고 간부 둔
여성도 적은 즉, 어찌 남성보다 높고 정결치 않으리오. 무리한
남성들이 풍속 만들기를, 저희는 음행하며 장가든 후 첩을
두어도 부끄럼이 없고, 자기 아내는 음행이 있든지 간부가
있으면 대번으로 "아니 그런 고르지 못한 일이 어찌 있으리요".
자기 행실이 옳고 정결한 후 자기 아내가 행실이 그르면 그때는
그 아내를 쫓는다든지 법률로 다스리는 것은 마땅하거니와,
자기 행실이 그른즉 자기 아내 책망하는 권력이 없는지라,
조선 남성중에 음행을 하든지 첩을 두는 자는 음행 있는 여성
다스리는 법률로 다스리는 것이 마땅하니라.
조선 천한 남성 생각에 자기 아내가 못 미더워 문밖에 임의로
나가지 못하게 하고 내외하는 풍속을 마련하여 죄인같이 집에
가두어 두고 부리기를 종같이 하고 천대하기를 자기보다 낮은
사람으로 여기니 어찌 분하지 아니하리오.
아내가 죽으면 후취하는 것은 저희들이 옳은 법으로 작정
하였고, 서방이 죽으면 개가하여 가는 것은 천히 여기니
그것은 무슨 의리인지 모르겠구나. 가난한 여성이 젊어서
과부가 되면 개가 하여도 무방하고, 남성도 젊어서 상처하면
후취 하는 것이 마땅하니라.
조선 부인네들도 차차 학문이 높아지고 지식이 넓어지면
부인의 권리가 남성 권리와 같은줄을 알고 무리한 남성들을
제어하는 방법을 알리라. 그렇기에 우리는 부인네들께
권하노니, 아무쪼록 학문을 높이 배워 남성들보다 행실도
더 높고 지식도 더 넓혀 부인의 권리를 찾고 어리석고 무리한
남성들을 교육하기를 바라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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