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69 번 글의 답장글: 넘자들은 여자가 타주는 커피를 마실때 행복해한다.^^ |
| 글쓴이: 유치찬란 |
글쓴날: 2000년 07월 10일 22시 56분 |
읽은수: 516 |
하하하...일단 웃고...
밉살스러워도 참아라...어쩔테냐...
나의 군대 시절 보직은 작전 상황병...
항작과라 불리는 곳에서 열심히 몸부림 쳤다.
본업인 작전 상황 업무외에도
장교들 커피 심부름에서 신라면 끓이기 까지...
그야말로 엄청난 격무를 거뜬히 해내는 만능 솔져였다.
허나, 철저하게 장교들로부터 단지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당하는 때가 있었다...그것도 "남자는 힘이야"라는
생각이 당연시 되기 쉬운 군대에서...
VIP가 부대를 방문해서 상황실에 들렸을 때,
커피는 꼭 행정과 미스 김만이 탈 수 있었다...
사병입장에서 끗발이 있는 넘인지 아닌지는 바로 행정과
미스 김이 끓인 커피를 얻어 마시느냐, 땀내나는 우리 사병들이
보온통에서 뽑은 물로 타준 걸 먹느냐로 판단할 수 있었다는
야그다...
여사원들한테 커피 심부름을 시키는 가장 큰 이유는
차별이니, 커피 타는 일을 하찮게 여겨서라기 보다는
여자가 타주는 커피 마시는 게 너무너무 기분이 좋기 때문이다.
커피는 물론 직접 타먹는게 옳다는 걸 안다.
허나, 여자가 타주는 커핀 이상하게 더 맛있다.
여자가 타주는 커핀 커피가 아닌 그 무엇이다.
후자의 즐거움을 떨쳐 버리기엔 너무나도 연약하고 이기적인
남자임을 인정하는 바이다...
"미스 김 커피 한잔"을 외치는 남자들에게 필요한 건 정녕
무엇일꼬....
보온병?
: 이 게시판에 하는 것도 좋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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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아예 벗어난 얘기라고 맹세하라면 못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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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얘길 하시면서 고졸 대 대졸 구도를 만드는 것은 좀 안타까웠어요. 사실 그런 식의 구도는 사용자가 만들고 싶어하죠. 차 끓이고, 비서업무를 할 고졸 여사원을 '용모 단정'한 기준으로 뽑고, 또 정사원을 뽑으니까요. 오래 된 그런 구도들 얼마나 부당하게 현실에서 작동하는지 모르는 바 아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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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뽑고는 모두 여성이라고 같은 정도의 친절을 은근히 바라거나 하는 거요. 스스로 할 수 없다면, 예쁜 사기 잔에 컵받침까지 받쳐서 커피를 먹고 싶다는 욕망을 버리던지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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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치고, 정식의 부엌을 가진 데는 드물잖아요? 회사는 일하는 데잖아,라구요, 그러고는 여자화장실 귀퉁이-가뜩이나 좁은 구석-을 떼어다가 뭐 이것저것 구비하는 거죠. 그러고는 무엇이 먼저인지, '남자화장실에는 퐁퐁이 없잖아'하는 걸 보고 있으려면 화가 나지요. 시시때때로 있는 화재 예방점검인가, 사무실로 나와있는 가스렌지 다시 화장실로 보내는 행사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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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직이 크지도 않고 내부의 절친함 따위를 강조하는 곳에서는 그게 또 장난 아니잖아요. 지난 번에 그래서 여성활동가들의 컵깨기 행사도 있었잖아요. 사무실에서 중요한 일, 덜 중요한 일 나눈 다음, '난 중요한 일을 하느라고 내가 먹은 컵은 좀 닦아 주겠어'하는 거랑, '손님이 오셔서 그런데, 커피 좀 주겠어'하는 거요. '밥하고 반찬만드는' '일'의 중요성을 남성들은 여성들만큼 느끼질 못하는 거 같구 말이죠. -참세상 여자만세 게시판이 이것 때문에 오래 시끄러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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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오래 소원해졌다고 느껴졌던 친구가 '취직했더니 내가 너무 큰 얘기들 너무 쉽게 했던 거 같아, 부딪치고 보니 너무 '사소'해서 화를 내기도 내지 않기도 그래'하는 바람에 너무나 정말 너무나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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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직원들이 모두 '여직원'으로 묶일 수 있다고 보는 건 남자직원들 생각이죠. 비슷한 억압이 있어도 다 또 다르구요.
: 어떤 게 최선일까 생각해요. 상투적인 성역할 구분이 여전하다면 어떻게 나라고 자유로울까요. 그저 버팅기는 거예요. 화장실의 불을 근거로 차를 좀 달라고 하면 저어주지도 않고 말이죠^^;;;;
: 최선은 자기 먹을 건 자기가 챙기는 것 뿐이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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