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남자도 마찬가지... 일명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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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착한 여자를 오해하는가?
착한 여자가 실패하는 이유
‘착한 여자가 무슨 소용있냐?’고 물었던 유행가 가사가
요즘 새삼스럽다. ‘착한 여자’란 단지 자기 자신만을
생각해도 모자라는 세상에서 가슴속의 사랑과 이해를 가득
가득 퍼주고 남겨진 빈 쭉정이일 뿐. 착한 여자를 착하게
바라보지 않고, 성공과 기쁨 대신 실패와 좌절을 안겨주는
현실의 왜곡된 시선들을 찾아본다.
善은 남자에게나 여자에게나 가장 인간답게 사는 길로서
대우받았고, 여자에게는 더더욱 최고의 덕목으로 간주되었
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착한 여자’의 정의는 변하기 시작
했다. 시대에 뒤떨어진, 혹은 스스로를 발전시키지 못하
는 사람으로. 그리고 많은 여자들이 외치기 시작했다. 착
한 여자로 살았더니 성공은 커녕 실패만 하더라고, 착한
여자로 살았더니 결국 혼자만 남고, 이제는 나쁜 여자가
성공하는 시대라고. 무엇일까? 우리의 오랜 덕목이 그 이
름값을 못하고 이토록 공격을 받게 된 이유, 착한 여자가
오해되고 실패하는 이유는.
1. 착한 여자는 답답하다?
‘응’, ‘그래’, ‘알았어’. 이 긍정의 대화법. 착한
여자는 상대방이 불편할까봐 조심스러운 나머지 도무지 자
신의 의견을 바로바로 표현하지 못한다. 자신의 감정보다
는 타인과의 관계를 먼저 생각하다 보니 미적지근한 표정
으로 대화의 중심에서 한발 뒤로 비껴 서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빨리 돌아가는 지금의 스피디한 세상에
서 착한 여자의 대화법은 환영받지 못한다. YES와 NO의 흑
백논리가 이 세상을 지배하는데 착한 여자의 이도 저도 아
닌 태도는 뒤처지고 짜증나는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 분명
한 의사표현이 필요한 사회에서 어느새 착한 여자는 답답
한 사람으로 낙인 찍혀버렸다.
2. 착한 여자는 불운하다?
착한 여자의 사랑은 그만한 사랑을 받을 가치가 없는 남자
들에 의해 늘 좌절되고 무너진다. 가난한 첫 남자를 위해
청춘을 모두 바친 어느날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 그의
말 한마디에 ‘그래도 본성이 나쁜 사람은 아니었어.’ 두
둔하며 묵묵히 그를 보내주는 열받는 스토리 속의 비련의
여주인공. 비록 애써 결혼한다해도 착한 여자에게는 왠지
시험도 많다. 괴팍한 시어머니를 만나거나, 남편이 외도를
하거나, 찌들은 생활고를 겪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때도
고통을 고통이라 생각지 않고 그저 이 한목숨 다바쳐 참아
내는 여자. 고통마저도 피하기보다는 감싸 안으려는 지고
지순함때문에 착한 여자의 인생은 고단하다.
3. 착한 여자는 우유부단하다?
착한 여자는 대개가 우유부단한 인상을 주기 쉽다. 기회
를 잘 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랑도 일도 때를 놓치면 달
아나게 마련인데도, 그녀를 기특히 여긴 옥황상제가 특별
한 복을 내리기 전까지는 기회를 찾아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다. 치열함 속에서 싸우고 쟁취하는 거센 사회생활은
별로 그녀에게 맞지 않는 것이다. 착한 여자는 회의석상에
서도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 위해 상대의 말을 가로막지 못
하고, 멋진 남자를 잡기위한 치열한 공방전따위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전투에 약한 ‘착한 여자’. 하지만 세상은
문밖만 나서면 온통 싸움터다.
4. 착한 여자는 못생겼다?
"좀 안예쁘면 어때? 착하면 됐지.’는 이제 전설이 되었다.
착한 여자보다 예쁜 여자가 훨씬 더 가치를 인정받는 시대
가 전진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예쁜 여자들의 콧대는 나날이
높아지는 반면 못생긴 여자는 한없이 기가 죽을 수 밖에
없다. 더불어 ‘못생겼으니 지가 별 수 있어.
착하기라도 해야지.’라는 얼토당토않은 억지속에서 예쁜
여자의 반대인 착한 여자의 대열에 서게 된다. 착한 여자
란 인성이 뛰어난 여자를 뜻하는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사
회의 외모 중심의 가치 판단 기준은 ‘착한 여자’를 ‘예
쁜 여자’의 반대어로 전락시켜버렸다.
5. 착한 여자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자기애와 이기심은 엄연히 다른 문제다. 그러나 착한 여
자들은 양보와 타협만을 가장 우선시해서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 여러 사람이 모인 앞에 놓여
지는 과일접시 앞에서 너무나도 당연히 가장 못생기고 작
은 것을 집어드는 그녀의 손가락. 물론 더할나위 없이 아
름다운 그녀의 심성이지만, 문제는 이런 심성도 자신의 이
익만을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이 여자는 늘 그런 사람’
으로 인식시키는 효과만 낳을 뿐이다. 지금은 당당한 여
자, 자신을 사랑하는 여자가 아름다워 보이는 사회다. 늘
주기만 하다가 자신이 누릴 것마저 잃어버리는 것은 실속
만 없어 보인다.
6. 착한 여자는 건강하지 못하다?
표출되지 못한 감정은 가슴 내부에 쌓이고, 스트레스가
되어 병으로 발전한다. 그래서 분노를 제때 표현하지 않고
꾹꾹 눌러참는 착한 여자들은 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너
무 착해서, 또는 착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억압하면서 숨
겨진 스트레스는 자신을 억울한 존재가 되게 하고, 그것
이 지나쳐 때때로 상대에 대한 서운함이나 증오를 일으키
기도 하여 건강한 감정을 해치고 만다. 결국 답답한 가슴
을 쌓아두는 여자는 순간순간 제 감정을 터뜨리고 나름대
로 조율해가는 여자에 비해 건강할 수가 없다.
7. 착한 여자와의 연애는 재미없다?
많은 남자들은 착한 여자를 두고 언니처럼, 누나처럼 혹
은 말 잘듣는 누이동생처럼 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편한 여자라고 말한다. 하지만 더불어 그 이상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오로지 ‘순둥
이’만 고수하기 때문에 영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엉뚱한
말도 늘어놓고 가끔은 억지도 부리고 토라지기도 하는 톡
톡 튀는 여자가 인기있는 이 때에 착한 여자는 밍숭밍숭
하다고 평가절하되어 버렸다. 그녀의 선한 말투와 도덕
교과서같은 행동은 그러지 못한 사람이 훨씬 더 많은 지금
에는 도리어 거리감을 만든다.
8. 착한 여자는 발전하지 못한다?
착한 여자는 늘 갈등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저
현실을 받아들이고 지금의 자리에서 행복을 찾으려 하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니 시끄러움은 없지만, 성과면에서는
항상 자신의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왜냐고 따지는 여자들
의 뒷줄에 서기가 일쑤다. 그래서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오빠나 남동생을 위해 대학을 포기하고, 어려운 집안 살
림을 위해 직업 전선에 뛰어드는 주인공이 된다.
하지만 지금 세상에서는 그런 태도로 살아 보았자 평화
를 유지할 수는 있을 망정 자신의 발전을 꾀하기는 힘들다.
그저 발전 없이 고여있는 물로만 남을 뿐.
9. 착한 여자는 가식적이다?
진실한 믿음이 부족한 사회는 착한 여자에게 새로운 비
난의 시선을 만들었다. ‘이 땅에 천사는 없다. 고로 천
사처럼 군다는 것은 위선이다’라고. 이제 우리는 TV드라
마에서도 콩쥐같은 여자보다는 악녀에게 더 매혹되고 심지
어 동정까지 한다. 한때 모든 사람들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던 착한 여자는 안타깝게도 졸지에 ‘착한 척 하는 여자’
가 되어 비난받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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