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에서 수다떨기

달나라에서 수다떨기 (이전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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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들어와서 글을 씁니다. 요즘 잉고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글을 쓰니까요.. 별족님의 '군가산점 위헌 판결 그때', 잘 읽었는데, 저와는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에는 남성들의 근원적인 공격성이 문제인 줄 알았는데, 그 보다는 합리성의 비대칭성이 근본적 인 문제라 생각합니다. 군대 2년 끌려 갔다 왔는데 아무런 보상이 없다? 이건 아주 비합리적인 상황이지요.. 여기까지는 다 동의하지 않나요? 그런데 거의 유일하게 상징적인 보상체계였던 가산점마저 없애버렸어요.. 열받지 않나요? 거기다 가산점 위헌판결 났을 때, 여성계 쪽에서 '승리', '쟁취' 등의 매우 자극적인 표현을 썼잖아요.. 당연히 열받지요.. 정부에게 근본적인 보상을 요구하라는 덧말을 붙이긴 했지만 제가 볼 때는 전체적인 여성계 의견은 보상 필요 없다는 거였어요.. 그쪽에서는 군대 갔다 온 것을 기득권으로 보고 있는데 보상을 왜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겠어요? 조금 더 들어가면 예비역 병장들은 군대 2년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날려비린 시간이라 생각하는 반면 여성들은 마치 1등시민의 훈장을 타낸 기득권 쟁취의 시간 이라 파악했던 거에요.. 그러니 게시판에서의 공격적 글쓰기가 나온 것은 당연한 거라구요.. 예비역 병장의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합리적인 사고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여성계와 진보진영 쪽에서 전면적인 비합리적 논리를 들고나와 발언을 하니, 돌아버린 거죠.. 젠 개인적으로 군 2년 때문에 제 생활의 4년이 늦춰 졌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마도 별족님은 제가 군에 갔다왔기 때문에 대단한 기득권을 갖고 있다고 생각할 거에요.. 그 상태에서는 얌전하게 말 주고 받을 수 없는 거죠.. 그리고 제가 아무리 따져봐도 군대 기득권이란 것은 하나도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면 별족님은 그냥 제 말 듣는 수밖에 없는 거지요.. 제가 얻은 게 없다는데 별족님이 뭘 가지고 저의 기득권 을 증명하겠어요? 그런데 이 말을 아무도 안 듣는다는 것.. 그럼 다시 공격적인 글을 쓰게 되고, 그러면 더 안 듣지요.. 이런 악순환이었다는 걸 생각해봐야지요.. 사실 군가산점 문제는 여성계 전체의 치명적인 해를 끼쳤 어요... 저같은 중도 자유주의자마저도 등을 돌리게 만들었으니까요.. 그것은 열받아서 그런 게 아니라, 여성계의 목소리에 신뢰를 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지요.. 그 정도의 판단력이라면 다른 문제 역시 분명히 잘못 판단하는 게 속출할 거라는 거에요.. 바로 나오더군요. 여성노조에서 우체국 광고 갖고 시비걸 때, 다시 한번 놀랐지요.. 덕분에 저는 호주제 폐지, 성폭력, 성차별에 대해 근본적으로 재검토를 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구요.. 저는 엄밀히 말하면 이런 문제들은 여성들 탓이라기 보다는 단지 여성계가 주장하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는 다수의 무늬만 진보인 체 하는 사이비 남성 페미니스트들 때문이라고 봐요.. 남성이 여성들의 성폭력에 대한 공포심을 이해하기 위해 1년이고 2년이고 집중적인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야하는 반면 과연 여성들이 그 정도로 군대 문제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을 했을까요? 이것 사실 불가능한 일이에요. 그걸 해줘야 하는 집단은 바로 남성 페미니스트들인데 책임을 회피한 거죠.. 자신들의 선명성만 확인하기 위해서.. 걔들이라도 제대로 봤어야 하는데 덩달아 따라가는 바람에 바로잡을 기회가 없어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