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에서 수다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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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모든 여성분들, 안녕하십니까. 여성으로서, 하나의 인간으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기에는 척박한 사회풍토와 어려운 여건 속에서 힘들게 살아가고 계신 여성분들의 노고에 십분 공감합니다. 여기에 글을 올리는 이유는 여성들이 처한 불평등한 사회적 풍토속에서 여성이 그런 위치에 있을 수 밖에 없는 이유와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보고자 하는 작은 노력의 일환으로 여성들에게 고하고 싶은 말씀이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여성들이 다 그러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여성분들에게서 찾을 수 있는 공통된 문제점들이 있고 그것을 여성 스스로 깨닫고 개선하도록 노력하고 실천하는 일이 여성의 지위 향상과 더불어 이 사회에서 여성의 자리를 확고히 하는데 도움이 될까해서 이 자리를 빌어 여러분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여성분들은 남성에 대해 일종의 피해의식이 있습니 다. 사실 남자인 제가 봐도 사회는 여성들에게 불리 하고 불합리한 대우를 하는 경우가 너무 많거든요. 남녀사이의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약자의 위치에 있습니다. ('육체적인 힘' 외에도 사회적인 관계와 위치까지도 요.) 제가 다음에 지적하는 사항중에 자신은 몇가지나 해 당 되는지 스스로 한번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미리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모든 여성들이 전부 다음과 같이 생각하지는 않을 거란 말입니다. 예외 없는 명제란 있을 수 없죠. 경우에 따라서 예외가 더 많을 수도 있구요. 그러므로 "난 그렇지 않은데 왜 매도하느냐?!"는 공격적인 자세보다는 다만 자신 이 과연 그렇지 않은가 라고 한번쯤 생각해 보시길 바라는 것입니다. 여성분들은 사회에서 뿐만 아니라 심지어 정신적 육 체적 교감을 공유하고 있는 '사랑하는 남성'에게까 지 상처받고 무시당하는 등 불평등한 관계에 있습니 다. 이에 여성분들 분개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 은 너무도 당연한 것입니다. (마치 'sofa 한미주둔군 지위협정'과 같이 말이죠.) 하지만 그 개선의 대상이 우선 여성분들 자신이 되 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도나 사회적 여건을 거론 하기 전에 고쳐져야 할 것이 사회적 통념입니다. 여성에게 불리한 사회적 통념이란 일반적으로는 남성 중심의 사회가 여성에 대해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남 성우월주의적인 시각을 말합니다. 물론 그것을 부정하진 않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회적인 통념을 여성 스스로가 만들어 가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으십니까. 이 사회의 남성들도 여성들도 남성이 가해자이고 여성이 피해자이며 약자인 데는 공감하고 있는 듯 합니다. 하지만 여성을 약자로 만드는 역할이 여성들 자신에 의해서 수행되고 있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여자는 자신이 남자보다 강해지기를 원치 않는다." 이 명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물론 육체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강해지기는 어렵 습니다. 이 사회엔 남성보다 강해지려는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를 가진 여성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여성이 남성과의 관계를 설정 할 때, 여성이 바라는 남성의 조건은 무엇입니까. 한 여성에게 있어서 가장 친밀하고 영향력이 있는 사람은 사랑하는 남성(남자친구, 애인, 남편)입니 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남성에게도 사랑하는 여성(여자친구, 애인, 아내)이 가장 중요한 사람입니다. 여성이 그런 사랑하는 남자를 고를 때의 기준은 과 연 무엇입니까. 여성분들은 다음을 체크해 주십시오. 1. 난 나보다 나이 많은 남자가 내 상대로 적합하 다고 생각지 않는가.( 요즘엔 예외가 너무 많 지만요.) 2. 남자의 학벌이 나보다 좋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는 않는가. 3. 남자의 벌이가 나보다 좋아야 한다고 생각지는 않는가. 4. 남자의 키가 나보다는 커야 한다고 생각지는 않는가. 5. 데이트 등 공동으로 지출을 할때 남자가 나보다 적게 부담하면 부당하다고 생각지는 않는가. 6. 처음만난 남자가 데이트 비용을 공동부담 할 것을 원하면 '매너 없는 남자'라고 생각 할 것인가. 7. 여교사는 1등신부감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남교사는 이에 비해 자격이 부족하다고 말할 때 공감해본 적이 있는가(물론 IMF 이후로 생 각이 많이 달라졌지만요.) 8. "(데이트 시) 난 남자가 나를 리드해 주는게 좋아"라고 말해 본 적은 없는가 9. '남자는 능력, 여자는 외모'란 말을 들어본 적 이 있는가. 들어 봤다면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는가 분개했는가. 10. "난 잘생긴 남자가 좋아"란 말보다 "난 능력 있는 남자가 좋아."란 말을 할때 좀 더 떳떳 하지 않은가. 11. "난 그 남자가 내게 너무 잘해줘서 고마워" 라고 말해 본 적은 없는가. 그 말을 해본적 이 있다면 그 남자도 내가 너무 잘해줘서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가. 12. 남자 친구 이외에 나에게 친절하고 잘 대해주 는 남자와 특별한 관계가 아닌데도 연락하거나 만나지는 않는가. (이 부분은 아주 민감합니다. 흔히 이런것을 '우정'이라고 말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남자쪽에서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고려해 보십시오. 여기서는 상대 남자의 도 덕성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것을 받 아 들이는 여자의 태도가 어떤지를 체크해 보 는 자립니다.) 그런 적이 있다면 일반적인 동성간의 우정에 서도 그런 일방적인 친절과 배려가 성립한 다고 보는가. 나는 그런 친절과 배려의 대가로 나를 지불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13. 나는 정말로 나보다 덜 훌륭한(여기서는 인성과 품성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사회적인 지 위,직위를 말하는 것입니다. 참고로 남성을 (함 부로)대표해서 말씀드리자면 남자는 여자와 자신 과의 사회적 지위를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실은 자신보다 경험이나 지위가 낮기를 바라는 편입니 다.) 남자가 내 배우자가 되도 상관없는가. 많은 분들이 위의 글을 읽고 "나는 그렇지 않 다."고 말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바라는 것도 그것이구요. 또 "위의 문항이 여성의 사회 적 지위를 말하는 자리에 왜 필요하냐"고 말할 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럴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던진 두서없는 질문들이 공통적 으로 묻고 있는 것은 과연 '여성들은 자신의 배 우자와 평등하기를 바라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비록 체계적이진 않지만 위와 같이 몇 문항을 고를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지역과 연 령, 성별을 설정하고 체계적인 문항의 설문지 를 들고 표본을 조사한 것은 아닙니다.) 제가 제 주위에 있었던 수많은 여성들(제가 모두를 다 사귀었다는 게 아니라, 가족, 이웃, 친지, 동문, 친구, 연인, 매체, 대중문화, 불 특정 다수의 군중들을 말하는 것입니다.)과의 대화와 질문, 토론, 지나가는 소리를 단순히 제 머리에 입력한것, 책에서 읽은 것, 문학 작품이나 영화에 묘사된 것(작가가 항상 바르게 묘사했다고는 할수 없겠죠. 하지만 예술이 현 실을 반영한다는 데는 이의가 없으실줄 압니다.) , 심지어 비슷한 종류의 설문조사(그런것도 있 었습니다.)에서 자료를 섭취하고 제 나름대로 정리한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네 주위에는 그런 여자들 뿐이냐'고 하실수도 있습니다. 그런 생각은 말아 주십시오. 다들 인간적이고 따뜻한 주위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하고 좋은 사람들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위의 질문이 적확하냐를 따지는 것 보다는 몇개나 예, 또는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느냐를 스스로 생각해 보시고 질문의 의도를 다시 한번 숙고해 주시기 를 바라는 것입니다. 여성은 진정 남성과 평등해 지기를 바라는가. 그렇다면 우선 내 남자와의 관계부터 개선해야 하지 않는가. 나는 내 남자를 그런 기준을 염 두에 두고 선택하는가. 아니면 내 남자가 내 주위에 힘있고 자랑스런 사람이 될것인가를 기준 으로 선택하는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내게 잘해주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더 행복 할 거라고 생각지는 않는가. 나는 진정으로 남 성을 내 욕구(건강한 의미입니다.)를 채우기 위해 선택하는가 그렇지 않으면 선택당하는가. 난 내 배우자의 능력(사회적 지위, 자본주의 사회에선 곧 '돈'으로 간주할 수도 있습니다.) 과 내 외모(성상품)를 맞바꾸는 거래를 원하 는 것은 아닌가. 마지막 문장에 광분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자본주의 사회의 성 상품화를 빚대어 극단적으 로 표현한 것 뿐입니다.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보려면 한도 끝도 없다는 것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 글을 읽고 저를 남성우월주의자나 여성혐오 증을 가진 사람으로 오해하는 분들 없으셨으면 합니다. 저도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로서 사랑 주고 사랑받고 상처받고 상처주는 그런 남자 중의 한 사람입니다. 그럼.. 여성 스스로 여성의 정당한 지위를 찾는 첫걸음을 떼시기 바랍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