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에서 수다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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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타주는 일이 한창 바쁠 땐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그 외엔 "넉넉하게 베푸는" 마음으로 커피 타줄 수 있었다. 커피 한잔의 여유란 남에게 베푸는 마음이다... 커피 타준다고 내가 그 사람 하인이나 종이 되는 건 아니다... 자기 열등감에서 이런 쪽으로 연결시키고 베푸는 맘의 즐거움을 외면하려는 사람들은 뭐...생긴대로 살아야쥐 어쩌겠나... : 아마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커피 타는 일을 요구받는 게 얼마나 싫은 일인지 모를 것이다. : : 내가 있는 직장은 한 건물 내, 같은 사장 아래 전혀 다른 두 개의 사업체(?)가 있다. 그러니까 내가 일하는 데(2층)잡지를 만드는 데고, 또 다른 사업체는 도매서점이다. 사장이 동일인인지라 : 건믈을 같이 쓰고, 밥도 같이 먹고 그런다. : : 2층에 사장실이 있는데 가끔 손님이 오면 우리 쪽에서 차심부름까지 해야 한다. 우리 일과 전혀 관계 없는 사람이라 해도. : 그리고 한 번은 1층에서 점심을 먹고나서 물을 마시고 있는데 : 서점 관계 손님이 오자 그쪽 직원이 나더러 커피를 좀 타달라는 거다. 열라 기분이 나빴다. 하지만 그 앞에서 거절을 할 수 없어 : 열라 맛없게(평소에도 나는 커피를 잘 못 탙다.) 커피를 타서 줬다. : : 그 직원은 내가 하는 일이 그 손님과 전혀 관계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내가 여자라는 이유로 나에게 그런 요구를 한 것이다. : 언제쯤 이렇게 말도 안되는, 여직원에 대한 커피 심부름 요구가 없어질지...그러려면 직원들의 의식을 개혁할 만한 캠페인 같은 게 있어야 할 것 같다. : : 요즘에는 성희롱에 대한 홍보가 여러 매체를 통해 빈번히 이루어지던데 차심부름 같은 것도 대대적으로 홍보를 해야 할 것 같다. : : : 커피 심부름 같은 건 단순히 '그냥 친절을 베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여성이라는 성별에 근거하여 강요되는 일이기 때문에 기분 나쁜 거다. 일단 이런 인식이 들고 나면 절대로 그 일에 친절을 담을 수 없다. 그래서 나같은 경우에는 열라 맛없게, 더러운 기분으로 그 일을 할 수밖에 없다, 지금으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