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에서 수다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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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말의 쓰레기장으로 변화된 가장 큰 원인은 익명성과 비대면성 매체라는 특성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또 기성세대가 인터넷에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인터넷 문화를 이끄는 10대와 20대들이 올바른 네티켓(네티즌의 에티켓)을 정립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김동로 연세대 사회학과교수는 『산업화 사회에서 정보화 사회로 넘어가면서 이에 맞는 언어의 룰이 정착되지 않은 일종의 「인터넷 아노미」현상』 이라고 진단했다. PC통신사와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들의 관리소홀도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연세대 윤영철(신문방송학과) 교수는 『PC통신사나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들이 영업확장에만 신경쓰다 보니 욕설이나 비방 등이 판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이나 관리자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외국 실태와 비교해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가입자 수가 320여만명에 이르는 PC통신 천리안의 경우, 욕설이나 음란물을 단속하는 요원은 10명에 불과하다. 가입자가 170여만명인 넷츠고는 감시요원이 30여명이고, 유니텔(가입자 320만명)은 30여명이다. 반면 가입자 1500만명인 미국 AOL의 경우,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1만4000여명의 네티즌 인권감시단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 등 단속기관도 인터넷 상에서는 무력하기만 하다. 검찰과 경찰, 정통부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서 일하는 단속인원은 200여명에 불과하다. 경찰청은 최근 30명 내외였던 사이버수사대를 확대, ‘사이버테러 대응센터’로 개명하고 인원도 두배 이상 늘렸다. 하지만 이 센터의 한 실무자는 “이 정도 인력으로 네티즌들의 사이버테러를 감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자인하고 있다. 법조계는 인터넷과 PC통신에서 무차별적으로 이뤄지는 욕설과 비방 수준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지 한참 지난 요즘에서야 인터넷 명예훼손과 관련된 민형사 사건에서 인권침해에 대해 폭넓게 해석하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했다. 검찰과경찰은 「피해자가 명예훼손 등으로 신고하면 발신자를 끝까지 추적해 밝혀낸다」는 방침을 세운 정도다. 그러나 이같은 사법·수사기관의 단속 의지의 실효성에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인터넷 범죄 단속 업무를 맡고 있는 한 공무원은 『사이버 공간의 언어폭력 분량에 비해 신고되는 건수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기 때문』이라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네띠앙」의 이종혁 팀장은 “사이버 언어폭력은 정부가 개입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운영자와 참여자 사이에 새로운 규범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모든 사용자의 ‘실명화”’라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올바른 네티켓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사이버 명예훼손 신고·처벌 캠페인」이 필요할 정도”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