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에서 수다떨기

달나라에서 수다떨기 (이전게시판)

글번호	293	글쓴날	2000년 05월 29일 13시 20분
이름	붉은여우
메일	real-redfox@hanmail.net
홈페이지	http://www.urimodu.com
제목	한번 읽어보시겠습니까? 성.폭.행....
아래에 첨부한 글은...애석하고, 부끄럽지만 절대 허구의 글이 아닙니다. 이미 피해자와의 연락도 닿아있는 상태로서, 뜻을 같이 하시는 분들의 연대를 구하고자 이렇게 퍼다 나르는 것입니다. 시인이라는 직함아래 여성에 대한 성적모욕과 폭행을 일삼는 파쇼적 기질을 당당히 드러내놓고 살고 있는 가해자를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라는 의견아래 많은 분들의 협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억울합니다. 여성은 삶도, 시도, 문학도 하지말고 죽어야 한다는 현실이. 그렇게 만든 당사자를 죽이고 싶습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제게 도움과 힘을 주셨으면 합니다. ] 제 나이는 스물 셋입니다. 2000년도 졸업생으로 이제 갓 사회에 나왔습니다. 또한 올 초 지방지 신춘문예에 등단한 새내기 시인입니다. 지금부터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을 되도록 많은 분들이 보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글을 올립니다. 저는 며칠 전 원광대학교 불문과 교수로 재직중인 심 모 교수님의 제의로 박남철 시인과 대면할 자리가 있었습니다. 물론 박남철 시인과는 초면이었죠. 친 동생으로 여기고 있는 후배도 한 명 데리고 나갔습니다. 후배와 저는 [자본에 살어리랏다]를 쓴 대 시인을 만난다는 이유로 어색한 분위기에서도 한껏 들떠 있었습니다. 교수님은 어차피 문학을 하려거든 박남철 시인에게서 좋은 말 많이 들어보라고 넌지시 조언을 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술자리 분위기가 조금은 부드럽게 무르익어 갔습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몹시 취하지는 않았습니다. 저희도 자리가 자리인지라 시간이 갈수록 정신은 더욱 말짱해질 뿐 취하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대 시인과 교수님이 함께 한 자리라 영광스러워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부터 시작이었습니다. 박남철 시인에게서 평생 잊지 못할 말들을 들은 것은. 그것은 여성인 저로서는 참으로 감당할 수 없으리만큼 거칠고 모욕적인 말들이었습니다.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리고 속에서 복숭아씨 만한 어떤 것이 목구멍을 치고 올라올 정도로 굉장히 충격적인 일로 기억됩니다. 더구나 사람을 사람으로서 좋아했던 저로서는 참기 힘든 언행이었습니다. 그쯤에서 마주하고 있던 책상을 치는 걸로 제가 잠깐 분함을 터트렸습니다. 그랬더니 박남철 시인은 후배와 교수가 보고 있는 앞에서 저에게 더욱 심한 욕설을 퍼부었고 심지어는 제 머리와 몸을 때렸습니다. 그 와중에서도 잊지 못할 말이 있었습니다. " 씹도 한 번 안 주는 년이…" 교수님은 마치 먼 일을 회상하는 듯 보고만 계시더군요. 박남철 시인이 그 자리에서 교수님에 대해서도 심한 모욕감을 주었는데도 말이지요. 교수님은 잠시 박남철 시인을 말리는 척 하다가 후배와 함께 갔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도망쳤지만 금방 박남철 시인에게 붙잡히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으슥한 곳으로 끌려가 복부를 심하게 맞았습니다. 또한 여관으로 끌고 가려고도 했습니다. 저는 울면서 택시를 집어탔고 뒤따라 타려던 시인은 경찰서로 가 달라는 제 말에 차마 타지는 못했습니다. "씨발년, 잘 가라"라는 말과 함께 택시문을 닫더군요. 택시기사에게는 제가 우는 모습에 대해 남자들끼리만 통하는 눈짓을 보내며 "알죠?"라는 말로 대변하더군요. 저는 그때 맞았던 후유증으로 다음날 몹시 앓았습니다. 직장도 나갈 수 없을 정도로 말입니다. 지금도 복부께가 심하게 결리고 가슴이 떨립니다. 작은 일에도 깜짝깜짝 놀라는 버릇이 생겼으며 심장은 계속해서 두근거립니다. 덕분에 저는 아무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교수님은 그 후 전화통화 중에서 제가 경찰에 고소한다라는 말에 참으라고만 하시더군요. 박남철 시인 또한 전화해서 제게 잘못했다고 하고요. 그때는 술을 마셨기 때문에 아무것도, 자네가 누구였는지도 기억 못 한다구요. 그런데 그 말은 교수님이 제게 박남철 시인과 통화한 내용을 들려준 것하고는 너무나 틀린, 거짓 사과와 다름없었습니다. 오늘 또 교수님에게서 전화가 왔더군요. 박남철 시인이 말하기를 제게 애인이 있는 것 같다던데 제발 애인에게만은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했다더군요. 그러면서 후유증이야 세월이 다 해결해 주니까 그냥 덮어두라고 충고아닌 충고를 해 주셨구요. 힘든 일을 왜 애인한테까지 알려서 애인까지 힘들게 할거냐고, 고소만은 하지 말아달라고도 하시더군요. 박남철 시인의 잘못이 제가 거짓 사과나 받고 무마시켜버릴 정도로 가벼운 거라면 도대체 뭐가 두려워서 고소를 두려워하고 제 애인을 두려워하는 걸까요. 저희 어머니가 전국 여성 농민회 회장직을 몇 년을 지내신 분이라고 하면 저희 어머니에게도 아무 말 하지 말라고 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저는 고소는 하지 못했으나 그 분함과 울분, 후유증을 삭힐 수가 없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이제 저는 사람을 사람으로 좋아하는 경향은 없어졌습니다. 누구를 보든 의심하게 되었으며 특히 시를 쓰는 문학도로서 문학을 한다는 사람들을 경멸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문학까지도 더러운 것으로 여겨질 정도로 구역질이 납니다. 제 꿈이 박남철이라는 사람을 만남으로써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 듯 합니다. 앞으로 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며칠이 지났지만 지금이라도 고소가 가능할까요? 저는 제가 여성인 것이, 여성으로서 문학을 해야 한다는 현실이 무척이나 억울합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제게 도움과 힘을 주셨으면 합니다. 메일:jkk98@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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