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에서 수다떨기

달나라에서 수다떨기 (이전게시판)

글번호	427 번 글의 답장글	글쓴날	2000년 05월 04일 08시 35분
이름	신딸기
메일	없음
홈페이지	없음
제목	저도 직언 한마디 & 나름대로의 해명
제가 쓴 글을 곡해하시는 것 같은데, 예전 게시판 글을 읽어보셨다니까 아시겠지만... (저는 달딸을 폄하한다고 해서 발끈할 사람도 아니고 달딸에 관심을 가져준다고 해서 그닥 좋아할 사람도 아닙니다) 마치 제가 그들과의 논쟁을 피하는 것처럼 보였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제대로 된 논쟁을 하겠다면, 뜬구름 잡는 소리는 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까지 이야기를 하면 기분이 나쁘시지 않을까 해서 하는 말인데, 다른 논쟁들에서는 대부분 지켜지는 논쟁이 페미니즘/ 페미니즘 이론/ 여성운동에 대해서는 별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태도가 나쁘면 이야기 안 하겠다" 이런 입장을 고집하고 있는데... 일단 자세가 안 되면 토론이라는 게 될리가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발전은 커녕 절대 허잡한 결과물이 나오기 마련이지요.( 정운영 선생님이 진행하시는 100분 토론에서도 빠가들이 오른쪽에 나오고, 왼쪽에 상식적인 사람들이 나오면 토론을 하려고 해도 잘 안 되잖아요. 그래도, 그들은 구체적인 사안 위에서 토론을 하니까, 그나마 볼 만한 거지요) 그래서 말인데요. 대부분, 예전의 포스트모더니즘 논쟁이랄지..( 것도 그 안에서 굉장히 세분화된 목소리를 내고 있죠.) 그런 것들은, 다들 기본적으로 모던한 사람들이 포스트모더니즘에 관한 책도 열심히 읽고, 기본이 뭔지 알게 된 다음에 논쟁을 하잖아요. 그런테, 페미니즘 이론에 대해서는 정말 다들 막무가내로 달려드는 것 같아요. 나름대로 이론이고 학문인데...(페미니즘 이론, 여성학 등은 분명히 학문이고 여성운동과의 차이가 "절대로" 있습니다) 아주 기본적으로도 인지하고 있지 않으면서 이론에 대해서 논의를 이상한 칼날을 들이대는데, 그것이 어떤 부분인지 자세하게 밝혀달라거나, 구체화시킨후 논의하자고 하면.. 많은 분들이, 니들끼리만 놀거냐? 그러더라구요. 페미니스트가 아니더라도, 페미니즘 이론 정도, 개론정도는 읽고 이론에 대해서 이야기 해야 하는 게 아닌가요? 토론하는 상대방의 입장이 어떤 것인지는 알고 있어야지, 토론이 되는 게 아닐까요? 그러니까.. 저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 지 모르고 있으면서, 토론을 시작하면, 도대체 그 사람의 어떤 주장에 대해 논쟁하고 비판하겠습니까? 물론 페미니즘을 모른다고 해서 여성 관련 제문제들을 논의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것은 페미니즘 이론에 관한 논쟁과는 또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마치 서로 다른 이념(과 배경지식)을 가진 사람들도 구체적인 사안 앞에서는 (어느 정도) 토론이 가능한 것처럼, 이러한 문제는 구체적인 사안 위에서 토론 되어야 할 것입니다만, 역시 여기에도 어느 정도의 커다란 대전제에는 합의되어있어야 할 것이라고 보는데, 그렇지 않습니까? 제가 님께.. 구체적인 것을 물었던 이유와, 역동성있는 태도를 요구한 것은 이 때문인데, 역시, 근대성과 페미니즘, 포스트모더니즘과 페미니즘에 관해 토론하고 싶으시다면, 역시 어느 정도는 토론 전에 준비해 주시는 마음가짐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뭐.. 이렇게 까지 툭 까놓고 글을 쓰는 것은 재미없고, 쿨하지 않은 듯 해서 이리저리 뺑뺑이를 돌렸는데... 결국 이렇게 말할 것을 괜히 그랬나 싶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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