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리의 어머니 신지 어머니


정리: 헤마


신지의 어머니가 요즘 고민이 많으시다. 아이들이 다 크고 환갑에 접어드는 나이에 자신의 삶을 산다는 게 쉽지는 않으신가보다. 어렵게 인터뷰에 응해주신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어머니. 신지언니가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는 어머니와 얘기하면서 우리는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일까. 우리들의 어머니에게서 어머니라는 이름과 아내라는 이름을 빼면 과연 무엇이 남을까. 우리는 환갑을 넘긴 한국의 여성에게서 가족의 삶을 제외한 온전한 자아를 찾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유니와 헤마는 미리 만나서 앞으로 있을 인터뷰에 대해 얘기하지만 막막하기는 매한가지다. 게다가 이놈의 녹음기까지 말썽이다. 마이크 접속부위가 고장난 듯.

헤마: (카세트를 건네며) 이거좀 잡고 있어… (유니: 우이 씨!)

헤마: (마이크에 대고) 안녕하세요. 전 헤마입니다.
(테이프를 감아 다시 들어본다. 낯선 목소리) 안녕하세요. 전 헤마입니다.

헤마와 유니는 녹음기가 녹음을 하는 것이 뭐가 신기한지 웃고 난리다. 어쨌든 제대로 됐으니 O.K. 신지와 신지 어머니 까페 안으로 들어오신다. 헤마와 유니, 갑자기 잔뜩 긴장하여 말을 더듬기 시작한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께는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엄청나게 오버하고 있다.

- (덜덜 떨면서, 지극히 공손하게) 이름을 이 이름으로 하시겠어요? 아니면 평소에 불리고 싶은 이름이 있으셨어요?

= 아니 생각해 본 이름이 없는데?

- 이름이 그냥 나가도 괜찮은가요?

= 아 글쎄 생각해 둔 이름이 없어

* 신지언니 껴들면서  그럼 우선 이 이름으로 하고

- (쭈뼛쭈뼛) 저어, 테크노 춤을 추신다는 얘기를 들었어요..(아직도 긴장중)

= 난 테두리 치지 않고 그 때 그 때 시대에 흐름에 동조하면서 살고 싶거든요. 나이 많이 먹었다고 해서 뭐 차리고 싶은 것도 없고 그냥 시대 흐름에 같이 살고 싶어서 그래요. 좀 웃기죠?(하하)

- 아니 저희도 못따라가는 테크노 음악을 어떻게…

= (웃음) 내가 생각을 해도 그런거… 흉내내다 보면 나도 좀 웃길 때가 있어.

* 신지 언니 또 껴듬- 되게 재밌던 게, 머리를 깍고 나서, 머리를 돌리며 헤드뱅잉 형식으로 엄마랑 같이.. 하하하

= 어차피 내가 살아가는 세상이니까 동조해 가며 사는 게 좋은 거 아닌가? 별나게 하고 싶지도 않고. 그냥 그래.

- 그러면 음악이나 춤 같은 거 좋아하세요?

= 근데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어. 재밌어 보믄… 근데, 따라서 흉내내서 좀 해 볼려 그래도 몸이 안따라 주지.(모두 웃음) 참 해보고 싶은 것도 많지

- 어떤 거 어떤 거 해보고 싶으세요?

= 아니 어떤 거 어떤 거가 아니라 난 다방면에 호기심이 많아요. 그동안 늘 집에만 있어서 뭐 해본 것이 없거든요. 뭐 시간이 되고 내가 체력이 따라주면 그냥 뭐든지 하고 싶어요; 얘가 졸업하고 나서부터야 내 시간 갖기 시작한거거든요. 그때서야 고삐풀린 망아지마냥 '야 내 생활 갖자!' 그러면서 내 생활을 갖기 시작한거지. 여기저기 많이 쫓아다니기도 했어요. 근데 아직은 그니까는 그냥 오락 쪽으로 보담은 뭐 배우는 거, 교육적인 거 있쟎아요 그런쪽으로 하고 싶드라고요.

- 뭐 배우신 거 있으세요?

= 그걸 다 얘기 해야하나? (웃음) 아니, 옛날에 우리가 배운 영어가 별로 발음이 좋질 않쟎아요? 근데 지끔은 좀 아무래도 영어를 잘 알아야 되는 세상같아가지구, 지금 쓰는 발음 같은거를 배울려고 한 일년 쫓아다녀 봤어요. 근데 역시 어렵긴 어렵드라구요, 어느 선 까지는 괜찮은데, 근데 지금은 현대발음은 따라갈 수 있어요. 또 이제 신문을 펼쳐보면 컴퓨터 모르면 세사을 못살 것 같이 만날 신문에서 떠들더라구요. 그래서 그것도 좀, 배워야 이제 지끔 세상을 살아갈 것 같아가지구 그래서 그것도 좀 할까? 근데 배우고 나면 그것도 쫌 별건데, 아직 인터넷 쪽으로는 들어가보질 않았으니까, 그게 또 궁금하더라구요. 근데 난 또 이런 것을 거의가 무료로 하는 데 있죠? (네) 그런데 쫓아다니면서 배웠어요. 근데 그것도 또 무료로 한데, 그래서 거기도 또 쫓아다니면서 해보니까, 처음에 해보지 않았을 때가 좀 어려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지, 뭐든지 들어가놓고 보면은 뭐든지 다 그렇드라구. 현재는 거기까지…근데 지금은 몸이 좀 안좋아서…

- 젊을 때요, 소녀시절에 꿈 같은 거 있쟎아요.. 헤헤, 그거 있으셨어요?

= 난 뭐 대단한 꿈 같은 건 없었어요. 그냥 시골에서 자라가지구 그렇게 살아가니까 보통 여자의 일생이라는 게 다 그렇듯이 나도 똑같은 세상을 살거라는 그런 거 있쟎아요. 아니 근데 내가 이거 하나는 얘기 해도 될래나 몰라. 내가 그런 방면에서는 쪼끔 일찍 생각을 했는지 한 열살 조금 넘어서 같은데, 나는 다른 사람들과 같이 삶을 살을려고 이세상에 나온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구, 뭐 다들 그런 생각 있쟎아요? 난 특별한 사람이랄지, 나는 저런 사람들과는 똑같이 살다갈라구 이 세상에 나온 것은 아닐거야, 뭔가 좀 다른 것이 있을거라는 것. 저렇게 살다가 죽을 거라는 생각은 안했거든요. 그래가지구 나는 뭐든지 하면 된다는 생각을… 그런데 그게 20대 초반까지는 내가 뭔가 할라구 하면 되드라구요. 할라고 하면 되고 그랬는데, 근데 그게 제동이 걸리기 시작한 게 스무살이 넘어서는 내가 하고 싶지만 세상엔 못하는 게 있다는 것을 알고…(후후)

- 그때는 뭐가 가장 하시고 싶으셨어요?

= 아 근데 그 때는 뭐 별루 할만한 게 없었던 거 같애. 근데, 그냥 보통사람과 같이 산다는 걸루 그냥. 아니 내가 애들 때 몸이 약했어요. 몸이 약해서 학교도 다니다가 그만뒀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다른 사람하고 똑같이 살다가 가야겠다고 생각했던 거 같애요. 근데 한가지 나는 내 귀중한 식구들을 남의 손으로 말고 내 손으로 먹여야겠다는 생각은 했거든요. 근데, 꿈이 너무나 작았던지 정말로 내 손으로 다 거둬야 하는 그런 삶을 살았다구. 평생. 그래서 사람이 꿈도 좀 크게 가져야 좀 커지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은 들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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